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버지, 하나님
신명의 식구들이 한 주간 열심히 살다가 다시 모여 예배 드릴 수
장소와 시간과 마음을 허락하심이 얼마나 감사한지요
세상에서 가장 기분좋은 일이 뭐냐고 물으면
짙은 나뭇 가지에 연녹색 잎들이 하늘거리는 오월의 숲길을 걷는것
이라고 대답합니다.
얼마전엔 선운사엘 다녀왔습니다. 한번은 교회의 식구들과 함께 두번째는 남편과 함께.
두번째 길을 걷고 있는데 남편이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길이다.
하며 성큼 앞서 갑니다
얼마를 혼자 걷게 된 난
고요한 활기 속에 펼쳐진 연녹의 향연앞에 숨이 멈춰졌습니다.
생각 하나가 지나갑니다.
첫번째 갔을 때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즐거운 에너지에 가려 숲
그 자체와 깊이 만나지 못했구나
아하!
좋은 장애물도 근원을 가리는 건 마찬가지로구나
재밌고 행복하고 기쁘면 거긴 하나님이 계시고
고통스럽고 화나고 슬프면 거긴 안 계신 것 아니고
모두가
다만 하나님께 가는 길을 가리우는 장애물이구나
호흡을 가다듬어 봅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나님 사랑합니다.
이제 숲은 좀 더 다르게 보입니다.
한없이 아름답지만 숲에 빠져 버리지도 않고
가벼운 행복감으로 평화의 빛에 싸인 숲을 봅니다.
내 마음도 사랑으로 가득 찹니다
성령님
다가오는 상황들 내가 질러버린 말들 때문에 걱정하는 마음
하기 싫으나 해야하는 일들,이것만 없으면 좋을텐데 하는 여건들
모두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
평화에 닿지 못하게 앞을 가리는 거미줄같은 장애물이란 것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성령님!
무슨 일 시작하든 성령님과 결합이 우선적임을 기억나게 도와주세요
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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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