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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어떤 현인이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첫째 내가 나를 위하지 않는다면 누가 나를 위하랴? 둘째 내가 나만을 위한다면 나는 도대체 무엇인가? 셋째 지금이 아니라면 언제 할 것인가?>
첫 번째 말을 음미해 봅니다. “내가 나를 위하지 않는다면 누가 나를 위하랴?” 단순한 말이지만 이걸 우리가 잘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이런 모습이 있습니다. 자기는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지 않으면서, 남이 자기를 사랑해 주기를 바라는 겁니다. 자기를 사랑하는 일은 몸과 마음과 영혼의 모든 영역에서 골고루 이뤄져야 합니다. 건강을 위해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은 몸을 사랑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매사에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은 자신을 학대하는 모습입니다. 또한 영혼의 성장을 위해 에너지를 사용해야 합니다. 영혼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것, 이는 가장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 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자기 사랑을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서, 남이 나를 사랑해 주기만을 바란다는 겁니다. 자기 스스로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 남을 통해 자기 사랑을 충족시키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는 결코 자기 사랑이 이뤄지지 않습니다.
어떤 위대한 스승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A라는 사람이 찾아와서 질문을 하였습니다. “신은 있지요?” 스승은 그 질문을 하는 A의 속을 꿰뚫어 보고 답했습니다. “신은 없다.” 다음날 B라는 사람이 찾아와서 비슷한 질문을 하였습니다. “신 같은 건 없지요?” 스승은 역시 그 질문을 하는 B의 속을 꿰뚫어 보고 답했습니다. “신은 있다.” 그 사람이 돌아간 다음에 스승의 제자가 답답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습니다. “질문이 있습니다. 아니, 어제 A에게는 신이 있다고 하시고, 오늘 B에게는 신이 없다고 하십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스승이 제자의 눈을 한참이나 보다가 대답했습니다. “너도 네 자신의 질문이 있으면 질문을 하라. 네 실존이 걸린 질문을 하라. 방금 네가 한 질문은 질문이 아니다. 그것은 공연히 다른 사람의 일에 마음을 빼앗기는 것이다. 그 일이 너의 실존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
신의 존재 유무에 대해 질문을 한 A와 B의 속이 어떠했는지 우리로서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정반대의 답을 한 스승의 반응을 통해 그들의 속을 살짝 짐작해 볼 뿐입니다. 스승은 지금 그들의 수준에 맞춰 답을 해 주었을 겁니다. 그 문제에 대한 분석은 생략합니다.
오늘 우리의 문제는 제자입니다. 물론 제자는 스승의 상반된 답을 듣고 혼란스러웠을 겁니다. 하지만 그 혼란스러움은 가슴의 문제가 아니라 머리의 문제라고 스승은 간파하고 있는 겁니다. 곧 다른 사람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호기심 차원의 질문을 한 것입니다. 아니, 자신의 문제, 자신의 가슴 차원의 질문을 하라는 겁니다. 진정한 질문은 자신의 실존이 걸린 질문입니다. 제자의 이런 모습도 자기 자신을 위하고 있지 않은 겁니다. 스승은 제자에게 “내가 나를 위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위하랴?” 라는 자세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한편 <장자>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남의 즐거움에 봉사함을 즐거움으로 여기는 사람들은, 제 몸을 상하게 하고 제 진실성을 잃은 사람들”이라고 말입니다. “남의 즐거움에 봉사함을 즐거움으로 여기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이 사람들을 두 유형으로 구분하여 봅니다. A형은 내면에 즐거움이 많은 사람입니다. 홀로 하늘을 만나는 즐거움, 혼의 성장으로 말미암은 즐거움 등 말입니다. 그런데 더불어 남의 즐거움에 봉사하는 데도 즐거움을 느끼는 겁니다. 그런데 B형은 내면에 즐거움이 없습니다. 오로지 남에게 봉사하는 즐거움만 있는 겁니다. A형은 참 좋은 상태입니다. 장자는 B형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그는 제 몸을 상하게 하고 제 진실성을 잃은 사람들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선의에서 출발하였지만 존재에 병이 든 상태라고나 할까요? 이런 모습을 보이는 기독교인이 많이 있습니다. 이 또한 “내가 나를 위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위하랴?” 라는 말을 자신의 화두로 삼아야 할 터입니다.
정리해 봅니다. 스스로 자신을 사랑하는 일에는 소홀하면서 타인으로부터 사랑 받는 일에 매달립니다. 혹은 다른 사람에게 일어난 일에 호기심을 갖거나 지나치게 마음을 쓰면서, 정작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는 소홀합니다. 또한 남의 즐거움에 봉사함을 자신의 즐거움으로 삼습니다. 이런 모습들은 나를 위하는 모습이 아닙니다.
이제 두 번째 말을 음미해 봅니다. “내가 나만을 위한다면 도대체 나는 누구인가?” 사실 첫 번째가 완전하게 되면 두 번째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마치 꽃이 활짝 피어나면 향기는 자연스럽게 풍기듯 말입니다. 첫 번째는 노력 사항이지만 두 번째는 노력 사항이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가 첫 번째 문제에서 완전함에 이르기가 어렵습니다. 그리하여 첫 번째에 노력하는 과정에서 타인에 대해 소홀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첫 번째 문제에 대해 집중하면서, 두 번째 문제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첫 번째 문제가 어느 정도라도 해결되지 않은 채 두 번째로 넘어가면 좋지 않다는 것이고요.
마지막으로 세 번째 말을 음미해 봅니다. “지금이 아니라면 언제 할 것인가?” 이러저러한 이유로 뒤로 미루지 말고 지금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중요합니다. 나를 위하는 삶을 살아야 함을 알아도 지금 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으니까요. 지난 시간에 말씀드린 <현재로 내려가는 여행>을 잘 하여야 합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합니다. 그렇듯이 하늘은 스스로 자신을 위하는 사람을 위해 줄 겁니다. 모든 일이 다 그렇지만, 자신이 자신을 위하는 일에도 하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하늘의 도움 없이 자신만의 힘으로 자신을 위할 때는 한계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그런 식으로는 평생 타인을 위한 에너지를 내기가 어렵습니다. 다시 말해서 평생 첫 번째에만 매달리다가 두 번째의 문제를 풀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내가 나 자신을 위하는 삶을 산다 할 때, 반드시 하늘의 도움을 전제로 하여야 합니다. 하늘의 지원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하여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하늘의 지원을 받아 자신을 위함이 깊어지고, 또 좀 여유로운 마음으로 타인을 위한 삶도 가능케 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지금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현인이 말한 세 가지를 이뤄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늘의 도움이 전 과정을 흐르게 하는 일입니다. 늘 하늘의 도움을 마음에 품고 지금 나를 위한 삶을 살아가는 겁니다.
본문을 보십시오. 주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 하시면 집을 세우는 사람의 수고가 헛된 일이라 합니다. 주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 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된 일이라 합니다. 일찍 일어나고 늦게 눕고, 먹고 살려고 애써 수고하는 모든 일이 주님의 도움이 없으면 헛된 일이라 합니다.
그러니까 스스로 자신을 위하는 일,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도 위하는 일, 지금 그 일을 함, 이 모든 애씀이 주님의 도움이 없으면 헛된 일이 된다는 말씀입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제아무리 똑똑하고, 제아무리 애를 써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시지 않으면 이룰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면 안 될 일이 없고, 하나님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될 일이 없다.” 인생을 큰그림 차원에서 이해하는 사람은 이 말을 전적으로 믿습니다.
본문에서 시편 기자는 끝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주님께서는 사랑하시는 사람에게는 그가 자는 동안에도 복을 주신다.” 우리는 하늘의 사랑을 받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이런 복을 받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하늘을 늘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사람, 하늘을 깊이 신뢰하는 사람, 하늘의 뜻에 늘 순응하는 사람은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바로 그런 사람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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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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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