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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11월 19일자 매일신보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실렸습니다. 조금 쉬운 말로 풀어서 읽어드리겠습니다. “순창 지방은 풍수 병충해로 그때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대흉작을 당하였다. 그런데 정읍에 사는 이병준 씨가 소작인의 요망대로 협정한 소작료에서 논의 소작료는 1할, 밭의 소작료는 4할 이상을 감면하여 주었다. 그리하여 소작인들의 지주 이병준 씨에 대한 칭송이 자자하다.”
당시 지주와 소작인 사이에 소작료를 둘러싼 갈등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소작인들은 하소연을 해보고, 안 되면 집단적 투쟁방법인 소작쟁의에 돌입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주들은 보다 많은 이익을 내어 천석꾼이 되고 만석꾼이 되기 위해, 소작료를 틈만 나면 이런 저런 구실로 올리려 하였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소작료를 내려주는 지주가 있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요즘 말로 하면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월세를 깎아준 것입니다. 본문에 나오는 내용은 이 이야기와 비슷합니다.
기근이 심해지니 온 세상에 먹거리가 떨어졌습니다. 사람들은 돈과 집짐승과 밭을 차례로 팔아 먹거리를 사 갔습니다. 이리하여 이집트의 땅이 대부분 국유화되었습니다. 그러자 요셉은 사람에게 씨앗을 주면서 밭에 뿌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곡식을 거두면 1/5은 바로에게 바치고, 4/5는 본인이 가지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백성들이 말했습니다. “어른께서 우리의 목숨을 건져 주셨습니다. 어른께서 우리를 어여삐 보시면, 우리는 기꺼이 바로의 종이 되겠습니다.”
우리나라의 소작료는 예나 지금이나 절반쯤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절반에 못 미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1894년에 일어난 동학혁명도 근본 원인은 지나친 소작료 때문이었습니다. 또 1923년에 일어난 유명한 암태도 소작쟁의도 지주인 문재철이 7~8할의 소작료를 받아 일어난 사건입니다. 사정이 이러한데 소작료를 2할만 받겠다고 하니 요셉에 대한 칭송이 자자했던 겁니다. 개역성경은 25절을 이렇게 번역했습니다. “주께서 우리를 살리셨사오니 우리가 주께 은혜를 입고 바로의 종이 되겠나이다.” 요셉이 자기네를 살렸다고 고백합니다.
지난 시간에 백성들과 요셉의 관계가 우리와 예수님의 관계를 닮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주님이 자신을 살리셨다고 고백합니다. 그러니까 요셉은 백성들을 살렸고, 주님은 나를 살리셨습니다. 오늘은 이를 우리 자신에게 적용해 보겠습니다. 곧 요셉을 자기 이름으로 바꾸는 겁니다. 그러면 이런 문장이 됩니다. “000, 당신이 나를 살렸습니다.” 누군가가 내게 이렇게 말한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셋 중의 하나의 모습을 지니게 됩니다. 첫째는 살리는 사람이고, 둘째는 죽이는 사람이고, 셋째는 이도 저도 아닌 그 중간에 해당하는 사람입니다. 요셉처럼 살면 나는 이웃을 살리는 사람이 됩니다. 반대는 이웃을 죽이는 사람입니다. 암태도 소작쟁의의 지주 문재철 같은 사람입니다. 죽인다는 표현이 좀 거칠게 느껴지니 표현을 바꾸겠습니다. 곧 나와 관계를 맺는 사람들을 힘들게 하거나 그들에게 스트레스를 안겨주는 사람입니다. 그 둘의 가운데에는 살리는 것도 아니고 힘들게 하는 것도 아닌 평범한 사람입니다.
이를 주변 사람들 입장에서 보겠습니다. 그러면 여러분을 자신을 살리는 존재로 생각하는 사람과, 스트레스를 안겨주는 존재로 생각하는 사람과, 그저 평범한 존재로 생각하는 사람으로 나뉩니다. 편의상 여러분을 자신을 살리는 존재로 생각하는 사람을 A라고 하고,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안겨주는 존재로 생각하는 사람을 B라고 하고, 이도저도 아닌 중간쯤으로 생각하는 사람을 C라고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배우자, 다른 가족, 직장 동료, 교인, 지인 등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들 중에서 어떤 사람이 가장 많을 거 같습니까? A입니까 B입니까 C입니까? A 곧 여러분을 자신을 살리는 존재로 생각하는 사람이 가장 많다면, 여러분은 지금 아주 잘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B 곧 여러분을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안겨주는 존재로 생각하는 사람이 가장 많다면, 여러분은 지금 퍽 부족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물론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나만 잘살면 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오늘 우리의 주제와 다른 문제입니다. 사람들이 나를 비난하더라도 개의치 않고 담담하게 살아가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의 주제는 그런 경우가 아니라, 사람들이 나 때문에 힘들어 하는 겁니다. 내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겁니다. 또 A는 별로 없고, C 곧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아무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바람직한 모습은 아닙니다. 그래서 점점 A가 늘어가는 것을 목표로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A가 점점 늘어갈 수 있을까요? 달리 말해서 어떻게 하면 내가 사람을 살리는 존재로서 살아갈 수 있을까요? 먼저 알아야 할 것은 내 힘만으로는 그 일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아는 겁니다. 성령의 도움을 받아야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아는 겁니다. 따라서 시시때때로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그런 도움을 전제로 하여 그릇된 자아개념을 올바른 자아개념으로 바꿔야 합니다. 그릇된 자아개념이란 자신을 죄인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리고 죄인이라는 생각은 다양한 변종의 그릇된 자아개념을 낳습니다. 예컨대 나는 부족하고 연약하다, 내가 밉고 싫다 등입니다. 그런 그릇된 자아개념을 올바른 자아개념으로 바꿔야 합니다. 곧 나는 하나님의 귀한 자녀로서 부족함이 없고 사랑스러운 존재다, 나는 빛이다 등입니다. 바꾸는 방법은 성령을 마음에 떠올리려 올바른 자아개념을 틈나는 대로 확언하는 겁니다. 꾸준히 반복하면 성령께서 조금씩 자아개념을 바꿔 주십니다.
자아개념을 바꿔 가는 한편, 주변 사람들을 틈나는 대로 축복하는 것입니다. 축복하는 방법은 그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하는 겁니다. “내 안에 계신 하나님이 당신 안에도 똑같이 계십니다. 그대는 나와 똑같이 하나님의 귀한 자녀로서 부족함이 없고 사랑스러운 존재입니다. 그대는 빛입니다.”
4년 전쯤의 일입니다. A 씨는 청주시 용암동의 5층짜리 건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건물주인 B 씨한테서 문자 한 통을 받았습니다. B 씨는 문자에서 “요즘 메르스 여파로 장사가 안 돼 힘드시죠? 사장님의 고통을 분담하겠습니다. 6월 한 달 월세는 반만 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이 건물의 세입자 7명 전체가 똑같은 내용의 문자를 받았습니다. 세입자 C 씨는 “명절 때 고향 잘 다녀오라고 선물까지 신경 써주는 건물주는 처음”이라며 칭찬했습니다. B 씨는 건물이 지어진 지 20년이 지났지만 지금껏 월세를 한 번도 올린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그는 세입자들에게 착한 집주인 아저씨로 통했습니다. B 씨는 오히려 더 깎아주지 못해 세입자들에게 미안해했습니다.
앞에서 순창 지방에서 소작료를 감면해준 지주 이병준 씨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이병준 씨나 월세를 깎아준 건물주인 B 씨는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땅이나 건물을 갖고 있어야만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지난 7월 5일 오후 9시, 서울 지하철 사당역에 진입하는 4호선 오이도행 열차 안에서 다음과 같은 기관사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타고 흘러나왔습니다. “오늘 하루 얼마나 힘드셨나요. 힘든 일과 걱정이 있다면 모두 차에 두고 가세요. 빗자루로 쓸어 종착역 저편에 가져다 버리겠습니다.” 이 방송은 “나를 울린 기관사의 한마디”라는 이름으로 인터넷에 퍼졌습니다. “최고의 비타민, 피로 해소제다.” “타고 싶다. 그 지하철” 같은 댓글이 달렸습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정훈 기관사. 정씨는 복잡한 출근길 승객들에게는 여유를 주문합니다. “고개를 들어 맑은 하늘을 잠시 쳐다보면 어떨까요?” 하는 식입니다. 물론 전철이 지하에서 지상으로 나갈 때 방송합니다. 매일 아침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4호선을 탄다는 이준영(25)씨는 “정훈 기관사 팬이다.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반가운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말했습니다.
정훈 기관사는 돈 들이지 않고 사람들을 살리는 일을 매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의 행동은 사람들 눈에 띄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 눈에 띄지 않고도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틈나는 대로 성령과 결합하여 사람들을 축복하는 겁니다.
문제의 본질은 마음에 있습니다. 만약 형제를 사랑하고 축복하는 마음 없이 겉으로만 형제에게 친절한 행동을 하려 한다면 그것은 한계를 지닙니다. 겉으로 형제에게 친절한 행동을 하는 것은 결과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원인은 마음 차원에서 진심으로 형제를 사랑하고 축복하는 것입니다. 원인이 분명하면 결과는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원인 없는 결과를 만들려고 하면 그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지난 시간에 <가시나무 새>의 노랫말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램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이런 사람이 바로 이웃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삶을 살아가는 겁니다. 이런 사람은 이웃에게 친절한 행동을 하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안 될 일입니다. 우선 마음이 정리가 되어야 합니다. 곧 친절한 마음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친절한 마음을 위해 자아개념을 바꿔 가는 한편, 주변 사람들을 틈나는 대로 축복하는 겁니다. 특히 자신을 힘들게 하는 사람,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안겨주는 사람을 축복하는 겁니다.
사람을 살리는 일은 그 자체로 행복합니다. 그것은 성령의 역사로 가능하기에 성령으로 인해 행복해지는 겁니다. 그러므로 지금은 사람을 살리는 비율이 낮다 하더라도 곧 주변 사람이 B나 C가 대부분이라 하더라도, 사람을 살리는 일을 곧 A가 늘어가는 것을 목표로 세우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일입니다.
<자신을 죽이고, 주님과 동행하며, 사람을 살리는 사람>이라는 제목의 책이 있습니다. 그 책을 저는 못 읽어봤습니다. 하지만 제목이 참 좋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핵심이 들어있습니다. 이 말을 조금 바꿔서 보면 나의 에고를 죽이고, 주님과 동행하는 사람은, 형제를 살리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가 됩니다. 그것이 여러분의 모습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여러분이 주님께 감싸여 살아가게 되고, 그리하여 점점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이 되기를 바랍니다. ❉
주님,
나를 살리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크나큰 은총입니다.
한편 나는 이웃에게 어떤 존재인지를 헤아려 봅니다.
만약 누군가를 힘들게 하는 일이 많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면
자신의 삶을 깊이 반성합니다.
그리하여 내가 누군가를 살리는 삶을 꿈꿔봅니다.
그 꿈이 이뤄지도록 도와주옵소서.
또한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그릇된 자아개념을 올바른 자아개념으로 바꿔나가고
또한 모든 형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특히 나를 힘들게 하는 형제에게 축복을 전합니다.
그리하여 나로 인해 희망과 웃음을 갖는 사람이 늘어나고
그리하여 나의 삶이 점점 행복해지도록 인도하여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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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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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