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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희담
   변장한 상냥한 영혼 (창50:15-26)


  하나님이 어떤 사람에게 나타나셔서 으뜸가는 소원 한 가지를 말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러자 그는 지혜를 주십사고 말했습니다. 하나님은 “네가 오래 사는 것이나 부유한 것이나 원수갚는 것을 요구하지 아니하고, 다만 무엇이 옳은지 분별하는 능력을 요구하였으므로, 네게 지혜롭고 총명한 마음을 준다. 또한 네가 달라고 하지 아니한 부귀와 영화도 모두 너에게 주겠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사람이 솔로몬 왕이라는 사실을 눈치채셨을 겁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으뜸가는 소원은 대개 세 가지 중 하나라고 하십니다. 오래 사는 것, 부유한 것, 원수갚는 것입니다. 그런데 원수갚는 게 으뜸가는 소원인 사람이 있을까요? 드라마를 보면 평생 원수갚는 것을 목표로 하여 사는 사람들이 그려집니다. 그러니 그런 사람들도 실제로 꽤 있을 겁니다. 오늘 원수갚는 문제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원수갚는 일에 대한 성경의 생각은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첫째는 원수갚는 일은 하나님 소관이라고 보는 겁니다.(신32:35, 롬12:19) 그러니 원수를 내가 갚으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그건 하나님께 맡겨야 한다는 겁니다. 둘째는 원수를 사랑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원수가 주리면 먹을 것을 주고, 목마르면 마실 것을 주어야 한다고 합니다.(잠25:21, 롬12:20a) 오늘 본문에서 우리는 요셉에게서 바로 그렇게 원수를 대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요셉의 형제들이 아버지가 죽었기 때문에 요셉이 자신들에게 당한 온갖 억울함을 앙갚음하면 어찌하나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요셉에게 전갈을 보냈습니다. 아버지가 유언을 남겼는데, 형들이 몹쓸 짓을 했지만 그 허물과 죄를 용서해주기 바란다는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아우님이 자신들이 지은 죄를 용서해 주기 바란다는 것이었습니다. 요셉은 이 말을 전해 듣고서 울었습니다. 곧이어서 형들이 직접 요셉을 찾아가서 엎드려서 말했습니다. “우리는 아우님의 종입니다.”

  요셉이 말했습니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내가 하나님을 대신하기라도 하겠습니까?” 이 말의 뜻은 무엇입니까? 사실 요셉에게 형들은 원수와 같은 존재입니다. 자신을 죽이려 했고, 또한 어린 나이에 먼 타지로 팔려 가 온갖 고생을 하게 만든 장본인이니까 말입니다. 그런데 요셉은 원수갚는 일은 하나님의 소관이라고 이해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 자기가 형들에게 복수한다면, 그건 하나님이 하셔야 할 일을 자기가 가로채서 하는 거라고 말하는 겁니다.

  이어서 요셉이 말했습니다. “형님들은 나를 해치려고 하였지만, 하나님은 오히려 그것을 선하게 바꾸셔서 오늘과 같이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원하셨습니다.” 원수갚는 일은 하나님의 소관인데, 하나님은 그것을 분노로 갚지 않으시고 은총으로 승화시키신다는 겁니다. 곧 악을 선으로 바꾸시는 하나님의 경륜을 말하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형들이 요셉을 이집트에 노예로 팔아버린 것은 39년 전 일입니다. 만약 그때 요셉을 죽이려고 하지 않았거나 이집트로 팔아넘기지 않았으면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요셉은 그냥 가나안에서 살았을 겁니다. 그럼 요셉이 이집트의 총리가 되어 대 흉년을 준비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랬다면 이집트 사람들과 주변의 많은 사람이 굶어 죽거나 극심한 고통을 겪었을 겁니다. 요셉을 포함한 야곱의 가족도 가나안에서 굶어 죽거나 극심한 고통을 겪었을 겁니다. 그러니 형들이 요셉을 팔아넘긴 일이 은총의 도구가 된 것입니다. 요셉이 바로 그 사실을 말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요셉이 말했습니다. “그러니 형님들은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내가 형님들을 모시고, 형님들의 자식들을 돌보겠습니다.”고 말입니다. 형들에게 복수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형들을 돌보고 더 나아가 자식들까지 돌보겠다는 겁니다. 곧 원수를 사랑하는 자세입니다. 원수가 주리면 먹을 것을 주고, 목마르면 마실 것을 주겠다는 겁니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라면서 형들을 따뜻하게 위로하였습니다.

  모든 것을 하나님의 경륜으로 이해하며 산 요셉은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따라서 내 생각으로 살아가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경륜을 믿고 살아가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경륜을 믿고 살아갈 때 우리는 뜻밖의 행운을 만나게 되는가 하면, 또한 이처럼 진정한 용서를 이루는 거룩한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어느 날 베드로가 예수께 물었습니다. “내 형제가 나에게 자꾸 죄를 지으면 내가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예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일곱 번만이 아니다. 일흔 번을 일곱 번이라도 해야 한다.”(마18:21-22)  

  몹시 미운 사람은 한 번도 용서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라도 해야 한다니요.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용서라고 하는 방정식을 푼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너무 어려워 그 방정식을 풀 길이 도저히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불가능한 일을 하라고 하실 분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말씀대로 용서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다음의 이야기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용서 방정식 푸는 일이 가능해집니다.

  천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하나님이 작은 영혼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무엇을 체험하고 싶으냐?” 작은 영혼이 말했습니다. “저는 용서를 체험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작은 영혼의 이 바람은 대단히 곤란한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곳에는 아무도 용서받아야 할 영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네 주위를 둘러보아라. 너보다 덜 완벽한 영혼을 찾을 수 있느냐?” 이 말에 작은 영혼이 고개를 돌려 주위를 둘러보니, 천국의 모든 영혼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하늘 왕국 도처에서 몰려온 영혼들이 거기에 있었습니다. 그들은 작은 영혼이 하나님과 놀라운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몰려온 것입니다. 그들을 자세히 살펴본 작은 영혼이 말했습니다. “나보다 덜 완벽한 영혼은 하나도 찾을 수 없군요. 그럼 어떻게 하죠? 용서하는 체험을 하고 싶은데, 그 체험을 통한 기쁨을 맛보고 싶은데, 여기서는 그게 불가능한 모양이죠?”

  그때 다른 영혼 하나가 앞으로 나와 말했습니다. “날 용서해 주면 돼.” 작은 영혼이 말했습니다. “뭘 용서한다는 말이야? 네가 나한테 무얼 잘못했는데?” 그 상냥한 영혼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내가 너와 함께 땅에 태어나 네가 용서해 줄 일을 할게.” “하지만 뭘로? 이토록 완벽한 빛의 존재인 네가, 어떻게 내가 용서해 줄 일을 저지를 수 있겠어?” 상냥한 영혼이 웃으면서 대답했습니다. “아, 우린 틀림없이 뭔가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을 거야.” 작은 영혼으로서는 그토록 완벽한 존재가 나쁜 일을 저지를 정도로, 자신의 진동을 떨어뜨리고 싶어 하는 이유를 도무지 짐작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물었습니다. “하지만 너는 왜 그렇게 하려는 거니?” 상냥한 영혼이 대답했습니다. “간단해. 내가 널 사랑하기 때문이지. 너는 용서하는 체험을 하고 싶은 거잖아. 그 아름다운 체험을 위해서는 파트너가 있어야 하거든. 난 널 사랑하기 때문에 기꺼이 그 파트너가 되려는 거란다.” 상냥한 영혼은 그런 파트너들은 모두 하나님의 천사이고, 그런 상황들은 하나님의 선물임을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말했습니다. “이번엔 내가 너한테 딱 한 가지만 부탁할게.” 작은 영혼은 상냥한 영혼의 사랑 어린 계획을 이해하고 감동에 싸여 소리쳤습니다. “뭐든지, 뭐든지 말해 봐. 내가 다 들어줄 수 있어!” 상냥한 영혼이 말했습니다. “나중에 내가 너를 때리고 괴롭히는 그 순간에,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못된 짓을 네게 저지르는 그 순간에, 내가 진짜로 누구인지 기억해 줘.” 작은 영혼이 힘주어 말했습니다. “그럼, 절대로 잊지 않을게. 내가 너로 말미암아 불같이 화가 나는 그 순간에, 견디기 힘들 정도로 고통을 당하는 그 순간에, 이건 내가 용서하는 체험을 하기 위해 우리의 합의에 따라 벌어지는 상황임을 기억하겠어. 그때 원수의 모습으로 변장한 그 사람 속에서, 지금 내가 보고 있는 너의 모습을 보겠어. 너의 이 상냥한 모습과, 나를 위한 사랑으로 가득 차있는 모습을 보겠어. 약속할게.” 두 영혼의 대화를 지켜보시는 하나님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머금어졌습니다.

  이 이야기가 사실은 아니겠지만 진정성을 담고 있습니다. 인생을 이런 차원에서 이해하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금 내게 몹쓸 짓을 하는 사람에 대해 사랑과 용서로 반응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사실로 가정하고 좀 더 깊이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작은 영혼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에 하나님께 용서하는 체험을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상냥한 영혼이, 나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기꺼이 그 체험의 파트너가 되어 주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그 사랑에 감동하여 나는 상냥한 영혼의 작은 부탁을 들어주겠다고 힘주어 다짐했습니다. 약속했습니다. 그 상냥한 영혼은 본래 자신이 갖고 있던 존재의 모습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다만 나에게 용서하는 기쁨의 체험을 안겨줄 사랑의 목적으로 악인의 모습으로 변장하고 나에게 다가왔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내 남편의 모습이나 아내의 모습 혹은 그 밖의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는 약속을 지킨 것입니다. 그런데 나는 약속을 지키고 있습니까? 그 상황은 내가 큰 기쁨의 체험을 얻기 위한, 내 영혼이 크게 진보하기 위한 것인데 말입니다.

  나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천국에서 상냥한 영혼과 한 약속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기억해낼 수 없는 조건을 설정하고 이 세상에 태어나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 이야기의 상징적인 진정성을 믿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누구라도 나에게 몹쓸 짓을 하며 나를 괴롭힐 때 그의 본성을 보는 것입니다. 그가 상냥한 영혼임을 아는 것입니다. 달리 말하자면 그가 나와 똑같은 하나님의 자녀임을 아는 것입니다. 나와 똑같이 순결하고 결백한 사랑스러운 그분의 자녀임을 아는 것입니다. 그런 그가 나의 용서 체험을 위해 일부러 그런 짓을 하고 있음을 아는 것입니다. 나의 구원을 위해 변장한 모습으로 구원자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아는 것입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용서란 상대방이 지은 죄나 잘못에 대하여 꾸짖거나 벌을 주지 않고 너그럽게 보아주는 일로 생각합니다. 그것을 편의상 A 용서라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오늘 우리는 용서를 다르게 이해할 것입니다. 곧 상대방의 본성을 보는 일을 용서라고 이해할 것입니다. 그의 매우 부정적인 행위를 보는 대신, 그 행위 너머에 있는 그의 참모습을 보는 일을 용서라고 이해할 것입니다. 그의 부정적인 행위는 나의 용서 체험을 위해 그가 일부러 그렇게 한 거로 생각하는 것을 용서라고 이해할 것입니다. 그것을 편의상 B 용서라고 하겠습니다. B 용서를 하면 일반적인 A 용서는 자동으로 이뤄질 것입니다.

  앞에서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는 용서 방정식을 푸는 일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용서 대상자를 상냥한 영혼이라고 볼 용의만 있다면 그 일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일반적인 A 용서를 통해서는 불가능할지 모르겠지만 B 용서를 통해서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적어놓은 <기적 수업>이라는 책의 핵심 주제는 용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용서는 일반적인 A 용서가 아니라, 방금 말씀드린 B 용서와 비슷한 성격입니다.

  오늘 우리는 좀 이르지만 크리스마스 축하 예배로 드리고 있습니다. 저는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사건을 인류 역사상 최고의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분의 가르침을 배우고 그분께 의지하여 그분의 인도에 따라 살아가는 일을, 제 인생 최고의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와 생각이 같은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런 차원에서 오늘 우리는 크리스마스 축하 예배를 드립니다. 코로나로 인해 아쉽게도 축하 잔치를 가지지는 못하지만, 마음 차원에서 큰 기쁨으로 축하의 향연을 가지는 바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향연이 단지 예수님 개인만을 위한 일은 아닙니다. 사실 예수님은 사람들과 분리된 개인으로 존재하지 않으십니다. 모든 사람 안에 예수님이 살아 역사하시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가르쳐주신 사랑과 참 용서의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모든 사람을 위한 향연이라 하겠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모든 사람 안에서 먼 옛날 천국에서 했던 아름다운 약속을 기억하고, 그들을 변장한 상냥한 영혼으로 대하려고 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향연이라 하겠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오늘이 우리 모두에게 기쁘고 복된 날 되기를 바랍니다. ❉

주님,
솔로몬 왕도 원수 같은 사람들이 있었겠지만
그는 원수갚는 일 대신 지혜를 청하였습니다.
하나님이 그의 선택을 칭찬하시며 지혜와 더불어 부귀영화도 덤으로 주셨습니다.
요셉은 원수갚는 일을 하나님의 소관으로 이해하고
원수 같은 형들에게 지극한 사랑으로 대했습니다.
용서는 이처럼 아름답고 큰 선물을 받는 일이지만
우리에게 참 용서는 실행하기 퍽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변장한 상냥한 영혼의 이야기를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그리하여 누군가 내게 큰 손해를 끼치거나 고통을 안겨줄 때
그가 실은 상냥한 영혼임을 인식하려고 합니다.
그가 변장한 모습으로 일부러 그런 짓을 하고 있음을 인식하려고 합니다.
나에 대한 깊은 사랑으로, 내 영혼의 진보를 위해
먼 옛날 천국에서 한 아름다운 약속을 지키고 있음을 인식하려고 합니다.
그리하여 참 용서를 체험하기 원합니다.
참 용서 체험이 쌓여감에 따라 하나님 은총의 선물을 점점 더 많이 받기 원합니다.
천국 집으로 돌아가 아버지 품에서 기쁨과 영생을 누릴 날을 앞당기기 원합니다.
이 모든 말씀 사랑과 용서의 귀한 선물을 주시기 위해 이 땅에 태어나셨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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