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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산이 앙상한 가지만을 드러내 보이다가, 봄이 되면 싱싱한 푸른잎을 피워냅니다. 우리는 그런 모습을 보며 “산이 부활했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부활’이라는 말을 세 가지 의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몸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것입니다. 우리는 상식적으로 이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성서가 증언하는 예수님의 부활은 바로 이것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의 부활을 바로 이 몸의 부활로서 믿고 있습니다.
둘째는 정신이 다시 살아나는 것입니다. 적지 않은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님의 부활을 이 의미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몸은 죽었지만, 그분의 뜻이 다시 살아난 것을 예수님의 부활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셋째는 활동을 일시 중지했다가 다시 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앞의 두 경우는 몸이 죽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셋째 경우는 몸이 죽지 않았습니다. 일시적으로 죽은 듯 활동을 중지하고 있다가 다시금 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봄이 되어 “산이 부활했다.”고 말하는 것은 바로 이 경우입니다.
오늘은 이 세 번째 부활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람의 의식 상태를 세 가지 상태로 나눠서 이해합니다. 첫째는 얼음 상태(고체)이고, 둘째는 물 상태(액체)이고, 셋째는 수증기 상태(기체)입니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사람이 처음 태어날 때의 의식 상태는 액체 상태입니다. 그런데 몹시 나쁜 경험을 하게 되면, 곧 깊은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되면 그것이 고체 상태로 얼어버립니다. 의식이 고체 상태가 되면 극단적인 슬픔, 원한, 두려움 등을 드러내 보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그 때 마음이 얼어붙어 버렸어.” 라는 표현을 사용할 때가 있지 않습니까? 연산군 같은 사람은 의식이 얼어붙은 상태의 대표적인 경우가 될 것입니다. 우리들 주변에서도 의식이 얼어붙은 사람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물로 정도의 차이는 있습니다. 살얼음과 같이 살짝 얼은 상태에서부터 시작하여 쇳덩어리 같이 딱딱하게 얼어붙은 상태까지 말입니다.
여러분, 귀신의 존재를 믿으십니까? 귀신은 실제로 존재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들은 원한이나 두려움에 대한 기억, 혹은 특정한 사람이나 장소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영혼입니다. 감당할 수 없는 경험이나 충격으로 의식이 완전히 얼어버린 상태에서 죽으면 그의 영혼이 귀신이 되는 것입니다.
아무튼 이렇게 의식이 얼어버린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따뜻한 기운을 받는 일입니다. 그래야 다시 액체 상태로 바뀔 수 있습니다. 그 따뜻한 기운이란 바로 사랑입니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진심으로 사랑해 주어야 합니다. 그런 이웃을 사랑하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입니다.
얼어붙은 상태는 따스한 사랑의 힘으로 녹아집니다. 액체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액체 상태의 의식을 가진 사람은 부드럽고 수용적입니다. 그런데 물도 맑은 물이 있고 탁한 물이 있지 않습니까? 그 탁기를 제거하여 맑은 물이 되는 것이 그 수준의 과제입니다.
궁극적으로 액체 상태에서 기체 상태로까지 발전하여야 합니다. 기체 상태는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곧 세상의 환난이 그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는 진정으로 자유한 존재입니다. 그는 바람 같은 존재입니다. 그물에 걸리지 않고 어디나 자유로이 흘러갈 수 있습니다. 그는 심각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가볍고 밝습니다. 기체 상태의 의식, 이것이 우리의 궁극적 목표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로 하여금 그런 존재로 성장하도록 인도하십니다.
여기서 “의식의 부활”이라는 개념을 상정해 봅니다. 고체 상태 의식으로 살아가던 사람이 액체나, 더 나아가 기체 상태로 바뀌는 것을 부활이라고 생각해 보는 겁니다.
본문을 보겠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후, 제자들은 유대인들이 무서워서 문을 모두 닫아걸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마리아로부터 예수님이 부활하셨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지만 믿지 못하였습니다. 이들의 의식 상태는 바로 얼어 있는 상태입니다. 그 때 예수님이 나타나셨습니다.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보고 모두 기뻐하였습니다. 아마도 이들의 의식이 녹았을 겁니다.
다시 21장을 보면 베드로가 다른 제자들에게 “나는 고기를 잡으러 가겠소.” 라고 말합니다. 20장에서 예수님이 처음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을 때에,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과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낸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곧 제자들에게 사역을 명령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베드로는 사역을 향해 나가지 않고 고기를 잡으러 가겠다는 것입니다. 베드로는 원래 고기 잡는 어부였습니다. 그러다 예수님을 만나 사람을 낚는 어부로 바뀐 것입니다. 그런데 베드로가 다시 고기 잡는 어부로 돌아가겠다는 것입니다. 원점으로 되돌아가겠다는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꽁꽁 얼어 있던 의식이 조금 녹았지만 완전히 녹지는 않은 것입니다. 문을 닫아걸고 숨어 있던 상태에서 고기를 잡으러 나서는 그만큼만 녹은 것입니다. 다른 제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모두 3년 전 상태로 되돌아가 고기를 잡으려 하였습니다.
이들의 의식이 더 녹아야 했습니다. 이들은 밤새 고기를 잡으려 시도했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동틀 무렵 예수님은 바닷가에 나타나셨습니다. 하지만 제자들은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그물을 오른쪽에 던져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대로 하니 그물을 끌어올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고기가 잡혔습니다. 이 때 비로소 제자 중 한 명이 예수님을 알아보았습니다. 그 제자가 “저분은 주님이시다.” 라고 말합니다. 그 말을 들은 베드로가 그대로 바다로 뛰어내렸습니다. 그러니까 배는 지금 육지로부터 90미터쯤 바다로 와 있었던 것입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비로소 알아보고, 배가 다시 육지로 돌아갈 때까지 참지 못하고, 예수님을 1분 1초라도 빨리 만나고 싶은 마음에 바다로 뛰어내린 것입니다. 성미가 급한 베드로다운 행동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 장면은 베드로의 의식이 완전히 녹아졌음을 드러내 보이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베드로의 의식이 부활한 순간이라는 것입니다. 부활을 경험하는 순간, 베드로는 앞 뒤 가리지 않고 바다로 뛰어내린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의식의 부활을 안겨 주었습니다. 그 후 베드로는 위대한 사도가 되었습니다.
미국 보스턴의 지하 병동에 한 맹인 소녀가 격리 수용되어 있었습니다. 이 소녀는 정신질환이 너무 심해서, 사람들이 다가오면 괴성을 지르며 사납게 공격을 퍼붓고 상처를 입혔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의사들마저 이 소녀에게 “회복 불가능”을 선언하고는 독방에 가두었습니다. 그리고 소녀의 부모까지도 없었던 딸이라고 생각하고 더 이상 면회를 오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늙은 간호사가 이 소녀에게 사랑을 쏟기 시작했습니다. 소녀는 먹을 것을 주면 집어 던졌고, 말을 건네면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그러나 이 간호사는 6개월 동안을 끊임없이 관심을 보여 주었습니다. 간호사도 물론 지칠 때가 있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불가능하다고 손을 놓아버린 이 소녀, 정말 자기가 보아도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죽음마저 이기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생각하며 다시금 힘을 내어 소녀를 돌보았습니다. 결국 간호사의 지극한 사랑이 소녀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소녀는 마음 문을 열고 사랑을 받아들였습니다. 마침내 정신질환에서 완전히 해방되었고, 이어 소녀는 맹인학교를 졸업하게 됩니다.
이 소녀의 이름은 “앤 설리반”입니다. 이 소녀는 의식이 완전히 얼어 있던 상태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간호사의 헌신적인 사랑은 얼음상태의 그 의식을 조금씩 녹일 수 있었습니다. 마침내 소녀는 부활하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소녀는 나중에 “헬렌 켈러”를 세계적인 인물로 교육시킨 위대한 스승이 되었습니다. 헬렌 켈러는 모든 장애인들, 모든 절망에 빠진 사람들의 빛이 되었습니다. 곧 헬렌 켈러의 등 뒤에는 설리번의 사랑이 있었고, 설리번의 등 뒤에는 한 늙은 간호사의 사랑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늙은 간호사의 등 뒤에는 부활하신 예수님의 사랑이 있었던 것입니다.
여러분의 의식 상태는 지금 어떠합니까? 고체 상태입니까, 액체 상태입니까, 기체 상태입니까? 혹 과거의 상처로 말미암아 의식에 얼어 있는 부분이 있습니까? 미움이 있습니까? 두려움이 있습니까? 슬픔이 있습니까? 열등감으로 살아갑니까? 그런 상태로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없습니다. 그런 상태로는 자유를 누릴 수 없습니다. 그런 상태로는 하늘의 존재가 될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 자신을 맡기십시오. 그분이 여러분을 녹여주실 것입니다. 여러분을 액체 상태로 녹여주실 것이고, 더 나아가 기체 상태로까지 이끌어주실 것입니다. 작은 그리스도로서 당당하게 살게 인도하십니다. 부활하신 그분에 대한 믿음으로, 행복한 부활의 인생을 살아가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더 나아가 주변에 고체 상태로 살아가는 가여운 이웃에게 따뜻한 사랑을 꾸준히 전하여, 그이들도 부활의 인생을 살게끔 돕는 아름다운 삶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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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 
10/39 
노희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