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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부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사람들로부터 자신밖에 모른다는 비난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랍비를 찾아갔습니다. “사람들은 나를 보고 자신밖에 모른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을까요?” 랍비는 부자를 데리고 창문으로 다가갔습니다. “창밖으로 무엇이 보입니까?” “길을 지나가는 많은 사람이 보입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부자를 데리고 거울 앞으로 갔습니다. “지금은 무엇이 보입니까?” “내 얼굴이 보이죠.” 랍비가 말했습니다. “창문과 거울은 아시는 것처럼 모두 유리로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창문과 거울은 차이가 있습니다. 그것을 아십니까?” “그야 거울은 한쪽 면에 아주 얇게 은박을 입힌 것이 아닙니까. 그래야만 물체를 반사하여 비춰줄 수 있으니까요.” “맞습니다. 당신은 지금까지 창문을 통해 사람들을 본 적이 없습니다. 당신은 늘 거울만을 보면서 세상을 살아왔습니다. 그래 늘 당신만을 보면서 살아온 것입니다. 당신 주위를 온통 에워싸고 있는 거울에서 그 은박을 벗겨내야 합니다. 그 은박은 재물에 대한 욕심입니다.”
랍비가 말하는 창문과 거울은 실제의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마음의 창문과 마음의 거울을 의미합니다. 우리의 마음이 온통 거울로만 에워싸여 있으면, 육안으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더라도 그것은 보는 것이 아니게 됩니다. 그래서 육안으로 주변에서 고통당하는 사람들을 보더라도 마음에는 그 모습이 안 들어옵니다. 그리하여 그들을 만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생겨날 수 없습니다. 형제가 도움을 청하는데 그 청을 자기도 모르게 거절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거절은 불행의 씨앗이 됩니다. 그러므로 자신을 에워싸고 있는 거울을 창문으로 바꿔야 합니다. 거울의 은박을 벗겨내야 합니다.
그 은박의 내용은 무엇입니까? 앞의 이야기에서 부자의 경우는 그것이 재물에 대한 욕심이었습니다. 그러나 꼭 재물에 대한 욕심만이 은박의 내용은 아닙니다. 사람마다 그 내용이 다릅니다. 자기연민, 집착, 미움, 절망 등 그 내용은 다양합니다. 그런 것들이 은박이 되어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지 못하게 가로막습니다. 다만 자신의 아픔만을 보게 됩니다. 혹은 자신의 행복만을 보게 됩니다. 곧 자신 안에 갇힌 삶을 살게 됩니다.
거울은 단절이고 창문은 소통입니다. 그러므로 거울을 창문으로 바꾼다는 것은, 타인과 단절된 채 자신 안에 갇힌 상태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과 소통하며 만남을 갖는 것을 의미합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 타인과 하나 되는 삶을 의미합니다. 달리 말하자면 참다운 이웃 사랑의 삶을 의미합니다.
본문에서 예수님은 바로 그런 것에 대해 말씀하고 계십니다. 우리가 등불을 켜면 그것을 그릇으로 덮어두지 않습니다. 그것을 등잔대 위에 올려놓아 집 안을 환히 비추게 합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 자신이 세상의 빛이라는 겁니다. 그러니 자신 안의 빛을 덮어두지 말고 사람들에게 비추라고 하십니다. 그것이 바로 착한 행실이고, 그 착한 행실을 통해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거울에 에워싸여 산다면, 그것은 바로 등불을 그릇으로 덮어두는 모습이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거울 대신 투명한 창문에 에워싸여 산다면, 그것은 바로 등불을 등잔대 위에 올려놓은 모습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만약에 어떤 사람이 등불을 켜서 그릇으로 덮어둔다면, 우리는 그를 바보라고 부를 것입니다. 그렇듯 우리가 거울에 에워싸여 산다면 그것은 바보가 되는 셈입니다.
주변에 고통을 당하는 사람이 널려있는데, 늘 자신만의 유익이나 혹은 쾌락만을 추구하는 사람을 바보라고 부른다면 지나친 일일까요? 주변에 고통을 당하는 사람이 널려있는데, 늘 내 코가 석 자라면서 자신의 문제에만 빠져 혼자 신음하는 사람을 바보라고 부른다면 지나친 일일까요?
한편 우리가 세상의 빛이라는 문제에 대해 살펴보아야 합니다. 요한복음 1장에서는 예수님이 빛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세례 요한에 대해서는 그는 빛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는 다만 빛을 증언하러 온 것뿐이라고 합니다. 위대한 세례 요한도 빛이 아니고 빛은 다만 예수님뿐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본문에서는 세례 요한보다도 못할 수 있는 우리가 빛이라고 합니다.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우리는 빛이 아니지만, 예수님이 우리 안에 임재하실 때 우리는 빛이 되는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의 육신은 빛이 아니지만, 빛이신 그리스도를 마음 안에 모심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빛이 됩니다. 그러므로 무조건 우리가 빛은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품을 때 비로소 우리는 빛이 됩니다. 달리 말하자면 그른 마음일 때는 빛이 아니지만, 바른 마음으로 선택을 바꾸면 빛이 됩니다. 예수님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를 세상의 빛이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그리스도를 품어 빛이 되었으나, 그 빛을 그릇으로 덮어두고 있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것은 바보입니다. 그 빛을 등잔대 위에 올려놓아야 합니다. 곧 거울에 갇혀 살지 말고, 창문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여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자기중심적 삶에서 벗어나 이웃을 사랑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런 착한 삶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십니다.
깊은 산 속에 지혜로운 노인이 살았습니다.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노인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말해 달라고 청했습니다. 그러자 노인은 대답을 들을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을 보내면 말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날부터 노인에게 누구를 보낼 것인지 의논하였습니다. 많은 토론을 거쳐, 마을에서 가장 예쁜 여인을 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노인을 찾아간 여인은 아무런 답도 듣지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번에는, 그 마을에서 가장 돈이 많은 부자를 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노인을 찾아간 부자는 노인을 만나지도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예쁜 얼굴이나 부로는 지혜를 얻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는 동안 노인이 잠시 외출을 하였습니다. 길에서 다리가 부러진 새를 안고 아픈 마음으로 우는 소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소녀는 노인에게 어찌하면 새를 낫게 할 수 있을지 물었습니다. 노인이 새의 다리에 귀한 약을 바르자 새는 곧 나았습니다. 이어서 노인이 소녀에게 말했습니다. “얘야,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너의 그 아파하는 마음이란다. 그 사랑하는 마음이란다. 그런 값진 사랑만큼 소중한 것은 세상에 없단다.” 마을 사람들은 소녀 덕분에 세상에서 무엇이 가장 소중한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만약 소녀가 다리가 부러진 새를 보고도 그냥 지나쳤다면, 그 아이는 거울에 에워싸인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소녀는 창문을 통해 모든 생명체와 소통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 소녀는 새의 아픔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새의 아픔이 곧 자신의 아픔이 되었습니다. 곧 새와 하나 된 마음이었습니다. 하나 된 마음으로 새를 사랑했던 겁니다. 그 마음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소녀는 자신 안의 빛을 사방으로 비추고 있는 것입니다.
여인의 아름다운 외모도, 부자의 많은 돈도 새의 부러진 다리를 고칠 수 없었습니다. 다만 소녀의 사랑하는 마음만이 새의 다리를 고칠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소녀의 사랑하는 마음이 진정한 아름다움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소녀의 사랑하는 마음이 진정한 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투명한 창문을 통해 이웃과 소통하는 일, 이웃과 마음으로 하나 되는 일, 이웃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일, 그것이 우리를 가장 아름답게 만듭니다. 우리를 진정한 영혼의 부자로 만듭니다. 그때 하나님의 영광이 우리를 에워싸며 우리를 구원으로 인도합니다.
거울에 에워싸여 사는 사람을 간단하게 거울형이라고 표현하겠습니다. 거울형의 타인 이미지는 어떠할까요? 타인과 소통하지는 않지만 타인에 대한 이미지는 있는 겁니다. 그들의 타인 이미지는 한마디로 말해서 ‘부정’입니다. 곧 고개를 가로젓는 겁니다. 틀렸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더 나아가 죄인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래서 마음에 타인에 대한 불만이 있습니다.
그리고 창문에 에워싸여 사는 사람을 간단하게 창문형이라고 표현하겠습니다. 창문 형의 타인 이미지는 어떠할까요? 한마디로 말해서 ‘긍정’입니다. 곧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고개를 끄덕이는 겁니다. 괜찮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더 나아가 하나님의 자녀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래서 마음에 타인에 대한 감사가 있습니다. 또한 틈만 나면 타인을 축복합니다.
타인 이미지가 중요한 것은, 타인에게 주는 대로 받기 때문입니다. 곧 내가 타인을 바라보는 대로 나의 무의식이 나를 보기 때문입니다. 곧 거울형은 타인을 부정하기 때문에 그의 무의식도 그를 부정합니다. 부정의 결과는 한마디로 말해서 불행입니다. 그리고 창문형은 타인을 긍정하기 때문에 그의 무의식도 그를 긍정합니다. 긍정의 결과는 한마디로 말해서 행복입니다. 또한 창문형은 타인을 축복하기 때문에, 무의식이 지닌 엄청난 힘에 의해 온 우주가 그를 축복합니다.
거울형으로 살 것인가 창문형으로 살 것인가는, 타인에 대한 부정으로 살 것인가 타인에 대한 긍정으로 살 것인가의 문제가 됩니다. 그리고 그 결과 우주가 부정하는 삶을 살 것인가, 우주가 긍정하는 삶을 살 것인가의 문제가 됩니다.
여러분,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여러분 영혼의 중심에 품으십시오. 그리고 창문을 통해 이웃과 깊은 사랑의 교제를 나누십시오. 어둠으로 말미암아 길을 잃은 나그네에게 길을 비춰주는 고운 보름달처럼, 이 어두운 세상을 비추는 등불이 되십시오. 겨울 동안 얼어붙은 땅을 녹여주는 봄날의 은은한 열기처럼, 이 차가운 세상을 녹이는 따스한 사랑의 빛이 되십시오. 여러분은 세상의 빛이십니다. ❉
주님,
우리가 창문형으로 살고 싶어 할 때 두려움이 가로막고 나섭니다.
창문형으로 살면 손해를 보게 되어 위험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대면서 말입니다.
그래서 온전히 창문형으로 사는 일이 어렵고
그래서 주님께 간절히 도움을 청합니다.
내 안의 두려움을 걷어가 주옵소서.
대신 내 안에 사랑이 샘솟게 하여 주옵소서.
그 사랑으로 형제를 늘 긍정하게 하여 주옵소서.
부족한 모습을 보이더라도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하며
미소로 고개를 끄덕여주게 하여 주옵소서.
때로 사랑을 전하는 모습을 보이면 진심으로 기뻐하고 감사하게 하여 주옵소서.
그리고 수시로 축복하게 하여 주옵소서.
그렇게 내 안의 빛을 모든 사람에게 비추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삶 되게 인도하여 주옵소서.
늘 내 안에서 환하게 웃으시며 나를 사랑하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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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