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은 예년에 비해 궂은 날씨가 많습니다.
평균 기온도 더 낮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꽃들도 아직 피어나지 않습니다.
전 같으면 벌써 활짝 피었을 개나리, 진달래, 목련, 산수유 등이
아직 제대로 피지 않았습니다.
꽃을 기다리는 마음을 알아차려 봅니다.
기다림이 길어지니 그리움으로 변해가는 것을 또한 알아차립니다.
그러다 어제는 집 부근의 이른바 진달래 동산 앞을 지나가다
분홍빛 진달래가 살짝 피어난 모습을 보았습니다.
얼마나 반갑던지요.
드디어 시작이 되었습니다.
시작이 반이라 하니 조만간에 그 동산이 진달래로 뒤덮일 것입니다.
아니, 온 산하가 봄꽃으로 뒤덮일 것입니다.
죽은 것 같았던 나무들에 다시금 새순이 돋고 예쁜 꽃이 피어나니
온 산하가 활짝 부활할 것입니다.
하여 4월은 부활의 달입니다.
그 부활의 중심에 하나님의 숨결이 깊이 배어 있음을 압니다.
그 부활의 주체는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한편 그 꽃들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존재를 형상으로 드러냄이니
곧 그 꽃들은 하나님의 현현이니
하나님은 부활의 객체이기도 하십니다.
즉 하나님은 부활의 주체이면서 동시에 객체이십니다.
모든 것은 하나님으로부터 비롯되었고 모든 것은 하나님의 드러남입니다.
모든 것은 하나님 안에서 하나이고 모든 것은 하나님과 하나입니다.
그 모든 것 중에 내가 있습니다.
하여 나도 하나님으로부터 비롯되었고 하나님의 드러남입니다.
나도 하나님과 하나입니다.
내 안에 하나님이 가득하여 또한 하나님께 빽빽이 에워싸여
곧 내 안과 밖에 하나님만이 존재하여
그런 신비로운 나로서 살아가는 날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서해안에서 큰 배가 침몰하여 많은 사람들이 실종되었고
또 그 사람들을 구하려다 한 군인이 위대한 죽음을 당하기도 하였습니다.
실종자들의 가족과 죽은 군인 유족의 찢어지는 마음을 만납니다.
그들을 위하여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주님, 그들을 위로하여 주십시오.
한 실종자의 가족이 같이 배를 탔다가 구조된 병사들에게 이렇게 편지를 썼습니다.
“생존자 여러분, 살아오셔서 감사합니다.
누구도 당신들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불가항력이었을 테니까요.
생존자 여러분 힘내십시오.
빨리 건강을 찾길 바랍니다.
그리고 열심히 사십시오.
46명이 실종되었다고 죄책감에 삶을 허비하지 마십시오.
그것이 실종자 46명의 마음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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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가족은 죽었을 지도 모르는데
살아온 사람들에 대해 살아와서 감사하다고 합니다.
그런 감사의 마음 앞에 감동의 눈물이 나옵니다.
또한 죄책감에 시달리지 말고 힘을 내어 열심히 살라고 격려합니다.
위로하는 자와 위로받는 자의 구분이 없는 수준의 영혼의 모습입니다.
우리도 그런 수준의 모습으로 이웃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삶을 살면 좋겠습니다.
내가 위로받아야 할 정황인데도
나를 위로해야 할 정황에 놓인 사람을 위로하고 축복하는
그런 큰나 의식으로서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앞에서 이끌어 주십시오.
하나님을 닮아 주체와 객체의 구분이 없이
그저 이웃의 아픔이 곧 나의 아픔으로 지각되어
그 아픔을 위해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존재가 되도록 뒤에서 밀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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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4, 
14/25 
목회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