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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희담
   다사다사(多事多謝)한 한 해 (창50:15-26)


  유치원에 다니는 다섯 살 여자아이가 엄마의 생일을 맞아 준비한 선물을 내놓으며 말했습니다. “엄마, 선물이에요. 생일 축하해요.” “어머, 그래? 우리 공주님이 엄마 선물을 준비했구나. 정말 고마워.” 엄마는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딸의 선물 포장을 뜯기 시작했습니다. “어제 유치원 선생님이라 같이 문구점에 가서 샀어요.” 딸의 설명을 들으며 열어본 포장지 안에는, 유치원 여자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요술 봉’이 들어 있었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던 아빠가 뜻밖의 선물에 당황한 아내 대신 이렇게 물었습니다. “어, 이게 뭐야? 이 ‘요술 봉’’이 엄마한테 필요할 거 같아서 샀단 말이지? 이건 네가 갖고 싶은 장난감 같은데.” “아니에요. 이거 엄마한테 필요한 거 맞아요. 엄마가 집안일 힘들 때 요술 봉을 이렇게 휘두르면서 ‘깨끗해져라!’ 하든지, ‘맛있는 밥이 빨리 만들어져라!’ 하면 다 되는 거예요.”

  아이가 사랑과 정성을 기울여 준비한 선물은 아이 자신에게는 알맞은 것입니다. 하지만 엄마에게는 알맞지 않은 선물입니다. 우리의 인식 수준은 이 아이 정도입니다. 엄마에게 어떤 선물이 알맞은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엄마에게 어떤 선물이 알맞은지 아십니다. 하나님은 늘 우리에게 알맞은 걸 주십니다. 하지만 우리는 자주 하나님이 주시는 것에 대해 불평합니다. 우리가 자신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하나님이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그래서 우리에게 가장 알맞은 것을 주신다는 사실을 아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 사실을 알 때 모든 상황에 감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전제하고 본문을 보겠습니다.

  마침내 요셉이 죽었습니다. 요셉은 110년을 살았습니다. 임종 전에 자손들을 불러 모아 놓고 말했습니다. “나는 곧 죽는다. 그러나 하나님은 반드시 너희를 돌보시고, 너희를 이 땅에서 인도하여 내셔서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맹세하신 땅에 이르게 하실 것이다. 그때에 너희는 나의 뼈를 이곳에서 옮겨서 그리고 가지고 가야 한다.” 요셉은 훗날 자신의 뼈를 가나안으로 옮겨달라고 명하고 그렇게 하겠다고 맹세하게 하였습니다. 요셉의 후손들은 이때의 맹세를 지켰습니다. 곧 출애굽 할 때 요셉의 뼈를 가지고 갔습니다. 그리고 가나안에 도착했을 때 세겜 땅에 그 뼈를 묻었습니다. 요셉이 죽은 지 415년 후의 일입니다.

  창세기는 12장부터 오늘 읽은 50장까지는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과 요셉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셉이 죽음으로서 창세기가 끝납니다. 우리는 그동안 긴 시간 동안 요셉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요셉은 위대한 인물이었습니다. 감옥에 갇힌 노예 신분에서 이집트의 총리가 된 입지전적 인물이었을 뿐만 아니라, 신앙과 성품에서도 모범이 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 내용을 세 가지로 축약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믿음입니다. 요셉은 극심한 시련을 많이 겪었습니다. 열일곱 어린 나이에 형들에 의해 들판 웅덩이 안에 던져져서 죽음의 공포에 시달렸습니다. 이집트 노예 상인에게 팔려 가 노예 생활을 하였습니다. 경비대장 부인의 모함으로 긴 세월 감옥생활을 하였습니다. 그런 시련을 겪으면서도 요셉은 늘 밝은 희망과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 원인은 그가 지닌 하나님의 경륜에 대한 굳은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경륜이라는 말은 큰 포부를 가지고 어떤 일을 조직적으로 계획한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의 경륜이란 하나님의 거룩하신 뜻과 계획을 의미합니다.

  처음에 하나님은 언제나 가장 알맞은 걸 주신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경륜에 대한 믿음은, 바로 하나님이 언제나 가장 알맞은 걸 주신다는 사실을 아는 것과 같은 뜻을 지닙니다. 요셉은 하나님의 경륜에 대한 굳은 믿음으로 미래를 하나님의 손에 맡기고 살았기 때문에, 곧 모든 일이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일이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온갖 시련을 잘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둘째 끈기입니다. 과일이나 견과류가 열매를 맺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개 3~4년쯤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믿음이 열매를 맺으려면 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하나님의 경륜에 대한 굳은 믿음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열매를 맺으려면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끈기입니다. 큰 통에 든 물을 끓이는 경우를 생각해 보십시오. 통에 열을 가하면 통 안의 물 온도가 올라갑니다. 100도가 될 때까지 끈기 있게 열을 가해야 합니다. 도중에 포기하면 아무 소용없는 일이 되고 맙니다.

  요셉이 이집트에 노예로 팔려 간 것은 열일곱 살 때이고, 이집트 총리가 된 것은 서른 살 때입니다. 13년 동안 노예 생활과 감옥 생활을 한 것입니다. 그 힘든 세월을 하나님의 경륜에 대한 믿음으로 견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삶이 너무 고단해 믿음을 접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요셉은 끈기로 믿음을 유지한 것입니다. 결국 13년 만에 믿음의 열매를 맺었습니다. 믿음과 끈기는 동전의 양면 관계와 같습니다.

  셋째 사랑입니다. 요셉은 감옥에 갇혀 있으면서 죄수들을 돌보는 일을 맡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바로의 시종장 두 사람이 감옥에 들어왔습니다. 그들이 같은 날 밤에 꿈을 꾸었는데 꿈의 내용이 저마다 달랐습니다. 그들은 그 꿈이 혹시 불길한 꿈은 아닐까 하여 근심하였습니다. 그런데 요셉이 그들에게 근심스러운 빛이 있음을 알아차렸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안색이 안 좋아 보입니다. 왜 그러십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이는 조금 깊이 생각해 보면 대단한 일입니다. 요셉은 노예 신분인데 거기에 더하여 죄수 신분입니다. 그러니 미래는 암울하고 불투명합니다. 그런 처지라면 타인이 어떤 곤경에 처해 있든 내 코가 석 잔 데 관심을 둘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요셉은 두 시종장의 안색이 좋지 않음을 알아차린 것입니다. 그것은 요셉이 마음에 사랑이 가득한 삶을 살고 있다는 증거가 됩니다.

  또한 나중에 원수 같은 형들의 죄를 용서하고 그들의 자식들까지 잘 돌보았습니다. 지난 시간에 요셉의 용서가 모든 일을 하나님의 경륜으로 믿고 살아감에서 비롯되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그 안에는 또한 사랑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사랑이 없으면 용서가 불가능합니다. 믿음과 끈기가 동전의 양면 관계인 것처럼, 사랑과 용서도 동전의 양면 관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믿음과 끈기와 사랑이 요셉을 특징짓는 세 가지 요소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셋은 우리에게도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우리가 이 세 가지 요소를 충분히 구비하고 있으면 복되고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도나 마르코바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카운슬러이자 저술가입니다. 사람들이 자기 마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삶에 의미 있는 변화를 일으킬 수 있도록 돕는 데 평생을 바쳐왔습니다. 저서로는 <뜻밖의 선행> <제대로 살아보지 않고 죽지 마라> 등이 있습니다. 그이가 자신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다음 날 새벽에 쓴 시를 읽어드리겠습니다.

나는 삶을 살지 않은 채로 죽지 않으리라.
넘어지거나 불에 델까
두려워하며 살지는 않으리라.
나는 나의 날들을 살기로 선택할 것이다.
내 삶이 나를 더 많이 열게 하고,
스스로 덜 두려워하고
더 다가가기 쉽게 할 것이다.
날개가 되고 빛이 되고 약속이 될 때까지
가슴을 자유롭게 하리라.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상관하지 않으리라.
씨앗으로 내게 온 것은
꽃이 되어 다음 사람에게로 가고
꽃으로 내게 온 것은 열매로 나아가는
그런 삶을 선택하리라.

  삶을 살지 않은 채로 죽지 않겠다고 합니다. 흔히 ‘살아도 산 게 아니다’라는 말을 하는데, 그와 비슷한 삶이 있습니다. 죽은 거 같은 삶, 좀비와 같은 삶이 있습니다. 그런 삶을 살다가 죽지 않겠다고 합니다. 곧 제대로 살다가 죽겠다고 합니다. 그런 삶을 위해 우선 말하는 것은 두려움입니다. 넘어지거나 불에 델까 두려워하며 살지 않겠다고 합니다. 그 말은 어떤 종류의 두려움이든 두려움을 느끼며 사는 삶은, 죽은 것과 같은 삶이라는 뜻을 지닙니다. 그다음에 나의 날들을 살겠다는 건, 지난번 설교에서 말씀드린 자기가 자기 삶의 온전한 주인공으로 살겠다는 뜻인 거 같습니다. 이어서 자신을 다른 사람들에게 더 열 것이며, 덜 두려워할 것이며, 다른 사람들이 자기한테 다가오기 쉽게 하겠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닫고 사는 사람이나, 혹은 다른 사람들이 다가가기 어려운 사람이 있습니다. 주로 두려움이 많은 사람에게서 그런 모습을 보게 됩니다. 날개가 된다는 것은 날개를 달고 자유롭게 훨훨 나는 듯한 삶을 뜻하는 걸까요? 또한 빛이 되겠다고 합니다. 약속이 된다는 것은, 날개가 되고 빛이 되는 것을 약속한다는 뜻일까요? 그리하여 자유롭게 살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리고 세상이 자신을 알아주는 것에는 관심을 갖지 않겠다고 합니다. 대신 씨앗으로 자신에게 온 것을 꽃으로 피워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 삶을 살겠다고 합니다. 또한 꽃으로 자신에게 온 것은 열매를 맺어 세상에 전하는 삶을 선택하겠다고 합니다. 그것이 실로 제대로 된, 온전한 삶이 될 것입니다.

  아마 우리 대부분도 도나 마르코바가 지향하는 바와 같은 삶을 살고 싶을 겁니다. 우리가 그런 삶을 살기 위해서는, 아니 그 이상으로 멋진 삶을 살기 위해서는 믿음과 끈기와 사랑이 필요합니다. 믿음과 끈기와 사랑 없이 도나 마르코바가 지향하는 바와 같은 삶을 살기란 퍽 어려울 겁니다. 성령의 도움 없이 혼자 힘만으로는 그런 삶을 살기 무척 어렵습니다.  

  오늘 설교를 끝으로 창세기 강해를 마치려고 합니다. 2011년 1월 첫 주부터 시작한 창세기 강해가 만 10년 만에 끝나는 겁니다. 지난 10년 동안 창세기 강해를 인도해주신 성령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성령의 도움이 없었다면 결코 10년 동안 창세기 강해를 준비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10년 동안의 창세기 강해를 통해 우선 제가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도 성령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나를 창조하신 아버지 하나님, 그리고 내가 여전히 하나님이 창조하신 그대로라는 사실을 성령을 통해 알게 하신 하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은 올해 마지막 주일이기도 합니다. 창세기 강해가 끝나는 날과 올해 마지막 주일이 겹쳤습니다. 2020년 한 해가 저물어갑니다. 이럴 때 우리는 흔히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 해였다고 말합니다. 다사다난이라는 말은 다사와 다난이 합쳐진 말입니다. 다사는 여러 가지 일이 많았다는 뜻입니다. 다난은 어려움이나 탈이 많았다는 뜻입니다. 그 둘이 합쳐진 것을 이렇게 풀어서 이해해 봅니다. “여러 가지 일들이 많았어. 그중에는 좋은 일도 있었고 궂은일 일도 있었지. 그런데 특별히 어려운 일들이 많았어.” 그러므로 다사다난이라는 말은 힘들고 어려운 일을 더 많이 생각하는 말이라 하겠습니다.  

  올해는 코로나로 그 어느 해보다 힘들었던 한 해였습니다. 그래서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이 어울리는 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다사다난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신 다사다사(多事多謝)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여러 가지 일들이 많았는데 특별히 감사한 일들이 많았다는 뜻입니다. 다사다난과 다사다사는 선택의 문제라는 사실을 아십니까? 똑같은 조건에서 다사다난을 선택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사다사를 선택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는 다사다사를 선택합니다.

  맨 처음에 하나님은 언제나 내게 가장 알맞은 것을 주신다는 사실을 알 때, 모든 상황에 감사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따라서 하나님에 의해 언제나 알맞은 일이 주어진다는 믿음이 있다면, 다사다사한 한 해였다는 고백은 쉬운 일이 됩니다. 그리고 그런 고백으로 한 해를 마감하는 사람이야말로, 도나 마르코바가 바라는 것 이상으로 멋진 삶을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제가 새벽에 일어나서 기도할 때 마지막에 이런 내용을 기도합니다.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모르지만, 하나님이 주시는 은총의 선물을 많이 받게 되리라는 사실은 압니다. 그래서 오늘의 진행도 하나님께 내맡깁니다. 그리고 받을 은총의 선물에 미리 감사합니다.”

  올 한 해가 다사다사한 한 해였다고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올해를 마감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내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모르지만, 하나님의 주시는 은총의 선물을 많이 받게 되리라는 사실은 분명히 아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내년의 진행도 하나님께 내맡기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내년에 받을 수많은 은총의 선물에 미리 감사하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감사하는 밝은 마음으로 올해를 마감하고, 미리 감사하는 환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으시기 바랍니다. ❉

주님,
요셉이 지녔던 믿음과 끈기와 사랑, 그것들이 우리의 것이 되기 바랍니다.
또한 주어지는 모든 상황이 내게 가장 알맞은 것임을 알기 원합니다.
그리하여 코로나로 힘들었던 올 한 해를
다사다사한 한 해였다는 고백으로 마무리하도록 인도하여 주옵소서.
또한 내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모르지만,
하나님의 주시는 은총의 선물을 많이 받게 되리라는 사실은 알기 바랍니다.
그래서 내년의 진행도 하나님께 내맡기기 바랍니다.
그리고 내년에 받을 수많은 은총의 선물에 미리 감사하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게 도와주옵소서.
이 모든 말씀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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