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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혜영
   2013년 3월 10일
몇 주 동안 심한 감기가 나았다 재발하고 나았다 재발하기를 반복합니다. 강력한 항생제와 감기약에 지쳐 이번에는 내 힘으로 감기를 극복하리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합니다. 면역력이 약해져서 나타나는 증상이 분명하니까요. 한밤중에 기침으로 잠을 못 자 괴로워하면서도 그렇게 합니다. 약으로 통증을 잊고 약으로 염증이 낫고 약으로 열이 떨어져도 내 몸에 면역력이 강해지지 않으면 조그만 외부의 변화와 어려움에 또 다시 아파진다는 것을 아니까요. 그렇게 한 주를 싸우듯이 살다가 어제 잠시 산책길에 올랐습니다. 단단히 옷을 입고 마스크를 쓰고서요. 산책으로 감기가 더 심해지지 않을까하는 약간의 염려가 있었지만 이내 따스한 햇살과 공기에 그러한 두려움은 걷히고 외투마저 벗어버렸습니다. 조금 걷는데 왠지 모르는 눈물이 나왔습니다. 바람이 눈에 들어 간건가.. 그게 아니라 거짓말처럼 아무 댓가 없이 와서 나를 달래주는 봄이 감사했었던 겁니다. 눈물이 날만큼 이 봄의 따스함이 부드럽고 편안하고 고왔던 겁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봄과 이 봄을 환영하러 나온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아름답습니다. 그러면서 드는 느낌이 미련하게 약을 먹지 않고 언제 강해질지 모르는 면역력을 높이겠다고 고통을 참고 있는 내가 어리석은 것은 아닌가라는 한 편의 걱정이 위로받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곧 약으로가 아니라 내 몸 안의 힘으로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열과 염증과 기침을 다 극복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몸이 몹시 아프면 건강한 상태였을 때의 많은 것에 대해 새삼 감사하고 그리운 마음을 갖게 됩니다. 양 쪽 코로 아무 불편 없이 숨 쉬는 것. 친구가 만나자고 할 때 서슴없이 오케이 할 수 있는 것. 시원한 찬 공기를 마시며 새벽에 산책할 수 있는 것. 잠을 자다가 여러 차례 깨지 않고 푹 잘 수 있는 것. 마음대로 목욕하고 머리감는 것. 머리감고 꼼꼼하게 안 말려도 걱정 없는 것. 오늘 하고 싶었던 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아도 되는 것.
그러나 몸이 아프면 또 감사할 일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내 몸에게 미안해하고 돌봐주면서 몸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것. 나보다 많이 오래 아픈 사람들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헤아려져서 마음이 뜨듯해지는 것. 몸이 아픈 상태에서 어떤 일-예를 들면 책을 한 시간이라도 보는 일-을 해내면 다른 때 보다 스스로를 더 대견하고 보람 있게 여기는 것. 음식을 먹으면서 이 음식이 내 몸에 들어가 나의 기운을 북돋아 줄꺼라고 생각되어 먹을 때 마다 훨씬 더 귀하게 느껴지는 것.. 의사선생님이 있는 것. 병원과 약국이 있는 것. 병원에 갈 돈이 있는 것. 따스한 물이 나오고, 코를 풀 휴지가 있고.. 감사할 것 들이 많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나지막하게 속삭입니다. 건강하지 않아도 괜찮아. 똑똑하지 않아도 괜찮아. 부자가 아니어도 괜찮아. 좋은 사람이 안 되어도 괜찮아..
점점 더 몸의 면역력이나 마음의 면역력이 강하고 튼튼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늘 그러지 못해 더러 아프기도 하고 고통스럽기도 하더라도 잘 이겨내는 사람이 되면 더 좋겠습니다. 어느 상황에서든지 하나님과 동행하여 궁극적인 평화와 행복을 맛보는 사람이 되면 더더욱 좋겠습니다. 그런 존재가 될 수 있도록 언제나 어디서나  우리를 지키시고 돌보시는 하나님의 사랑에 가장 큰 감사를 드립니다.
이 모든 말씀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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