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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와 B, 두 사람이 아프리카로 출장을 갔습니다. 그들은 신발을 수출하기 위해 미개척 시장인 아프리카로 간 것입니다. 무척 더운 곳이라 아무도 신발을 신지 않은 채 맨발로 살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오랫동안 지역을 답사한 뒤에 각각 본사로 보고서를 보냈습니다. A의 보고서에는 어쩌면 당연한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전원 맨발로 다니고 있음. 이 지역은 신발이 필요 없는 곳임. 수출 가능성이 전혀 없음.> 하지만 B의 보고서 내용은 A와 완전히 달랐습니다. <전원 맨발로 다니고 있음. 이 지역은 무궁무진한 잠재 시장임. 수출 가능성 100%>
동일한 상황에서 두 사람은 서로 정반대되는 보고서를 제출하였습니다. 두 사람의 인식이 완전히 다른 겁니다. A에게 잘못된 것은 없습니다. A는 그저 눈에 보이는 대로 본 것입니다. 그런데 B는 눈에 보이는 것 너머의 잠재력을 본 것입니다. A는 신발을 신은 사람이 아무도 없음을 보았기에, 수출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곧 없음에서 시작하여 없음으로 끝났습니다. 달리 말하자면 무(無)에서 무(無)를 본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평범한 인식입니다. 그러나 B는 신발을 신은 사람이 아무도 없음을 보았기에, 수출 가능성은 무궁무진하게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곧 없음에서 시작하여 있음으로 끝났습니다. 달리 말하자면 무(無)에서 유(有)를 본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아주 특별한 인식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 너머의 잠재력을 보는 특별한 눈, 무에서 유를 보는 특별한 눈, 그 눈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그런 눈을 가진 사람이 세상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또한 영성인은 눈에 보이는 것에 머물지 않고, 그 너머에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특별한 눈을 지닌 사람입니다.
비슷한 내용이 오늘 본문에 나옵니다. 모세의 인도로 출애굽 한 이스라엘 백성이 이제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려고 합니다. 모세는 우선 12지파의 대표들을 보내서 가나안 땅의 형편을 살펴보려 합니다. 12명의 대표가 40일 동안 함께 가나안 땅을 살펴보고 돌아와서 보고합니다. 그것은 젖과 꿀이 흐르는 곳이고, 그 땅에 살고 있는 백성은 강하고, 성읍들은 견고한 요새처럼 되어 있고, 또한 매우 크다는 점에는 12명 전체의 보고가 같습니다. 그런데 방향 제시에서는 상반되는 판단이 나옵니다. 여호수아와 갈렙은 올라가서 그 땅을 점령하자고 합니다. 반드시 점령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나머지 열 명은 정반대되는 말을 합니다. 그 땅의 백성은 우리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에, 우리의 힘으로는 도저히 쳐 올라가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두 개의 상반되는 보고를 들은 백성들은 부정적인 보고를 선택합니다. 그리고는 소리 높여 아우성칩니다. 밤새도록 통곡합니다. 또한 모세와 아론을 원망합니다. 그리고는 이집트로 되돌아가자고 합니다. 그러자 여호수아와 갈렙이 말합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신다면 그 땅으로 우리를 인도하실 것입니다. 젖과 꿀이 흐르는 그 땅으로 우리를 인도하실 것입니다. 여러분은 그 땅 백성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주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니 그들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그러나 그 말을 들은 백성들은 도리어 두 사람을 돌로 쳐 죽이려 합니다.
나중에 상황은 이렇게 진행되었습니다. 가나안 땅에 들어갈 수 없다고 보고한 열 명은 들어가지 못하고 죽었고, 갈렙과 여호수아는 결국 그 땅에 들어갔습니다. 또한 부정적인 보고를 믿었던 백성들은 40년 동안 광야에서 고생만 하다가, 결국 가나안 땅에 못 들어갔습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갈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들어갔고, 갈 수 없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못 들어간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를 긍정적 생각으로 사는 사람은 긍정적 미래를 만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현재를 부정적 생각으로 사는 사람은 부정적 미래를 만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곧 지금 자신의 모습 안에 자신의 미래가 잉태되어 있는 것입니다.
같은 모습을 보고 긍정적 보고를 한 여호수아와 갈렙, 그리고 부정적 보고를 한 열 사람의 차이는 어디서 비롯되었을까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보는 눈이 있느냐 없느냐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열 사람이 본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가나안 백성들이 자신들보다 훨씬 강하고, 성읍들은 견고한 요새와 같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보는 눈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사실만으로 판단하니 부정적 보고를 하게 된 것입니다. 이는 앞의 이야기에 나오는 A의 인식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여호수아와 갈렙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고 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을 보는 특별한 눈이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사실 너머의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을 믿으며 판단하니, 긍정적 보고를 하게 된 것입니다. 이는 앞의 이야기에 나오는 B의 인식과 비슷합니다.
A는 없음에서 시작하여 없음으로 끝났기에, 무에서 무를 본 거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B는 없음에서 시작하여 있음으로 끝났기에, 무에서 유를 본 거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본문의 열 사람은 상대방의 강함을 보고, 그것은 자신들이 어찌해 볼 도리가 없는 절대적 힘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강함을 유(有)라고 표현하고 절대적 힘도 유(有)라고 표현한다면, 열 사람은 유에서 유를 본 것입니다. 그런데 여호수아와 갈렙은 상대방의 강함을 보았지만,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보는 특별한 눈이 있었기에 상대방의 강함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강함은 유(有)이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은 무(無)입니다. 따라서 여호수아와 갈렙은 유에서 무를 본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열 사람은 유에서 유를 본 것이고, 여호수아와 갈렙은 유에서 무를 본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곧 여호수아와 갈렙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보는 특별한 눈이 있었기에, 가나안 백성의 강함이라는 유를 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무로 인식한 것입니다.
B는 무에서 유를 보았고, 여호수아와 갈렙은 유에서 무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 정반대되는 모습은 하나의 뿌리를 가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곧 아무것도 안 보이는 캄캄한 상황에서 밝은 소망의 빛을 보니, 이는 무에서 유를 보는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두려워할 법한 몹시 힘겨운 상황에서 이것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니, 이는 유에서 무를 보는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보는 특별한 눈을 가질 때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따라서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보는 특별한 눈을 지닌 영성인은, 어떤 때는 무에서 유를 보며 미소 짓고, 또 어떤 때는 유에서 무를 보며 미소 짓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을 보는 특별한 눈을 가지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특별한 눈을 하나님의 은총에 대한 믿음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만약 자신에게 걱정이나 두려움이 있다면 그건 믿음이 없거나 부족한 상태입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하여 우리에게 익숙한 생각이 있습니다. 곧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걱정이 없을 수 있어.’ 하는 생각입니다. 더 나아가 ‘이런 상황에서 믿음을 가지면 걱정이 사라진다는 건 말장난에 지나지 않아.’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지금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 뻔한데, 믿음이라는 게 끼어들 틈이 어디 있느냐고 생각하게 되는 겁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뻔해 보이는 그 상황이 눈앞에 보이는 나무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름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숲이 그 나무 뒤에 있음을 모르는 겁니다. 그 숲을 보는 특별한 눈이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얼마 전에 꿈을 꾸었습니다. 가족이 있는 집에서 나와 사람들과 어딘가로 갔습니다. 그들과 시간을 보내다가 때가 되어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습니다. 집을 나올 때의 역순으로 걸어가면 될 거 같은데, 도무지 집을 찾을 수가 없는 겁니다. 그래서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 보는 등, 눈에 보이는 모든 길을 샅샅이 훑으며 집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집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미로에 갇혀 헤매는 것이었습니다. 절망스러운 느낌이었습니다. 더는 가망성이 없어 보이는 순간, 저는 갑자기 하늘로 날아올랐습니다. 그리고 그 미로 위를 유유히 날아가는데, 어디선가 어머니와 누나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목소리가 나는 집으로 날아가니, 집 안에 어머니와 누나 그리고 동생들이 있었습니다. 집에 들어가서 가족과 만났습니다. 기분이 무척 좋았습니다.
걱정으로 사는 것은 미로에 갇혀 있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미로에 갇혀 있으니 걱정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해결책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계속 걱정하는 일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게 아닙니다.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날아오르는 것입니다. 날아오르기 전에 눈에 보이는 것은 하나의 좁은 골목길이지만, 날아오르면 미로 전체가 아래로 보입니다. 그리고 위에서 미로 전체를 내려다보게 되면, 가족의 소리가 들리는 팁이 주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날아오르는 일이 바로 믿음을 갖는 것입니다. 거꾸로 말하자면 믿음은 날아오르는 것입니다.
믿음을 갖기 전에는 자신을 가로막고 서 있는 나무 하나만 보이지만, 믿음을 갖게 되면 숲이 아래로 내려다보입니다. 그리하여 조금 전에 자신을 가로막았던 장벽 같은 나무가 실은 아무것도 아님을 알게 됩니다. 무(無) 혹은 nothing임을 알게 됩니다. 대신 울긋불긋 단풍으로 곱게 물들어가는 숲을 내려다보면서 즐길 수 있게 됩니다. 수시로 웃는 예수님을 떠올리며 “It’s good!”이라고 탄성을 지릅니다.
믿음이란 보이는 것을 믿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보이지 않는다고 믿을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믿음이라는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제아무리 앞이 꽉 막힌 듯 보이는 상황에서도 믿음을 가질 수 있음을 아시기 바랍니다.
지난 시간에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의 놀라운 은총을 철저히 믿으며, 하나님께만 소망을 두고, 오늘을 감사로 살아가는 사람이 되자고 했습니다. 그러면 어떤 상황이라 하더라도 배가 떠나가는 순간이 아니라 들어오는 순간이라고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그것에 오늘의 이야기를 보탭니다. 곧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보는 특별한 눈을 갖는 겁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보는 특별한 눈을 지닌 영성인으로서, 어떤 때는 무에서 유를 보며 미소 짓고, 또 어떤 때는 유에서 무를 보며 미소 짓는 겁니다. 또한 수시로 날아올라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아름다운 숲을 내려다보면서 탄성을 지르는 겁니다. 그런 복된 여정 되시기 바랍니다. ❉
주님,
주변 사람들이 캄캄하여 앞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절망할 때
영성인은 소망의 밝은 빛을 보며 미소 짓습니다.
곧 무에서 유를 보며 미소 짓습니다.
그런가 하면 주변 사람들이 몹시 힘겨운 상황에서 걱정하고 두려워할 때
영성인은 이것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며 미소 짓습니다.
곧 유에서 무를 보며 미소 짓습니다.
그것은 영성인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보는 특별한 눈을 지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은총을 믿는 믿음의 눈을 지니기 때문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그 복된 눈으로 하나님을 보고 세상을 보며
해맑은 미소로 살아가는 아름다운 영성인이 되도록 도와주옵소서.
늘 내 안에서 환하게 웃으시며 나를 사랑하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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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