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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탤런트 백일섭 씨가 탤런트 사미자 씨 부부와 함께 제주도로 여행을 갔습니다. 제주도에 도착하여 식사하던 중 어떤 얘기 끝에 백일섭 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예전에 사업을 크게 했는데 하는 것마다 말아 먹었다. 그래도 빚진 적은 없다. 빚이 생기면 집 팔아서 싹 다 갚았다.” 그러면서 “오히려 돈을 많이 떼였는데, 1980~90년대에 못 받은 돈이 한 9억 원 된다. 제일 믿었던 놈들한테 돈을 떼였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아픈 과거를 털어놓으면서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묻어버린 아픔이다.”
하는 사업마다 실패한 조건에서 9억 원을 떼였다면 그 아픔이 몹시 깊었을 겁니다. 그런데 그 아픔을 묻어버렸다고 합니다. 그 말은 아픔을 잊어버렸다는 뜻일 겁니다. 그래서 이제는 그다지 고통스럽지 않다는 뜻일 겁니다.
우리도 살아가다 보면 종종 큰 아픔을 겪게 됩니다. 그런데 그 아픔을 계속 부둥켜안고 살아간다면 하루하루가 퍽 고통스러울 겁니다. 그래서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 그 아픔을 잊어버려야 합니다. 달리 말하자면 그 아픔이 치유되어야 합니다. 아픔이 치유되면 더는 고통스럽지 않게 됩니다. 그런데 고통스럽지 않은 것과 기쁜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아픔이 치유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기쁨이 생겨나야 합니다. 오늘 그 문제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야곱이 두 손자를 축복합니다. 맏아들은 므낫세이고 둘째 아들은 에브라임입니다. 요셉은 므낫세를 야곱의 오른쪽에 서게 하고 에브라임을 왼쪽에 서게 하였습니다. 야곱이 오른손을 므낫세의 머리에 얹고 왼손을 에브라임의 머리에 얹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것이 관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야곱은 팔을 X자 형태로 내밀어서 오른손을 자기 왼쪽에 있는 에브라임의 머리에 얹고, 왼손을 자기 오른쪽에 있는 므낫세의 머리에 얹었습니다. 그러자 요셉은 아버지가 실수하는 거로 생각하고, 에브라임의 머리에 얹어진 아버지의 오른손을 므낫세의 머리로 옮기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야곱은 요셉의 뜻을 거절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에브라임이 둘째 아들인 줄 알지만, 그에게 맏아들의 권리를 부여하려는 거라고 분명히 말합니다. 왜냐하면 장차 에브라임의 후손이 므낫세의 후손보다 훨씬 크게 될 거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야곱이 장차 에브라임 지파가 가장 큰 세력을 이루게 될 거라는 사실을 아는 것은, 어떤 형태로든 하나님이 그 사실을 야곱에게 알려 주셨을 겁니다. 하지만 에브라임에게 맏아들의 권리를 부여한 것은, 하나님의 뜻인지 야곱의 판단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쨌든 야곱이 관습을 어기고 둘째 아들인 에브라임에게 맏아들의 권리를 부여한 것은, 에브라임 지파가 가장 큰 세력을 이룰 것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 문제를 다른 차원에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요셉이 첫째 아들을 낳고 “하나님께서 나의 온갖 고난과 아버지 집 생각을 다 잊어버리게 하셨다.”하면서 그 이름을 므낫세라고 지었습니다. 요셉의 말은 하나님이 고난으로 말미암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주셨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므낫세는 ‘잊게 하다’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둘째 아들을 낳고서는 “고생하던 이 땅에서 하나님께서 내가 풍성한 열매를 맺도록 도와주셨다.”하면서 그 이름을 에브라임이라고 지었습니다. 에브라임은 ‘갑절로 열매를 맺다’라는 뜻입니다.
두 아이의 이름이 뜻하는 ‘잊게 하다’와 ‘갑절로 열매를 맺다’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고난을 잊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고난을 잊는다는 것은 고난으로 인한 아픔과 상처가 치유되었다는 뜻입니다. 고난을 잊지 못하면 고난으로 인한 아픔과 상처를 계속 끌어안고 살아가게 됩니다. 그러면 과거에 겪은 고난이 현재에도 계속 이어지게 됩니다. 과거에 겪은 고난을 계속 되새김질하며 고통을 이어가게 됩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고난을 잊어야 합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백일섭 씨처럼 고난을 묻어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고난을 확실히 잊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하나님에 의해 치유를 받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 안에 푹 잠겨서 살면 아픔과 상처를 치유 받을 수 있습니다. 요셉이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불행하지 않다고 행복한 건 아닙니다. 그러니까 세 개의 상태가 있는 겁니다. 첫 번째는 불행한 상태이고, 두 번째는 불행하지 않은 상태이고, 세 번째는 행복한 상태입니다. 고난을 잊게 된 상태는 두 번째의 불행하지 않은 상태라고 하겠습니다. 첫 번째의 불행한 상태보다는 훨씬 나은 상태이지만 우리의 목표는 그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목표는 세 번째의 행복한 상태입니다. 그러므로 우선 고난을 잊은 상태에 이르고, 이어서 기쁨을 얻는 상태로 나아가야 합니다.
에브라임이 ‘갑절로 열매를 맺다’라는 뜻이라고 했습니다. 갑절로 열매를 맺을 때 우리는 기쁨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열매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습니다. 마음 차원의 열매와 물질 차원의 열매입니다. 마음 차원의 열매는 무엇입니까? 마음이 더 고요해지고, 더 평화로워지고, 더 온유해지는 겁니다. 타인을 더 관대하게 대하고, 더 사랑스러움으로 대하고, 더 친절하게 대하는 것입니다. 물질 차원의 열매는 무엇입니까? 재산이 늘어나고, 사업이 잘 운영되고, 추진하던 무언가에 성공하는 것 등입니다. 마음 차원의 열매와 물질 차원의 열매 중에서 더 중요한 것은 마음 차원의 열매입니다. 마음 차원의 열매 없이 물질 차원의 열매만 맺으면 진정한 기쁨은 생겨나지 않습니다. 반대로 마음 차원의 열매가 풍성하면, 비록 물질 차원의 열매가 부족하더라도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음 차원의 열매든 물질 차원의 열매든 열매를 풍성히 맺을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은 하나님의 은총을 받는 것입니다. 역시 요셉이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므낫세는 ‘잊게 하다’라는 뜻이고, 에브라임은 ‘갑절로 열매를 맺다’라는 뜻이라고 했습니다. ‘잊게 하다’는 두 번째의 불행하지 않은 상태이고, ‘갑절로 열매를 맺다’는 세 번째의 행복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에브라임의 뜻이 므낫세의 뜻보다 더 높은 상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둘째 아들인 에브라임에게 맏아들의 권리가 부여된 것은, 에브라임의 뜻이 더 높은 상태임에 대한 상징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갑절로 열매를 맺을 때 곧 풍성한 열매를 맺을 때 기쁨을 얻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열매를 맺기 전에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감사하는 것입니다. 아직 마음 차원의 열매가 온전히 맺히지 않았지만, 물질 차원의 열매가 부족하더라도 우리는 감사할 수 있습니다.
성경은 범사에 감사하라고 합니다. 모든 일에 감사하라고 합니다. 곧 향기로운 봄철에 감사하지만 외로운 가을날에도 감사합니다. 응답하신 기도에 감사하지만 거절하신 것도 감사합니다. 길가의 장미꽃에 감사하지만 장미꽃 가시에도 감사합니다. 기쁨에 감사하지만 슬픔에도 감사합니다. 이런 감사가 마음만 먹으려 가능합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는 젊은 시절 백인들의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민 불복종 운동을 주도하다가 종신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는 바다 한가운데 있는 교도소의 좁은 독방에서 살았습니다. 그 안에서도 그는 모진 고문에 시달리며 강제 노역을 했습니다. 수감 기간 큰아들이 죽었지만 아들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1990년 2월 11일 자유의 몸이 되었습니다. 28년 만에 출옥한 것입니다. 그의 나이 72세 때였습니다. 사람들은 궁금했습니다. 장장 28년 동안이나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다가 풀려났으니 분노가 쌓여 암에라도 걸리지 않았을까? 폐인처럼 되지 않았을까? 휠체어나 구급차를 타고 출소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그 모든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그는 아주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당당히 교도소 문을 걸어 나왔습니다. 취재기자들이 한목소리로 질문을 던졌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5년만 수감생활을 해도 거의 폐인이 되어서 나오는데, 28년 동안이나 계셨는데 어찌 이렇게 건강하십니까?” 환한 미소를 머금은 넬슨 만델라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교도소에서 언제나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하늘을 보고 감사하고, 땅을 보고 감사하고, 물을 마시며 감사하고, 음식을 먹으며 감사하고, 강제노동할 때도 감사했습니다. 늘 감사했기 때문에 건강을 지킬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넬슨 만델라는 억울하고 고된 옥살이를 하면서도 늘 감사했습니다. 우리도 마음만 먹으면 넬슨 만델라처럼 범사에 감사할 수 있습니다. 아직 마음 차원의 열매가 온전히 맺히지 않았지만, 물질 차원의 열매가 부족하더라도 감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감사가 마음 차원의 열매를 맺는데 중요한 도구로 작용합니다. 마음 차원의 열매를 맺으면 감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감사하면 마음 차원의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서 마음 차원의 열매가 원인이 되어 감사의 결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의 감사를 ‘결과성 감사’라고 표현하겠습니다. 이러한 결과성 감사가 일반적인 모습입니다. 그런데 감사가 원인이 되어 마음 차원의 열매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 경우의 감사를 ‘원인성 감사’라고 표현하겠습니다.
결과성 감사는 조건적인 감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원인성 감사를 무조건적 감사라고 하겠습니다. 우리의 행복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은 원인성 감사인 무조건적인 감사입니다. 이 무조건적인 감사가 마음 차원의 열매를 맺게 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무조건적인 감사가 원인이 되어 마음 차원의 열매를 맺게 됩니다. 그러면 그 열매로 인해 기뻐하며 감사하게 됩니다. 그것이 결과성 감사라 해도, 그 감사 역시 또 다른 마음 차원의 열매를 낳습니다. 그래서 또 기뻐하며 감사합니다. 이렇게 감사와 열매 맺음의 기쁨이 선순환으로 이어집니다. 이런 선순환이 이어지다 보면 물질 차원의 열매도 생겨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선순환은 더욱 강화되어 신나게 펼쳐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무조건적인 감사는 우리가 지녀야 할 가장 소중한 마음 자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감사와 열매 맺음으로 인한 기쁨의 선순환을 낳기 때문입니다. 그 복된 선순환의 거룩한 씨앗이 무조건적인 감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 무조건적으로 감사하는 마음이 날로 민감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어떤 일을 만나더라도 하나님의 뜻으로 여기며 감사하기를 바랍니다. 형제에게 좋은 것을 거저 주고서도 감사하기를 바랍니다. 아침에 감사하며 눈을 뜨고 밤에 감사하며 잠들게 되기를 바랍니다. 호흡하듯 감사하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늘 감사의 향기 속에서 살아가는 복된 삶 되기를 바랍니다. ❉
주님,
어떤 일로 마음이 어두운 상태였다가도
어떤 연유로든 감사하게 되면 순식간에 마음이 밝아집니다.
감사는 어둠을 몰아내는 빛과 같습니다.
어둠은 불행이고 빛은 행복입니다.
그래서 감사하는 순간은 행복한 순간입니다.
한편 좋은 일이 생겨 기쁨을 느끼더라도 감사하지 않을 수 있는데
감사가 빠진 기쁨에는 빛이 희미해서 충만한 행복감을 느낄 수 없습니다.
기쁨이 감사와 결합할 때 비로소 충만한 행복감을 느끼게 됩니다.
아니, 좋은 일로 인한 기쁨이 없더라도 감사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낍니다.
그러니 호흡하듯 감사하는 생활은 늘 행복합니다.
또한 그 감사가 원인이 되어 열매 맺는 기쁨을 얻게 되니
무조건적인 감사는 행복을 위한 소중한 씨앗입니다.
오늘 추수감사절 예배가 그런 감사가 자신 안에 뿌리내리는 시간이 되기 바랍니다.
이 모든 말씀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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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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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