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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어부가 두 아들을 데리고 바다에 고기를 잡으러 나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파도가 세차게 일어나고 비가 억수 같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어느덧 캄캄한 밤이 되었는데 집으로 돌아가는 방향마저 잃어버리고 표류하게 되었습니다. 이대로 얼마 동안 있으면 삼부자가 같이 죽을 수밖에 없는 절망적인 상황이었습니다. 그때 저쪽에서 작은 불빛 하나가 보이더니 점점 커져서 불기둥이 되어서 솟아올랐습니다. 그들은 그 불기둥을 보고 그쪽이 육지라고 판단하고, 사력을 다해 노를 저어 가까스로 살아서 돌아왔습니다. 집에 오니 부인이 울먹이며 말했습니다. “우리 집 창고가 불이 나서 다 타버렸어요.” 그 순간 삼부자는 하늘을 향해 두 손을 모으고 감사 기도를 올렸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우리 집 창고에 불이 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우리는 바다에서 죽었을 것입니다.”
이런 일을 전화위복이라고 말합니다. 세상에는 화가 복으로 변하는 이런 일이 종종 일어납니다. 오늘 그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요셉의 형제들은 총리와 같이 점심을 먹게 된다는 말을 듣고, 총리를 기다리며 준비해 온 선물을 정돈했습니다. 총리가 집으로 오자 형제들은 선물을 내놓고 땅에 엎드려 절하였습니다. 총리 곧 요셉은 그들에게 안부를 물은 다음에 아버지 야곱의 안부도 물었습니다. 이어서 친동생인 베냐민을 보면서 “이 아이가 지난번에 그대들이 나에게 말한 바로 그 막내아우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리고는 “귀엽구나. 하나님이 너에게 복 주시기를 빈다.”고 말했습니다. 요셉은 친동생을 보다가 마구 치밀어 오르는 형제의 정을 누르지 못하여, 급히 울 곳을 찾아 자기의 방으로 들어가서 한참 동안 울었습니다. 얼굴을 씻고 도로 나와서 그 정을 누르면서 밥상을 차리라고 명령하였습니다. 밥상을 차리는 사람들은 요셉에게 상을 따로 차려서 올리고, 그의 형제들에게도 따로 차려서 올리고, 요셉의 집에서 먹고 사는 이집트 사람들에게도 따로 차렸습니다. 이집트 사람들은 히브리 사람과 같은 상에서 먹으면 부정을 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요셉의 형제들은 안내를 받아가며 자리에 앉았는데, 앉고 보니 맏아들로부터 막내아들에 이르기까지 나이 순서를 따라서 앉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리둥절하면서 서로 쳐다보았습니다. 그들은 요셉과 함께 취하도록 마셨습니다.
형들은 사실 처음에 이집트로 곡식을 사러 와서 직접 총리를 만나는 일이 이상했을 겁니다. 담당 직원이 있을 텐데 직접 총리를 만나 곡식을 사게 되니 말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다시 직접 총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총리 관저로 안내하는 겁니다. 그래서 지난번에 왔을 때 낸 돈이 도로 돌아온 일로 노예로 삼으려는가 보다고 생각하며 두려워하였습니다. 그런데 총리 관저의 관리인은 돈을 받았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리고는 인질로 붙잡혀 있던 시므온을 데리고 왔습니다. 결정적으로 총리와 점심을 먹게 된다는 겁니다. 그 말을 듣고 정말 놀랐을 겁니다. 어떻게 이집트 총리가 히브리 사람과 식사를 같이 할 수 있단 말입니까? 그런데 다시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식사하려고 자리를 안내받았는데, 맏아들로부터 막내아들에 이르기까지 나이 순서로 앉히는 겁니다. 이게 우연입니까? 열한 명이 정확히 나이 순서로 앉게 되는 우연이 가능합니까? 그러니까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연속으로 일어나는 겁니다.
아무튼 20여 년 만에 모든 형제가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합니다. 20여 전에 가나안에서 함께 살 때도 열두 형제만 따로 식사하는 일은 거의 없었을 겁니다. 서로 나누어져서 식사하든지, 같이 식사하더라도 아버지를 비롯해 어머니들이 함께 식사했을 겁니다. 이래저래 요셉은 감격스러웠을 겁니다. 그래서 점심이었는데도 술을 내왔습니다. 그리고 모두 취하도록 즐겁게 마셨습니다. 형들도 처음에는 어색하고 이해 안 되고 어리둥절했지만, 술이 들어가면서 점점 기분이 좋아지고 즐거운 마음이 되었을 겁니다.
이런 뜻깊고 감격스러운 자리가 마련된 원인은 무엇이었을까요?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저는 그 직접적인 원인이 혹독한 가뭄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뭄이 아니었다면 이들이 만날 일은 없었습니다. 가뭄이 아니었다면 가나안에서 사는 요셉의 형들이 머나먼 이집트로 가서 요셉을 만날 일은 없었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자면 7년 동안 이어진 풍년과 그 뒤로 7년 동안 이어진 흉년입니다. 요셉이 감옥에 갇혀 있을 때 바로 왕은 꿈을 꾸었습니다. 잘생기고 살찐 암소 일곱 마리가 강에서 올라와서 풀을 뜯습니다. 그런데 그 뒤를 이어 흉측하고 야윈 암소 일곱 마리가 강에서 올라와서 먼저 올라온 소들을 잡아먹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바로 왕의 꿈을 해몽해 주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감옥에 갇혀 있던 요셉이 바로 왕의 꿈을 해몽해 주고 그 대비책도 말해 주었습니다. 그 결과 요셉은 이집트의 국무총리가 되었습니다. 요셉은 7년 동안 이어진 풍년 동안 곡식을 잘 저장해 두었습니다. 그 결과 흉년이 시작되자 온 세상에 기근이 들지 않은 나라가 없었으나 이집트만은 곡식이 넘쳐났습니다. 그래서 주변 나라에서 이집트로 곡식을 사러 왔습니다. 가나안에서 살던 요셉의 형들도 마찬가지로 곡식을 사러 이집트로 왔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요셉의 운명을 바꾼 것은 7년 동안 이어진 풍년과 그 뒤로 7년 동안 이어진 흉년입니다. 그걸 미리 알고 풍년 동안에 대비를 잘한 것입니다. 그런데 풍년과 흉년 둘 중에서 하나만 꼽으라 한다면 흉년입니다. 바로 왕이 흉측하고 야윈 암소들이 먼저 올라온 소들을 잡아먹는 일종의 악몽을 꾸지 않았다면, 요셉에게 해몽의 기회는 오지 않았을 테니까요. 그리고 흉년 곧 혹독한 가뭄은 이집트뿐만 아니라 가나안 땅도 덮쳤습니다. 그 결과 요셉의 형들을 이집트로 오게 했습니다. 형들은 요셉을 이집트에 노예로 팔아넘겼기 때문에, 이집트를 떠올리면 죄책감으로 시달리게 됩니다. 그래서 처음에 이집트에 가지 않으려고 했던 겁니다. 하지만 결국 이집트로 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오늘 본문의 자리, 곧 20여 년 만에 열두 형제가 취하도록 즐겁게 마시는 자리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뜻깊고 감격스러운 자리의 직접적 원인은 혹독한 가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나중에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만, 형들은 요셉한테 용서받고 죄책감에서 풀려납니다. 그리고 야곱은 죽은 줄 알았던 요셉이 살아있음을 알고 크게 기뻐합니다. 또한 온 식구가 가나안에서 이집트로 이주하여 풍족하게 살게 됩니다. 이런 일을 가능하게 만든 주요 원인이 혹독한 가뭄이라는 대재앙이었습니다.
우리에게 대재앙과 같은 일이 하나님께는 아무것도 아닌 일입니다. 그래서 그런 일이 하나님의 손에 맡겨지면 복된 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신실한 믿음을 지닌 목수 할아버지가 미국의 시카고에서 살았습니다. 어느 날 할아버지가 다니는 교회에서 중국의 고아원에 옷을 보내기로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목수인 할아버지가 옷을 담을 나무상자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만든 나무상자에 옷을 담고 마무리 작업으로 못질을 하고 일을 끝냈습니다. 일을 모두 마친 후 할아버지는 안경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윗옷 주머니에 넣어둔 할아버지의 안경이, 몸을 숙이는 순간 나무상자 안에 들어가서 옷 속에 파묻힌 것을 몰랐습니다. 한참을 찾아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당시는 대공황이라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도 힘들 때였습니다. 그래서 밝은 눈으로 좋은 가구를 만들어야만 팔릴 것 같아서, 당시 돈으로 거금인 20불을 들여서 비싸게 산 안경이었습니다. 물론 교회에서 만든 나무상자는 무료 봉사한 것입니다. 안경을 찾지 못한 할아버지는 크게 낙심한 채 집으로 왔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한참 흘렀습니다. 교회에서 옷을 보냈던 중국의 고아원 원장님이 시카고에 있는 교회를 방문하였습니다. 그리고 주일 저녁 예배 때 설교를 맡아 간증하였습니다. 원장님은 시카고 교회가 그동안 자기네 고아원을 도와준 것에 대해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특별히 감사한 건 보내준 안경이라고 했습니다. 원장님은 당시 공산당원들이 고아원에 들이닥쳐 기물을 부수면서 자신의 안경도 부수었다고 합니다. 안경을 잃어버린 원장님은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한 앞을 보려고 애를 쓰면 두통이 심해서 일을 할 수 없었답니다. 그래서 안경을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였답니다. 그런데 참으로 신기하게도 그때 시카고 교회가 보내준 옷상자에서 새 안경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너무도 기쁜 마음에 안경을 써보니 마치 맞춘 것처럼 잘 맞더라는 겁니다. 이 말을 하며 원장님은 다시 한번 감사하였습니다.
교인들은 원장님의 안경 이야기가 무슨 이야긴지 잘 몰랐습니다. 그러나 뒷자리에 앉아있던 할아버지는 안경 이야기를 들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날 안경을 잃어버리고 크게 낙심했던 일, 안경 하나 제대로 간수하지 못한다고 자신을 꾸짖으며 자책했던 일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하나님은 자신을 사랑하시며 머나먼 중국의 고아원 원장님을 통해 당신의 사랑을 펼치신 걸 알았습니다. 평범한 목수에 불과한 자신을 그 귀한 일의 도구로 삼아 주신 은총에 깊이 감사하였습니다. 게다가 자신의 실수와 허물을 그 귀한 일의 도구로 삼으시는 하나님의 경륜에 깊은 외경심을 느꼈습니다. 지금은 나이가 많아 더는 목수 일을 못 하지만, 그날 안경을 잃어버린 그 가슴 아팠던 일이 자신의 목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고 감사한 일이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원치 않는 일을 만나게 됩니다. 그것이 자신의 실수에서 비롯된 일일 수도 있고, 실수가 아니라 그냥 외부에서 주어진 일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라 하더라도 그 일은 가슴 아픈 일이고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처음에 전화위복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전화위복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하나님과 무관한 거고, 또 하나는 하나님에 의한 것입니다. 하나님과 무관한 것은 이른바 자기 운과 관련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운이라는 건 내가 어찌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관심은 하나님에 의한 전화위복입니다. 하나님에 의한 전화위복을 위해 다음과 같은 것이 필요합니다.
우선 힘든 일 혹은 화를 당했을 때 절망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 말은 그 일에 부정적 판단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 일이 하나님의 손에 맡겨지면 어떻게 변할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는 그 일에 대해 반복해서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나는 이 일에 대해 전혀 모른다. 그러나 이 일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은 확실히 안다.”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이어서 하나님에 대한 신뢰로 그 일을 하나님의 손에 내맡기는 겁니다. 그러다 보면 그 일이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복된 일이 되어 돌아올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시카고의 할아버지처럼 가슴 아팠던 일이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고 감사한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혹은 요셉과 그 형제들처럼 혹독한 가뭄과 같은 대재앙이 복의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성경은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모든 일이 서로 협력하여 선을 이룹니다.”(롬8:28) 모든 일이란 기쁜 일이나 궂은일 모두를 망라합니다. 그리고 선을 이룬다고 하는데, 선을 좋은 결과 혹은 복된 결과로 이해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힘든 일 혹은 화를 당하더라도, 우리의 믿음 안에서 하나님의 손을 거치면 복된 결과로 나타난다는 뜻입니다. 그런 희망으로 아픔을 기쁨으로 바꾸시는 분과 동행하는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 ❉
주님,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모든 일이 서로 협력하여 선을 이룬다’,
그리스도인에게는 그런 권리가 있습니다.
그런 복된 권리가 있습니다.
다만 저절로 그렇게 되는 건 아니고
아픔을 기쁨으로 바꾸실 수 있는 분께 믿음으로 내맡길 때 그리됩니다.
또한 잘 내맡기기 위해
힘든 일, 감당하기 어려운 일에 대해
“나는 이 일에 대해 전혀 모른다. 그러나 이 일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은 확실히 안다.”는 생각으로 임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리스도인이 지닌 복된 권리를 누리는 삶을 살기 원합니다.
그 길로 우리를 인도하여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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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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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담
정오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