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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영화의 내용입니다. 18세기 중엽, 프랑스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프랑스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섬마을이 있습니다. 본토에서 파견된 총독이 그 마을의 행정적인 일을 맡고, 계급이 대위인 경비대장이 치안을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술을 마시고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노인을 칼로 찔러 죽입니다. 죄수는 재판에 회부되어 사형 판결을 받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 꼭 단두대에서 길로틴(기요틴)을 가지고 죽여야 했습니다. 마침 그 섬에는 길로틴이 없습니다. 그래 본토로 연락을 하여 길로틴을 보내달라고 요청합니다. 하지만 회신이 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지나야 합니다.
한편 경비대장인 대위는 부인과 함께 죄수가 갇혀있는 감옥 건물, 그 건물 안에 있는 사택에서 살고 있습니다. 대위의 부인이 그 죄수에 대해 연민의 정을 느낍니다. 그리고는 남편에게 그 죄수가 자기 일을 돕게 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그 일은 감옥 마당에 온실을 만들고 화초를 키우는 일입니다. 부인은 그 일을 통해 그 죄수를 변화시켜보겠다는 생각을 한 것입니다. 대위는 언제나 부인을 신뢰합니다. 그리하여 죄수를 풀어 부인의 일을 돕게 합니다. 부인은 죄수를 마을까지 데려가서 사람들의 일을 돕습니다. 죄수는 차츰 변화되어 가고, 마을 사람들은 그에 대해 호감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마침내 그의 처형을 바라지 않을 정도까지 그의 인기가 높아집니다.
하지만 총독은 그런 모습을 대단히 불쾌하게 여깁니다. 경비대장에게 죄수를 감옥 안에서 나오지 못하게 조치하라고 하지만 경비대장은 거절합니다. 죄수에 대한 경비는 전적으로 자기 소관이니 관여하지 말라면서 말입니다. 그런 경비대장에 대해 대단히 못마땅하게 생각하지만, 군의 책임자인 경비대장을 어찌해 볼 수 없습니다.
마침내 본국으로부터 길로틴을 실은 배가 도착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항구에서 그 배가 입항하는 것을 반대하는 시위를 합니다. 그러나 결국 길로틴은 들어오고 맙니다. 이때 경비대장은 마을 사람들 핑계를 대며 죄수를 처형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부인은 죄수를 탈옥시킵니다. 그러나 죄수는 되돌아옵니다. 자기 때문에 경비대장이 불이익을 당하는 것을 볼 수 없다는 이유입니다. 그만큼 죄수는 완전히 새 사람으로 변화된 것입니다. 경비대장에게 앙심을 품은 총독은 본국으로 서신을 보내 거짓으로 경비대장을 반역죄로 고발합니다. 마침내 새로운 경비대장이 오고 경비대장 부부는 본국으로 소환당합니다.
이 영화에서 부인이 죄수를 믿어주며, 사랑으로 한 영혼을 새로운 존재로 변화시켜내는 모습이 감동적입니다. 물론 겉으로 보면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죄수는 결국 처형당했으니까요. 하지만 사람이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게 아닙니다. 얼마 후에 다시 태어납니다. 그런데 영혼이 어떤 수준에서 죽었는가에 따라 다음 생의 내용은 사뭇 달라집니다. 부인의 신뢰와 사랑을 경험하지 못했을 때와 경험했을 때의 영혼의 수준은 큰 차이가 날 것입니다. 죽으면 재물은 가져가지 못하지만, 영혼의 수준은 가져갑니다. 그래서 상승한 수준만큼 다음 생의 내용이 달라집니다.
부인의 신뢰와 사랑으로 덕을 보는 것은 죄수뿐이 아닙니다. 부인 자신도 덕을 보게 됩니다. 물론 부인을 지지해주고 용기 있게 대처한 경비대장도 덕을 보게 됩니다. 겉으로 볼 때 본국으로 소환당하는 처분을 받게 되지만, 그들의 영혼도 더욱 성장하여 성장의 기쁨을 누리는 덕을 보게 됩니다. 신뢰와 사랑으로 형제를 대할 때 자신의 영혼이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은 말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자기의 형제자매를 미워하면 그는 거짓말쟁이입니다.” 사랑과 신뢰는 동전의 양면 관계입니다. 그래서 본문을 이렇게 표현해도 됩니다. “하나님을 신뢰한다고 하면서, 자기의 형제자매를 신뢰하지 않으면 그는 거짓말쟁이입니다.”라고 말입니다. 이 말씀이 뜻하는 바는 형제자매를 신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자신의 배우자를 신뢰하십니까? 자녀를 신뢰하십니까? 부모님을 신뢰하십니까? 주변에서 여러분이 신뢰하는 사람을 찾아보십시오. 몇 사람이나 꼽을 수 있으신지요? 이렇게 찬찬히 생각해 보면, 우리가 주변 사람들을 별로 신뢰하지 않으면서 살아간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그 사람들이 지닌 허물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내가 나를 신뢰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주변 사람들을 신뢰하지 못하는 더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주변 사람들이 허물을 지닌 것처럼 나도 허물을 지닙니다. 그래서 내가 나를 신뢰하지 못하는 겁니다. 그런데 나 자신을 신뢰하지 못하면 필연적으로 상대방도 신뢰할 수 없습니다. “타인은 나를 비춰주는 거울”이라는 말을 아시지요? 곧 내가 보는 나의 모습을 그대로 타인에게서 보게 되는 겁니다. 그 원리에 따라 나를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연장 선상에서 타인을 신뢰하지 못하는 겁니다.
오늘 본문이 주변의 형제자매를 신뢰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우선 내가 나를 신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나는 허물을 지닌 사람이어서 나를 신뢰할 수 없습니다. 내가 지녔던 허물들을 줄이려고 그동안 노력해왔는데, 어떤 허물은 여전히 그대로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사람이 안 변한다는 말을 그런 차원에서 나 자신에게 적용해 보게 됩니다. 그렇다면 내가 죽을 때까지도 그런 허물은 그대로일 거 같습니다. 그것은 죽을 때까지도 나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뜻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이를 어찌하면 좋을까요? 나를 신뢰하는 일을 포기해야 할까요? 그 연장 선상에서 타인을 신뢰하는 일도 포기해야 할까요?
신뢰의 문제와 관련하여 알아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나 자신을 신뢰한다고 할 때 그것은 나의 겉사람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속사람을 가리킨다는 것입니다. 제가 겉사람과 속사람을 말할 때 그것은 바울이 말하는 것과 조금 다릅니다. 제가 생각하는 겉사람과 속사람의 뜻은 이러합니다. 곧 그른 마음 상태는 겉사람이고, 바른 마음 상태가 속사람입니다. 따라서 겉사람은 가짜 자아로 살고 속사람이 참 자아로 살아갑니다. 지난 시간의 표현을 빌리면 자신을 원숭이로 여기며 살면 겉사람으로 사는 거고, 존귀한 하나님의 자녀로 여기며 살면 속사람으로 사는 겁니다.
전에 지하 2층의 무의식이 그른 마음 상태이고, 지하 3층의 무의식이 바른 마음 상태라고 했습니다. 그와 비슷하게 겉사람의 안에 속사람이 있습니다. 이기심, 욕망, 분노, 두려움 등 부정적 마음은 모두 겉사람의 마음입니다. 그리고 그 마음에서 부족한 행동이 나타납니다. 그런 겉사람을 신뢰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것은 ‘연목구어’ 곧 나무 위에서 물고기를 찾는 것과 같습니다. 우물에서 숭늉을 찾는 것과 같습니다. 겉사람으로 살면서 자신을 신뢰하려고 노력한다면 헛수고가 됩니다.
나를 신뢰해야 한다고 할 때 그것은 속사람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누구나 자신의 속사람을 신뢰할 수 있습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당신의 본성대로 나를 창조하셨을 때의 순결한 모습 그대로가 속사람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겉사람 안에 속사람이 없는 사람이 없으니, 누구라도 겉사람 안으로 들어가면 속사람을 만날 수 있습니다. 누구나 가짜 자아 안에 참 자아가 있고, 원숭이 안에 존귀한 하나님의 자녀가 있습니다. 그 속사람으로서 살려 하면 자신을 신뢰할 수 있게 됩니다. 나의 겉사람이 무슨 짓을 해도 하나님은 나의 속사람을 신뢰하시니, 나도 하나님을 따라 나의 겉사람이 무슨 짓을 하더라도 나의 속사람을 신뢰하는 겁니다. 엄밀히 말해서 겉사람은 내가 만든 거고 속사람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겠습니다. 허물 많고 부족한 모습인 겉사람의 나를 내버려 두고, 내 안으로 들어가 속사람인 참 나를 떠올립니다. 달리 말하자면 겉사람의 스위치를 끄고 속사람의 스위치를 켜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내면에 환한 빛이 가득한 상태를 연상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속사람인 나는 하나님이 사랑하시고 신뢰하시는 존귀한 존재다. 나는 사랑스럽고 순결한 존재다. 이런 나를 사랑하고 신뢰한다.” 그리고 잠시 내면의 빛을 느끼며 미소 짓습니다. 틈나는 대로 이런 시간을 가지는 겁니다. 그러면 차츰 자신에 대한 신뢰가 깊어집니다.
이제 타인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타인도 겉사람과 속사람으로 이뤄져 있음을 아는 겁니다. 그리고 그는 주로 겉사람으로 살아갑니다. 그래서 이기심, 욕망, 분노, 두려움 등 부정적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그것이 부정적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그런 타인을 신뢰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그런 모습은 그의 겉사람에서 비롯된 것임을 아는 겁니다. 그리고 그의 겉사람 안에 속사람이 있음을 아는 겁니다. 그 속사람을 만나는 겁니다. 그는 지금 자신의 겉사람으로 살고 있지만, 나는 그의 겉사람을 만나지 않고 속사람을 만나는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속사람인 그대는 하나님이 사랑하시고 신뢰하시는 존귀한 존재입니다. 그대는 사랑스럽고 순결한 존재입니다. 이런 그대를 사랑하고 신뢰합니다.”잠시 상대방 속사람의 빛을 느끼며 미소 짓습니다. 틈나는 대로 이런 시간을 가지는 겁니다. 이렇게 반복하다 보면 그에 대한 신뢰가 조금씩 자라나게 됩니다.
이는 내가 그의 속사람 스위치를 켜는 일입니다. 그는 지금 자기 겉사람 스위치를 켜고 있지만, 내가 꺼져 있는 그의 속사람 스위치를 켜는 겁니다. 그러다 보면 그의 속사람 스위치가 켜져 있는 시간이 늘어나게 됩니다. 그러면 그에게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속사람이 켜지면 예수님께서 그를 변화시켜 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습니다. 평소 거짓을 일삼는 사람이 내게 무언가를 제안했습니다. 그때 그를 신뢰하며 그 제안을 받아들여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거부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거부는 그에게 불신을 표현하는 일입니다. 이런 경우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그 거부는 그의 속사람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겉사람 차원에서 거부로 반응하지만, 언젠가 그가 스스로 속사람의 스위치를 켜고 살 날이 올 것에 대한 깊은 신뢰로 그를 대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거부에는 사랑이 없지만, 속사람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거부에는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달리 표현하자면 존재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행위 차원에서 거부를 표현하는 겁니다. 그래서 비록 거부를 표하더라도 친절한 마음으로 그를 대합니다.
남아프리카의 어떤 부족에게는 반사회적인 범죄행위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혹 그런 행위가 일어날 경우 그들은 매우 흥미로운 의식을 가집니다. 모든 부족원은 하던 일을 멈추고 의식을 치를 장소에 모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을 한가운데 세우고 그를 둥그렇게 에워쌉니다. 이어서 차례로 돌아가면서 가운데 세워진 그 사람이 그동안 베풀었던 선행을 하나씩 말합니다. 그의 건설적인 속성과 능력, 친절한 행위 등 모든 것이 빠짐없이 열거됩니다. 이때 거짓말을 하거나, 과장하면 안 됩니다. 또한 그에 대한 불만이나 비판은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해서 부족원 전체가 그의 칭찬거리를 다 찾아내면, 의식이 끝나고 축제가 벌어집니다. 그리고 그는 다시 부족의 일원으로 환영받으며 되돌아오게 됩니다. 이러한 의식은 잘못을 저지른 부족원의 자존감을 최대로 높여주면서, 그가 부족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살도록 하는 효과를 갖게 됩니다.
이 의식은 잘못을 저지른 부족원의 겉사람은 보지 않고 그의 속사람을 만나는 일과 비슷합니다. 이는 맨 처음에 말씀드린 영화에서 경비대장의 부인이 죄수를 믿어주는 모습만큼이나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이렇듯 허물 많은 상대방을 신뢰로 대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입니다. 또한 결실을 보게 됩니다. 상대방이 변화되는 결실뿐만 아니라, 나도 영혼이 성장하는 결실을 보게 됩니다. 결실의 기쁨을 누리게 됩니다. 더 나아가 하나님에 대한 신뢰도 깊어집니다.
여러분이 자기 신뢰를 위한 꾸준한 노력과 그 연장 선상에서 타인 신뢰를 위한 꾸준한 노력으로 아름다운 삶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풍성한 열매를 맺으며 기뻐하는 여정 되시기 바랍니다. ❉
주님,
하나님은 내가 나를 온전히 신뢰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주십니다.
그리고 그 기다림 안에는 깊은 신뢰가 담겨 있습니다.
깊은 신뢰가 담겨 있는 기다림은 바로 사랑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아름다운 꽃보다 훨씬 더 아름답습니다.
깊은 신뢰로 내가 나를 온전히 신뢰할 때까지 기다려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느껴봅니다.
또한 깊은 신뢰로 내가 모든 형제를 온전히 신뢰할 때까지 기다려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느껴봅니다.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그 사랑을 느껴봅니다.
눈물이 맺힙니다.
이어서 하나님의 기다림은 하염없이 기다리기만 하는 수동적 기다림이 아니라
예수님을 나에게 보내시어 예수님을 통해 그때의 도래를 도와주시는 능동적 기다림이라는 깨달음이 올라옵니다.
그러자 눈물이 뺨으로 흘러내리는데 한편 환한 미소가 머금어집니다.
그리고 한바탕 크게 웃습니다.
아버지, 감사합니다.
그리고 모든 일이 아버지의 뜻대로 반듯이 이뤄질 것을 굳게 믿습니다.
나를 매 순간 아버지께 인도하시는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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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