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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젊은이가 스승에게 찾아가서 어떤 친구를 사귀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스승은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왕이 어떤 사람을 왕궁으로 불렀다. 부름을 받은 사람은 왕이 자신을 부른 이유를 몰라서 불안해졌다. 혹시 누명을 쓰고 있는 건 아닌가 해서 걱정도 되었다. 그래서 자기 친구들에게 찾아가서 왕에게 같이 가서 자신을 변호해 달라고 부탁했다. 첫째 친구는 그렇게는 못 하겠다고 말했다. 둘째 친구는 왕궁 앞까지는 갈 수 있지만, 그 이상은 갈 수 없다고 말했다. 셋째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암, 가야지. 자네는 그동안 참 착하게 살아왔으니 걱정할 게 없네. 내가 자네와 같이 가서 왕에게 이야기하겠네.”]
이야기를 끝낸 스승이 젊은이에게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왕에게 불려간다는 것은 죽는다는 뜻이다. 그리고 첫째 친구는 재산이다. 죽으면 한 푼도 가져가지 못하는 것이다. 둘째 친구는 가족과 친척이다. 죽으면 묘지까지는 따라가지만 그 이상은 따라가지 못한다. 셋째 친구는 착한 일이다. 착한 일은 보통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죽은 뒤에까지 그와 동행한다.” 스승이 젊은이에게 물었습니다. “자네는 어떤 친구를 사귈 텐가?”
우리는 모두 인생을 살다가 때가 되면 죽습니다. 그런데 환생을 믿는 사람들은 죽었다가 언젠가 다시 태어난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적인 철학자이고 시인인 칼릴 지브란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큰 침묵으로부터 내가 돌아올 것을 알라. 잠시 바람에 기대어 쉰 연후에, 또 다른 여인이 나를 낳으리라.” ‘큰 침묵’이니 ‘잠시 바람에 기대어 쉰다’라는 말은, 죽은 후에 영계에서 생활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다가 다시 돌아온다 곧 다시 태어난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여인이란 다음 생의 어머니를 의미합니다. 곧 환생을 말하는 것입니다. 환생을 전제로 하여 이야기에 나오는 스승의 말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첫째로 전생에서 벌어놓은 돈은 이번 생에 전혀 쓸모가 없습니다. 완전히 빈손으로 다시 출발해야 하는 것입니다.
둘째로 전생의 가족이나 친척들도 이번 생에 의미가 없습니다. 전생의 어머니가 아닌, 또 다른 여인이 이 번 생의 어머니가 되는 겁니다.
그런데 셋째로 전생에서 행한 착한 일들은 이번 생에 따라와 영향을 미칩니다. 전생에서 내가 착하게 살면서 누군가를 도왔다면, 이번 생에서 누군가가 나를 돕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전생에서 셋째 친구를 많이 사귄 사람은, 이번 생에서 그 친구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셋째 친구를 많이 사귀는 일이 중요합니다.
물론 재물이라고 하는 첫째 친구나, 가족과 친척이라고 하는 둘째 친구도, 이번 생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고 중요한 친구입니다. 그런 친구는 사귀지 말고 셋째 친구만 사귀어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그 친구들을 사귀는 데 열중하다가 셋째 친구를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셋째 친구를 잘 사귈 때, 첫째나 둘째 친구와 맺는 관계도 더 아름다운 관계가 됩니다. 예컨대 돈을 벌어 착한 일에 많이 사용하면, 돈을 번 가치가 더 살아나지 않겠습니까? 또한 가족 관계에서도 착한 모습으로 가족을 대하면, 그 가족 관계가 더 행복해지지 않겠습니까?
그러므로 세 종류의 친구를 모두 골고루 잘 사귀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중에서 셋째 친구가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셋째 친구를 사귀지 않고 첫째와 둘째 친구만 사귀게 되면, 그 친구들이 자신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습니다.
본문을 보십시오. 15절에서 예수님은 우리를 종이라고 부르지 않고 친구라고 부르겠다고 하십니다. 잠시 본문의 배경을 살펴보겠습니다. 친구에 대한 이 말씀은 좁게 보면 제자들에게 하신 것입니다. 제자들은 잠시 후면 예수님을 배반할 예정입니다. 자신들은 모르지만 예수님은 그들이 배반할 것을 알고 계셨습니다. 바로 그런 순간이었습니다. 그런 순간에 예수님은 그들의 신분을 종에서 친구로 승격시킨 겁니다.
우리들 경우는 어떠합니까? 친구 사이로 아주 가깝게 지내다가 그 친구가 자신을 배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제 너는 내 친구가 아니다. 너 같은 놈(년)을 지금까지 친구로 믿어 온 내가 한심하다.” 이보다 더 심한 말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사이좋게 지내다가도 친구가 자신을 배반하면 친구 관계를 끊는 겁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정반대 모습입니다. 제자들이 자신을 배반할 순간에 그들을 저주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을 친구로 지위 상승시키신 겁니다. 또한 13절에서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라고 하시면서, 그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겁니다. 선한 사람, 의로운 사람을 위해 죽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자신을 배반하는 사람을 위해 죽으신 겁니다. 그것도 종의 신분에서 친구의 신분으로 승격시키면서 말입니다. 이는 저주가 마땅한 자리에 축복을 선언하는 것과 같은 거룩한 모습입니다.
이것이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베푸신 사랑의 내용이었습니다. 아니, 이것이 예수님이 지금 우리에게 베푸시는 사랑의 내용입니다. 예수님이 친구가 되어주신다는 것은 바로 이런 소중한 의미를 지닙니다. 그러니 예수님을 친구로 두는 것은 얼마나 값진 일입니까?
요즘 <오징어 게임>이라는 드라마가 전 세계를 석권하고 있습니다. 네 번째 게임인 구슬치기에서 주인공 이정재와 어떤 할아버지가 한편이 됩니다. 그때 할아버지가 이정재에게 말합니다. “깐부부터 맺자. 동네에서 구슬이랑, 딱지를 같이 쓰는 친구 말야.” 저는 깐부라는 말이 기억납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깜보라고 말했던 거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다가가서 “너, 나랑 깜보 하자.”라고 말하는 겁니다. 그것은 나랑 한편이 되자는 뜻이었습니다. 상대방이 받아들이면 약속의 뜻으로 새끼손가락을 걸고 깜보가 됩니다. 혹은 친한 친구가 되자는 뜻으로 사용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니까 다른 편에게 이기기 위해 한편이 되는 것만이 아닙니다. 아주 친한 친구 혹은 짝꿍이 되는 겁니다. 요즘 말로 하면 절친이나 베프(베스트 프렌드)와 비슷합니다.
예수님이 나에게 깜보가 되자고 하십니다. 내가 이를 받아들이면 새끼손가락을 걸고 예수님과 깜보 관계가 됩니다. 그러면 예수님은 나에게 애정을 베풀어주시고 우정을 전해주십니다. 장미가 사람을 가리지 않고 향기를 뿜듯, 나무가 사람과 짐승을 가리지 않고 그늘을 주듯, 꽃이 나비에게 돈 받지 않고 꿀을 내주듯, 그렇게 아름다운 사랑을 예수 친구는 나에게 베풀어주십니다.
그러므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예수님을 친구로 삼는 것입니다. 부족하기 짝이 없는데도 기꺼이 나의 친구가 되어주시는 예수님을 친구로 삼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친구로 삼게 되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셋째 친구를 사귈 수 있게 됩니다. 깜보 예수님, 친구 예수님의 도움으로 셋째 친구를 많이 만들 수 있게 됩니다. 그것은 이웃을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17절 말씀을 따르는 일입니다. 셋째 친구를 사귀는 모습을 좀 더 생각해 보겠습니다.
어느 멕시코 원주민이 해변에서, 파도에 휩쓸려 밀려온 불가사리들을 주워서 바다로 되돌려 보내고 있었습니다. 원주민은 한 번에 한 마리씩 바다에 던져 넣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본 지나가던 사람이 물었습니다. “지금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불가사리들을 바다로 되돌려 보내고 있습니다. 해변으로 휩쓸려 올라온 이것들을 바다로 돌려보내지 않으면 나중에 말라서 죽기 때문입니다.” 지나가던 사람이 말합니다. “그 사정은 나도 압니다. 그러나 이 해변에는 수천 마리도 넘는 불가사리들이 널려 있는데, 그것들을 모두 바다로 돌려보낼 생각은 아니겠지요? 그것은 불가능하니까요. 그렇다면 당신이 이런 일을 한다고 해서 무슨 차이가 있겠소?” 멕시코 원주민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불가사리 한 마리를 집어 들며 말했습니다. “지금 이 한 마리에게는 커다란 차이가 있겠지요.”
이것이 셋째 친구를 사귀는 자세입니다. 비록 수천 마리의 불가사리를 다 구할 수는 없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한 마리의 생명을 구하는 자세입니다. 비록 세상을 구하지는 못하지만,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는 작은 일에 따스한 마음으로 반응하는 겁니다.
여러분, 예수님을 여러분의 다정한 친구로 삼으십시오. 그 기반 위에서 세 종류의 친구를 골고루 사귀십시오. 그중에서도 셋째 친구를 가장 잘 사귀십시오. 그러면 큰 유익을 얻게 됩니다. 그것은 16절의 말씀대로, 우리가 그분의 이름으로 아버지께 구하는 것은 무엇이나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요삼1:2) 말씀대로, 영혼이 평안하게 되고, 모든 일이 잘되고, 건강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 복되고 아름다운 길을 잘 걸어가시기 바랍니다. ❉
주님,
예수님을 친구로 삼고 그 바탕에서 셋째 친구를 잘 사귀는 일은
다음 생에 그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는 유익만을 지니는 게 아닙니다.
이번 생을 살면서도 복된 삶을 살게 되는 유익을 지닙니다.
우리에게 첫째 친구가 퍽 중요합니다.
둘째 친구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첫째 친구와 둘째 친구의 중심에 셋째 친구가 자리 잡는
그런 아름다운 삶을 살도록 인도하여 주옵소서.
이 모든 말씀 나의 부족함에도 기꺼이 나의 다정한 친구가 되어 주셔서
나를 보며 늘 환하게 웃으시며 나를 사랑하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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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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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