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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가 들어온 초창기에 선교사가 승용차를 몰고 시골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한 아주머니가 머리에 짐을 잔뜩 이고 힘들게 걸어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선교사는 차를 세웠습니다. “아주머니, 어디까지 가세요?” “예, 저 아랫마을 신평리에 갑니다.” “마침 잘됐네요. 저도 거기까지 갑니다. 타세요.” 아주머니를 뒷자리에 태운 선교사가 차를 운전하면서 거울로 보니, 아직도 아주머니가 머리에 짐을 이고 있었습니다. “아주머니, 왜 머리에 짐을 이고 계세요? 옆에다 내려놓으세요.” “코 큰 양반, 차를 공짜로 얻어 타는 것도 미안한데 어떻게 짐까지 실을 수 있겠소!”
아주머니는 선교사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편하게 가면 되는 일이었습니다. 공연히 사서 고생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아주머니의 모습으로 하나님을 대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오늘 그 문제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기근이 심해지니 온 세상에 먹거리가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이집트와 가나안 땅에 사는 사람들이 야위어 갔습니다. 사람들이 이집트의 총리인 요셉에게 와서 곡식을 사 갔습니다. 그래서 이집트와 가나안의 모든 돈이 요셉에게로 몰렸고, 요셉은 그 돈을 바로의 궁으로 가져갔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먹거리를 살 돈이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요셉에게 말했습니다. “우리에게 먹거리를 주십시오. 돈이 떨어졌다고 하여 죽을 수야 없지 않겠습니까?” 요셉이 말하였습니다. “그러면 당신들이 기르는 집짐승이라도 가져오시오. 돈이 떨어졌다니 집짐승을 받고서 먹거리를 팔겠소.” 그래서 사람들은 집짐승을 가져와서 먹거리를 사 갔습니다.
요셉은 흉년을 이용하여 엄청난 돈을 벌었습니다. 3년 정도 사이에 이집트와 가나안의 돈을 모두 가져간 것입니다. 바로의 이집트는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돈은 없어도 굶어 죽을 수는 없으니 먹거리를 달라고 요셉에게 청했습니다. 그러자 요셉은 집짐승을 돈 대신 가져오면 먹거리를 주겠다고 하였습니다. 공짜로 먹거리를 주지는 않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집짐승을 가져와서 먹거리를 사갔습니다. 그러니 이집트와 가나안의 모든 집짐승도 바로 궁전의 소유가 되었습니다.
요셉의 처사가 지나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먹거리가 요셉 개인의 소유가 아니고 국가의 것이니 공짜로 줄 수는 없었을 겁니다. 세상의 질서에서 공짜는 없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공짜로 무언가를 얻기란 매우 힘든 일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것은 공짜입니다. 아무 대가 없이 거저 은혜를 베풀어 주십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공짜로 주시는 것이, 세상에서 우리가 고생 끝에 얻는 것보다 훨씬 가치 있습니다.
세상에서 고생 끝에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우선 돈입니다. 돈으로 필요한 모든 것을 살 수 있습니다. 몸이 아프면 병원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경치 좋은 곳으로 여행을 갈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좋은 것을 사서 선물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돈만 많으면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문제는 고생한다고 무조건 돈을 가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이번 생에 돈을 많이 가질 각본을 타고 난 사람이 돈을 많이 가질 겁니다. 또한 돈을 많이 가져도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돈은 많은데 불행한 사람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권력이나 명예를 얻으려고 합니다. 돈 많은 재벌이 대통령이 되려고 합니다. 트럼프가 좋은 예입니다. 우리나라도 전에 고 정주영 씨가 재벌로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일이 있습니다. 명예를 중시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명예는 세상에 널리 인정받아 얻은 좋은 평판을 뜻합니다. 누구나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으니, 누구나 가능하면 명예를 얻으려고 할 것입니다. 돈 많은 사람이 명예를 얻으려는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이 돈을 사회에 기부하는 것입니다.
돈, 권력, 명예 등이 세상에서 고생하여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돈과 마찬가지로 권력이나 명예도 고생한다고 얻게 되는 게 아닙니다. 돈과 마찬가지로, 권력이나 명예도 그것을 얻으려고 평생 고생했는데 결국 얻지 못하는 사람이 수두룩합니다. 또한 돈과 마찬가지로, 권력이나 명예를 얻었는데 행복하지 않은 사람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인생이라는 것이 참 허망한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돈이나 권력이나 명예 등을 얻으려고 그렇게 고생했는데 실패하고, 혹은 성공했다 하더라도 행복하지 않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길을 걸으려고 합니다. 바로 하나님한테서 거저 받는 길입니다. 하나님이 거저 주시는 것들은 우리를 행복하게 합니다. 흔히 이런 말을 듣습니다. 온 세상을 밝게 비춰주며 우리 생명의 필수가 되는 태양이 공짜, 메마른 땅을 적셔주며 우리가 마실 물을 공급하는 비도 공짜, 없으면 금방 죽게 되는 공기도 공짜,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은 별들도 공짜라는 겁니다. 우리가 고생하여 얻으려고 하는 돈, 권력, 명예보다 공짜로 주어지는 그런 것들이 훨씬 가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돈, 권력, 명예 등이 부족하거나 없어도, 공짜로 주어지는 그런 것들로 말미암아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참으로 맞는 말입니다.
우리는 태양, 비, 공기, 별들이 하나님으로 말미암은 거라고 생각하며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더 나아가 그런 물질 외에도 마음 차원에서 주시는 것들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은혜입니다. 세상에서 우리가 고생하여 얻으려는 것들보다, 하나님이 거저 주시는 은혜가 우리를 훨씬 더 행복하게 해줍니다. 이 사실을 여러분이 잘 아시면 좋겠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물론 돈이 없으면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권력이나 명예는 없어도 되지만 돈은 없으면 안 됩니다. 따라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만큼의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에 하나님의 은혜를 받으려 노력하는 겁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공짜는 없다는 사실에 익숙합니다. 또한 공짜를 바라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사실에도 익숙합니다. 그리하여 근면하고 성실한 노력으로 원하는 것을 얻어야 가치 있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공짜로 주시는 것의 가치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한 어떤 사람들은 물질적인 것만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여, 하나님의 은혜 같은 추상적인 것에서 가치를 느끼지 못합니다. 그런 점들이 하나님의 은혜를 거저 받는 데 걸림돌이 됩니다.
찢어지게 가난한 여인이 병든 아들을 살리기 위해서 포도를 찾아 헤매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왕의 정원에 매달려 있는 탐스러운 포도송이를 발견했습니다. 여인은 동전 몇 닢을 간신히 마련해 왕의 정원사에게 한 송이만 팔아줄 것을 간청했습니다. 하지만 정원사는 거절했습니다. 여인은 좀 더 많은 돈을 준비해서 포도를 사려고 했으나 이번에도 역시 거절당하고 말았습니다. 그러기를 수차례, 여인은 결국 절망에 빠져 정원 입구 한구석에 주저앉아 통곡하였습니다. 마침 정원을 산책하던 공주가 여인의 통곡 소리를 들었습니다. 궁금히 여긴 공주는 여인을 불러 서럽게 우는 이유를 물어보았습니다. 그 여인은 자초지종을 설명했습니다. 여인의 사연을 다 들은 공주는 조용히 말했습니다. “여인이여, 그대는 잘못 알고 있었군요. 내 아버지는 왕이십니다. 왕은 돈을 받고 파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자기 백성에게 거저 주는 사람입니다.” 공주는 포도나무에 달린 포도송이를 따서 여인에게 주면서, 빨리 아들의 병을 고치라며 위로하고 격려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하나님의 속성을 말해줍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돈으로 살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런데 많은 교회에서 돈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살 수 있는 듯이 은근히 말합니다. 교인들도 그런 줄 압니다. 하지만 돈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사는 게 아닙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거저입니다. 우리를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거저 은혜를 베푸십니다. 이야기의 공주는 예수님을 상징한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그러므로 세상에서는 근면하고 성실한 노력으로 임하더라도, 하나님 은혜를 얻는 데는 공짜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의 어마어마한 가치를 깨달아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을 안겨줄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어디에 계십니까? 하나님이 계신 곳은 어디 저 머나먼 곳이 아닙니다. 하늘 높은 곳이 아닙니다. 바로 우리 곁입니다. 아니, 바로 우리 마음 안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은혜도 우리 마음 안에서 경험하는 일입니다. 우리 마음 안에서 참 행복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천국이 우리 마음 안에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마음 안에 있는 하나님 은혜가 세상으로 뻗어 나가 메아리로 울려 퍼질 때, 우리는 세상에서도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게 됩니다. 하지만 세상에서 경험하는 하나님 은혜의 뿌리는 우리 마음 안입니다. 따라서 우리 마음 안에서 하나님 은혜를 사모하지 않고, 마음 밖인 세상에서 돈, 권력, 명예 등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한계를 지니게 됩니다.
맨 처음에 선교사의 차를 탄 아주머니의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아주머니는 차를 공짜로 타는 것을 미안하게 생각하여 짐을 내려놓을 수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미안한 마음의 뿌리는 죄책감입니다. 아주머니는 우리의 모습을 상징합니다. 곧 우리는 하나님에 대한 무의식 죄책감으로 인해, 하나님한테서 은혜를 거저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하지만 그것은 망상적 생각입니다.
부모가 자기 자녀에게 주는 것은 모두 공짜입니다. 공짜로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줍니다. 부모의 돈을 써서 아이를 키웁니다. 만약 아이가 부모에게 공짜로 받는 것에 미안한 마음을 가진다면 제정신이 아닌 아이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모습이 제정신이 아닌 아이와 같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망상적 죄책감을 지워달라고 성령께 요청해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사랑하시는 그분의 소중한 자녀로서, 하나님한테서 은혜를 거저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하나님은 은혜를 거저 주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마음에 깊이 새기시기 바랍니다. 그 은혜를 받을 때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살아가게 됨을 아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자신이 그 은혜를 받을 자격이 충분한 하나님의 소중한 자녀라는 사실을 수시로 확언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그 은혜를 사모하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여러분의 삶이 하나님 은혜에 에워싸여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
주님,
우리는 행복을 원합니다.
행복의 길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세상에서 비롯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하나님으로 비롯된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세상에서 비롯된 행복을 추구합니다.
하지만 그 행복은 얻기가 몹시 어렵고,
설령 행복을 얻었다 하더라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여전히 허전한 느낌을 갖게 됩니다.
우리는 하나님으로 비롯된 행복을 추구합니다.
그 행복은 거저 주어지는 것이고,
또한 그 행복을 경험하면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은 느낌입니다.
그런데 그 행복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우리 안에 있습니다.
바로 죄책감에서 비롯된 그 행복을 누릴 자격이 없다는 망상적 생각입니다.
나보다 더 나의 행복을 원하시는 주님,
우리 안에 있는 걸림돌을 걷어가 주셔서
행복에 대한 주님의 뜻을 우리 안에서 이루어주옵소서.
우리가 주님이 거저 주시는 행복에 감싸여 걸어가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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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 
4/39 
노희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