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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돌이는 참 착한 남자입니다. 어찌나 착하던지 천사가 갑돌이에게 나타나서 특별상으로 소원을 하나 들어주겠다고 하였습니다. 잠시 생각한 갑돌이가 말했습니다. “우리 집 앞에서 하와이까지 태평양 바다를 가로질러 도로를 하나 만들어 주세요. 그 도로를 통해 승용차로 하와이 여행을 다녀오고 싶습니다.” 천사는 난색을 지었습니다. 그리고는 말했습니다. “그것 말고 다른 걸로 하면 안 되겠소?” 다시 갑돌이가 생각을 좀 하다가 말했습니다. “제가 아내와 자주 싸웁니다. 아내와 싸우지 않고 화목하게 지내는 부부가 되게 해 주세요.” 그 말을 들은 천사는 얼굴을 찡그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차라리 먼저 게 낫겠소.”
부부가 싸우지 않고 화목하게 지내도록 만드는 건, 태평양을 가로질러 하와이까지 가는 도로를 만드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는 겁니다. 그만큼 부부가 안 싸우고 지내는 일이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하나 더 짚고 지나갈 일이 있습니다. 갑돌이는 매우 착한 사람이라 하였습니다. 얼마나 착하면 천사가 특별상까지 주겠다고 하였겠습니까? 그런데 그렇게 착한 사람도 부부싸움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착한 사람도 화목하지 못한 부부생활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 말을 들으면 위로가 되는 분이 계십니까?
하나님은 당신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참 좋아하셨습니다. 그 사람은 남자였습니다. 그런데 남자가 혼자 있는 것을 좋지 않게 생각하셨습니다. 그래서 남자의 갈빗대 하나를 뽑아서 그걸로 여자를 만드셨습니다. 그리하여 남자와 여자가 함께 살도록 하셨습니다.
1960년대에 권혜경씨가 부른 <호반의 벤치>라는 노래의 가사를 읽어드리겠습니다. <내님은 누구일까 어디 계실까 무엇을 하는 님일까 만나보고 싶네 신문을 보실까 그림을 그리실까 호반의 벤치로 가봐야겠네> 2절에서는 이렇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갸름한 얼굴일까 도둠한 얼굴일까 호반의 벤치로 가봐야겠네>
누군지 알 수 없는 자신의 짝에 대한 그리움이 잔뜩 배어 있는 노래입니다. 혼인하지 않은 남녀는 모두 이와 똑같은 마음일 겁니다. 본문에서 남자도 이와 같은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여자를 만들어 남자 앞에 데리고 오자, 남자는 몹시 기뻐하며 이렇게 외쳤습니다. “이제야 나타났구나, 이 사람!” 이 말에서 남자가 여자를 얼마나 그리워하고 기다렸는지를 알 수 있지 않습니까?
남자만 여자를 그리워하고 기다리는 것이 아닙니다. 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자신의 짝을 그리워하고 기다리다가 마침내 만나서 혼인을 합니다. 더러 예외적인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혼인식을 가지며 천하를 얻은 듯이 기뻐합니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대부분의 부부가 싸웁니다. 부부가 싸우지 않고 화목하게 지내는 일은, 태평양을 가로질러 하와이까지 도로를 내는 일보다 더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인류 최초의 부부였던 아담과 하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3장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선악과를 따먹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담에게 먹지 말라 한 선악과를 왜 먹었느냐고 물으십니다. 그러자 아담은 하와 핑계를 댑니다. 그 때 하와의 마음이 어떠했겠습니까? 처음에 자신을 본 남편은 천하를 얻은 듯이 기뻐하였습니다. 그런데 며칠이나 지났다고 자신의 허물을 덮어주기는커녕 모든 것이 자신의 탓이라고 하나님께 말합니까? 이런 비겁하고 옹졸한 남편에 대해 화가 나지 않겠습니까? 이런 남편과 싸우지 않고 어떻게 화목하게 지낼 수 있겠습니까? 이렇게 보면 부부가 싸우는 일은 인간이 만들어진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던 운명인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부부가 싸우지 않고 화목하게 지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싸우지 않고 화목하게 지내는 부부가 많지는 않아도 있습니다. 그런 부부들은 단순히 부부 금실이 좋아서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그런 부부들은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남녀 간의 사랑은 노력만으로 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노력하면 분명히 관계가 좋아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노력을 위해 매우 중요한 사실 하나를 알아야 합니다. 그것은 자녀의 문제입니다.
남녀가 혼인을 하면 대개는 자식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모든 부부는 예외 없이 자기 자식이 훌륭한 사람으로 잘 자라나기를 바랍니다. 그래 아이 양육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제가 자라날 때와 요즘을 비교해 보면, 요즘의 부부들은 정말 아이 양육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그런 변화의 원인에는 우리의 경제적 수준이 예전에 비해 크게 향상된 것도 있겠고, 또한 아이 양육에 대한 중요성을 부모가 예전에 비해 더 많이 알게 된 것도 있겠습니다. 아무튼 요즘의 부부들은 아이 양육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그런데 아이 양육과 관련하여 참으로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부모의 관계 문제입니다. 곧 엄마 아빠가 자주 싸우는 것을 보고 자란 아이와 엄마 아빠가 화목한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는, 성인이 되어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입니다. 엄마 아빠가 자주 싸우는 모습을 보며 자란 아이는 많은 문제를 가질 수 있습니다. 부부가 자주 싸운다면, 좋은 양육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도 효과가 크지 않습니다. 반대로 엄마 아빠의 화목한 모습을 보며 자란 아이는 좋은 품성을 지닌 사람이 됩니다. 거기에 좋은 양육마저 보태진다면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이 양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가 싸우지 않고 화목한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물론 여기 유전적인 변수가 따로 있습니다. 유전적으로 건강한 마음을 타고나 아이는 환경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환경의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자,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부부가 싸우지 않고 화목하게 지내기 위해 좀더 노력하게 되지 않을까요? 이런 사실을 알고도 아이 앞에서 싸우지 않고 화목하게 지내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이는 나쁜 부모라 하겠습니다. 이런 사실을 알고도 안 싸우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고 좋은 양육을 위한 노력만 기울인다면, 이는 어리석은 부모라 하겠습니다.
18절을 함께 읽겠습니다. <남자가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그를 돕는 사람, 곧 그에게 알맞은 짝을 만들어 주겠다.> 하나님께서 남자 혼자 있는 것을 보시며 그를 돕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셨습니다. 남자가 혼자서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힘든 일이고, 그래서 그를 돕는 파트너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신 겁니다. 그러므로 여자는 남자를 돕는 역할을 갖고 있는 겁니다.
이 자리에 앉아 있는 아내들에게 물어보겠습니다. 여러분이 혼인을 할 때 남편을 돕겠다는 생각을 얼마나 하셨습니까? 지금 여러분은 남편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얼마나 하고 계십니까? 아내로서 남편을 돕는 일이 여러분에게 주어진 매우 중요한 몫이라는 사실을 얼마나 깨닫고 계십니까? 이 물음에 아주 만족할 만큼은 아니어도 긍정적인 대답을 하실 수 있습니까? 그렇다면 여러분은 일단 합격입니다. 만약 긍정적인 대답을 하실 수 없다면 여러분은 아내로서 불합격 판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혹시 그러면서 남편의 부족한 면만 보지는 않습니까? 그렇다면 여러분은 지금 잘못된 길을 걷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그 길을 계속 걷게 되면 여러분 자신도 불행해질 것이고, 여러분의 남편도 불행해질 것이고, 더 나아가 사랑하는 여러분의 자녀들에게도 불행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배우자를 돕는 일이 아내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남편도 역시 아내를 도와야 합니다. 본문의 말씀을 아내에게만 해당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을 곡해하는 일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이 자리에 앉아 있는 남편들에게 물어보겠습니다. 여러분이 혼인을 할 때 아내를 돕겠다는 생각을 얼마나 하셨습니까? 지금 여러분은 아내를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얼마나 하고 계십니까? 남편으로서 아내를 돕는 일이 여러분에게 주어진 매우 중요한 몫이라는 사실을 얼마나 깨닫고 계십니까? 이 물음에 아주 만족할 만큼은 아니어도 긍정적인 대답을 하실 수 있습니까? 그렇다면 여러분은 일단 합격입니다. 만약 긍정적인 대답을 하실 수 없다면 여러분은 남편으로서 불합격 판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혹시 그러면서 아내의 부족한 면만 보지는 않습니까? 혹시 그러면서 아내가 자신을 제대로 돕지 않는다고 불만을 갖고 있습니까? 그렇다면 여러분은 지금 잘못된 길을 걷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그 길을 계속 걷게 되면 여러분 자신도 불행해질 것이고, 여러분의 아내도 불행해질 것이고, 더 나아가 사랑하는 여러분의 자녀들에게도 불행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서로 동시적으로 상대방을 도와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아내는 남편을 도우려고 최선을 다하는데 남편은 도움을 받으려고만 한다든지, 혹은 그 반대의 경우가 되면 안 되는 것입니다. 최선을 다하는 쪽에서 상대방으로부터 그에 상응하는 배려를 받지 못하게 되면, 어느 정도 하다가 지치기 십상입니다. 일반적인 관계에서는 어느 한 쪽만의 일방적 사랑이 가능하지만, 부부관계에서는 어느 한 쪽만의 일방적 사랑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앞의 갑돌이 이야기에서 갑돌이가 매우 착한 사람이었다고 했습니다. 그가 어떻게 행동했기에 그토록 착한 사람이라고 평가받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일반적 타인에게 아무 대가 없이 헌신적 사랑을 베푸는 사람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자기 아내와는 몹시 싸우며 지냈다 했습니다. 이는 갑돌이 같은 사람도 부부관계에서는 아무 대가 없이 헌신적 사랑을 베풀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해 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사람은 일반적 타인에게는 전적으로 이타적 사랑을 베풀 수 있지만, 부부관계에서는 전적으로 이타적 사랑을 베풀 수 없고 이기성을 지닐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곧 인간은 높은 수준이 되면 다른 모든 사람에게는 사랑을 받지 않고 사랑을 베풀기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 한 사람, 바로 자신의 배우자에게는 사랑을 받지 않고 사랑을 베풀기만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성자가 아닌 이상에는 말입니다. 만약 자신의 배우자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하게 되면, 그 사랑을 충족시키기 위해 밖으로 시선을 돌리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부부가 상대방을 돕는 일은 반드시 동시적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자신은 상대방을 돕지 않고 자신만 도움을 받으려 한다면, 자신은 상대방에게 사랑을 베풀지 않고 무시하면서 상대방으로부터만 사랑과 존중을 받으려 한다면, 그것은 실현불가능한 일이 됩니다. 상대방이 처음에는 자신을 일방적으로 도울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상대방이 지치기 마련입니다.
여러분의 자녀가 잘 자라나기를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우선 여러분의 배우자를 존중하고 도우십시오. 설령 배우자에게 어떤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자녀 앞에서 싸우지 마십시오. 서로 배우자를 존중하고 도우려 하면 화목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자녀가 자라나도록 하십시오. 많은 돈을 들여 여기저기 학원을 보내고, 자녀가 원하는 것을 다 들어주고, 수시로 좋은 곳으로 여행을 시켜주는 일보다, 부모가 화목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는 사실을 아십시오. 여러분의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 자녀에게 충분한 물질적 지원을 하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십니까? 염려 마십시오. 대신 부부가 화목하게 지내도록 노력하십시오. 엄마 아빠가 화목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잘 자라날 수 있으니까요.
자녀를 위해서 부부가 싸우지 않고 화목하게 지내게 되면, 부부 자신들도 행복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행복한 가정을 꾸리게 될 것입니다. 행복한 가정을 위해 많은 돈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행복한 가정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부부가 서로 상대방을 존중하며 도우려는 마음입니다.
이번 주간은 고난주간입니다. 예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는데, 그 사랑을 기념하는 주간입니다. 에베소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아내 된 여러분, 남편에게 하기를 주님께 순종하듯 하십시오. 남편 된 여러분, 아내를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셔서 교회를 위하여 자신을 내주심 같이 하십시오. 남편은 자기 아내를 자기 몸 같이 사랑하고, 아내도 자기 남편을 존중하십시오.> 곧 주님께서 당신의 몸을 바쳐 우리를 사랑하시듯 자신의 배우자를 사랑하라 하십니다. 그 거룩한 주님을 대하듯 자신의 배우자를 존중하라 하십니다. 이 고난주간에 서로 자신의 배우자를 더욱 존중하고 돕고 사랑하기를 결심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주님의 고난으로 뿌려진 그 숭고한 사랑의 씨앗이 여러분 가정에서 행복의 열매로 맺혀지기를 축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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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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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담
전현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