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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밀레라는 화가가 그린 <만종>이라는 그림을 아실 겁니다. 들에서 일하던 부부가 해 질 녘이 되어 잠시 서서 기도를 드리는 장면입니다. 그림에 나타나는 부부는 가난한 농부로 보입니다. 그들이 하루의 노동을 마감하며,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이 그림을 그린 밀레에게 이런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옵니다.
밀레는 파리 근교의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틈틈이 그림을 그렸습니다. 주로 농사를 짓는 농부들과 자연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밀레는 아주 가난했습니다. 어느 날 밀레의 친구가 부자 한 사람을 데려와서 밀레의 그림을 사라고 권했습니다. 그러자 부자는 밀레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네가 나체화를 그린다면 그림을 사 주겠네. 가난한 농부를 그리는 것은 부자에 대한 반감의 표시니까 말이야.” 밀레는 조용한 말투로 말했습니다. “나는 부자에 대해 미움이나 노여움이 없습니다. 나는 그저 진정한 예술가가 되고 싶은 겁니다. 예술은 결코 미움이나 노여움에서 생겨나지 않습니다. 진정한 예술은 사랑하는 마음에서 생겨납니다. 내가 농부나 시골 풍경만을 그리는 것은, 부자에 대한 반감을 표현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곳의 진실한 생활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자세로 그림을 그렸던 밀레는, <만종>이나 <이삭줍기>와 같은 뛰어난 작품을 남긴 위대한 화가가 되었습니다.
“예술은 미움이나 노여움에서 생겨나지 않는다. 진정한 예술은 사랑하는 마음에서 생겨난다.”라는 밀레의 말이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한편 이른바 <민중미술>이라는 작품을 보면, 소재가 주로 가난한 사람이나 억압당하는 사람입니다. 그 작품들 속에 가난한 사람이나 억압당하는 사람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동시에 부자나 억압하는 사람에 대한 분노와 미움이 함께 있습니다. 밀레와는 다른 가치관, 다른 예술관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가난한 사람을 위하는 모든 행위 속에는 가난한 사람에 대한 사랑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부자에 대한 미움이 함께 있기도 합니다. 더 나아가 가난한 사람에 대한 사랑보다 부자에 대한 미움이 더 큰 경우도 있습니다.
사랑이 없이 미움만 있을 때 그건 잘못된 일이라고 쉽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랑하기 때문에 또한 미워한다고 할 때 그건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이에 대해 예수님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본문을 보십시오. 예수님은 우선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를 미워하여라.”라는 구약의 말씀을 인용하십니다. 이 말씀을 “가난한 네 이웃을 사랑하고, 그들을 가난하게 만든 악한 세력을 미워하여라.”라고 표현해도 좋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악한 세력을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는 악한 사람에게나 선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해를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사람에게나 불의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비를 내려 주신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곧 하나님은 악한 사람을 미워하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마지막으로 “그러므로 너희의 하늘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과 같이, 너희도 완전하여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을 들으면 숨이 막힐 듯한 느낌이 듭니다. 우리는 결코 완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같은 내용을 누가복음에서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은혜를 모르는 자들과 악한 자들에게도 인자하시다. 너희의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과 같이,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마태복음에서는 ‘완전’이라 표현했지만, 누가복음에서는 ‘자비’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은혜를 모르는 자들과 악한 자들에게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라는 것입니다. 현재 부족함이 많은 우리가 완전한 사람이 될 수는 없지만, 그런 자비로운 사람이 될 수는 있지 않겠습니까? 물론 지금 당장 악한 사람을 자비로 대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꾸준히 노력하면 가능해지는 날이 오지 않겠습니까?
무엇이든 당장 잘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예컨대 자동차 운전면허를 땄다 하더라도 당장 자유자재로 운전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꾸준히 운전하면 누구나 예외 없이 능숙하게 운전하게 됩니다.
제가 군대에 입대했을 때 이야기입니다. 조치원 훈련소에서 6주 동안 훈련을 받았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자대에 배치되었는데, 저는 또 다른 교육을 받기 위해 종합행정학교에 갔습니다. 거기서 10주 동안 타자 교육을 받았습니다. 간단한 이론을 배우고 나서, 매일 8시간 동안 책상에 앉아 타자 연습을 하였습니다. 자세가 틀리면 교관이 회초리로 손등을 때렸습니다. 타자를 전혀 못 치던 상태에서 시작했는데, 졸업할 때는 손놀림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제가 손재주가 별로 없는 사람인데도 말입니다. 그런데 저만 그런 게 아니라 모두가 그런 수준이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악한 사람을 자비롭게 대하는 일도,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면 언젠가는 누구나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게다가 그 일에는 주님의 도움이 함께하기 때문에 더욱 확실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그 일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혹은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기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런 생각도 믿음입니다. 그리고 믿는 대로 경험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하여 그런 믿음을 가진 사람은 노력하지 않을 것이고, 주님도 도와줄 수 없게 되어, 결국 악한 사람을 자비롭게 대할 수 없게 됩니다. 하지만 가능하다고 믿으면 언젠가 가능해집니다. 이 점을 여러분이 잘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여기서 가능하다고 믿으면 언젠가 가능해지는 그 일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해보겠습니다. 그 일은 악한 사람을 자비롭게 대하는 일입니다. 혹은 원수를 사랑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악한 사람이나 원수를 폭넓게 이해해야, 예수님의 말씀을 온전히 나의 삶에 적용할 수 있게 됩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을 잔인하게 죽인 건 아니지만, 어떤 사람 때문에 몹시 화가 났을 때 그 사람을 악한 놈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또 내 부모를 죽인 건 아니지만, 내게 적잖은 손해를 끼친 사람을 원수 같은 놈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그렇게 평소 주변에서 흔하게 만나는 사람이 악한 사람이나 원수가 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바로 그런 사람들을 자비롭게 대하라고 하시는 겁니다. 그런 사람들을 사랑하라고 하시는 겁니다.
요즘 여당 국회의원들이 언론중재법을 만들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법이 언론탄압법이라며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반대하는 의원들이 있습니다. 또한 친여적 성향과 친야적 성향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언론단체도 반대합니다. 더 나아가 외국 언론단체에서도 반대를 표시하였고, UN에서는 청와대에 우려를 표시하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의장은 여야가 합의한 법을 가져오라며, 여당 단독으로 추진하는 그 법의 안건 상정을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여당 국회의원 한 사람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의장에게 유감을 나타내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그 글이 GSGG로 끝났습니다. 사람들은 GSGG가 ‘개☓☓’를 뜻하는 욕이라고 이해합니다. GSGG가 ‘개☓☓’를 영어로 표현한 게 사실이라면, 그 국회의원은 화가 몹시 나서 국회의장을 욕한 것입니다. 그 국회의원에게 국회의장은 악한 사람인 것입니다.
우리가 그 국회의원과 같은 처지가 될 때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그럴 때 국회의장을 자비롭게 대하라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그 밖에도 우리는 살아가면서 내 마음에 안 드는 사람, 그래서 화가 나는 사람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더 나아가 내게 손해를 안겨주는 사람도 많이 만나게 됩니다. 심지어는 가족 중에서도 그런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그런 사람들이 모두 내게 악한 사람이고 원수입니다. 그들에게 자비롭게 대하라고, 그들을 사랑하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이 그렇게 말씀하신 이유는, 그런 사랑이 가능해지면 기쁨이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언제나 기쁨을 동반합니다. 그 기쁨에서 비롯되는 행복은 세상이 줄 수 없는 행복입니다. 세상에서 무언가를 성취하거나 성공하면 기쁨을 얻게 되고, 그 기쁨에서 행복을 누리게 됩니다. 그러나 세상이 주는 행복은 오래 가지 못합니다.
이를테면 대통령이 되는 것이 으뜸가는 성취나 성공이라고 한다면, 대통령이 되었을 때 한없이 기쁘고 행복할 겁니다. 그런데 어떤 대통령은 임기 중 자기가 감옥에 갇혀 있는 느낌이라고 쓸쓸하게 말했다고 합니니다. 또 어떤 대통령들은 퇴임 후 감옥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또 어떤 대통령은 죽었습니다. 그 밖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성취와 성공을 통해 행복을 누리게 되는데, 그러한 세상이 주는 행복은 오래 가지 못합니다. 하지만 악한 사람에 대한 자비, 원수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되는 기쁨은 영원합니다. 그 기쁨에서 비롯되는 행복은 영원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기도 모르게 ‘개☓☓’라는 말이 불쑥 튀어나오는 사람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그것은 그를 자비로 대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든 그를 ‘개☓☓’라고 욕하면, 내가 ‘개☓☓’ 취급을 받게끔 무의식이 작동됩니다. 무의식은 모든 사람을 나로 지각하여, 내가 상대방을 대하는 대로 무의식이 나를 대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개☓☓’ 취급을 받는 상황은 다양한 형태의 부정적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라도 ‘개☓☓’라는 말이 튀어나오는 사람을 자비로 대하기를 뜻해야 합니다. 매우 어려운 일이긴 하나 꾸준한 노력으로 그를 자비로 대하게 되면, 무의식은 이제 나를 자비롭게 대합니다. 역시 내가 상대방을 대하는 대로 무의식이 나를 대하는 원리에 의해서입니다. 이런 이치를 여러분이 잘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정리하자면 상대방을 자비로 대하면 무의식이 나를 자비로 대하고, 또한 영원한 기쁨과 행복이 주어집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사랑받는 기쁨과 사랑하는 기쁨을 누리는 겁니다. 그러므로 ‘개☓☓’라는 말이 튀어나오는 사람들을 자비와 사랑으로 대하려는 목표를 세우시기 바랍니다. 세웠다면 그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사실을 믿으십시오. 그러면 성령의 도움을 받아 차츰 그것이 가능해질 겁니다. 무의식이 지닌 엄청난 힘에 의해 온 우주가 나를 자비로 대하고, 영원한 기쁨과 행복을 누리게 되는 그 아름답고 복된 여정을 주님과 동행하는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 ❉
주님,
‘사랑하기 때문에 미워한다’는 말은 에고가 사용하는 말입니다.
A를 사랑하기 때문에 B를 미워하게 되면 에고의 노예가 됩니다.
하나님 사전에는 그런 말이 없습니다.
하나님은 A와 B를 똑같이 사랑하라고 권하십니다.
의인이든 악인이든 모든 사람을 똑같이 사랑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면 바로 나 자신이 사랑받게 됩니다.
그리하여 사랑하는 기쁨과 사랑받는 기쁨으로 춤추게 될 것입니다.
그 길을 잘 걸어가도록 인도해 주옵소서.
늘 내 안에서 환하게 웃으시며 나를 사랑하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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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