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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요일에 하늘이 제법 맑고 푸른빛을 뽐냈습니다. 그래서 야외활동을 하기 참 좋은 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뉴스에서 전날 내린 비로 황사가 씻겨 내려갔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그러나 겉보기와는 달리 미세먼지가 아주 많은 날이라고 하는 겁니다. 미세먼지 농도를 알려주는 스마트폰 앱을 보니, 역시 미세먼지가 매우 나쁜 날로 나왔습니다. 그래서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하면 오히려 미세먼지가 실내로 들어올 수 있다고 하고, 가급적 야외활동을 하지 말되 부득이 야외활동을 해야 한다면 꼭 미세먼지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하고, 차량을 운전할 때는 창문을 열지 말라고 하는 등 친절한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그렇게 미세먼지가 많은 날인지 눈에 보이는 차원에서는 전혀 모를 일이었습니다.
흔히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고 합니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차원을 살면 낭패를 당하기가 십상입니다. 그런데 눈에 보이는 차원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차원이 있음을 뜻합니다. 눈에 보이는 차원을 육의 차원, 눈에 보이지 않는 차원을 영의 차원이라고 말해도 됩니다. 그리고 영의 차원이란 하나님의 차원입니다. 하나님은 영이시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눈에 보이는 차원입니다. 우리가 그 세상을 살아가는 건데, 그때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차원을 함께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의 삶이 온전해집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차원을 살 때 가장 중요한 일은 하나님의 뜻을 알아 그 뜻대로 사는 것입니다. 오늘 그 문제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요셉의 형들은 요셉을 상인에게 팔았습니다. 그리고는 숫염소 한 마리를 죽여서 그 피를 요셉의 옷에 묻혔습니다. 그들이 일을 다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들은 피 묻은 요셉의 옷을 아버지에게 가지고 가서 말했습니다. “우리가 이 옷을 주웠습니다. 이것이 요셉의 옷인지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이 말에는 요셉이 자기들에게 오지 않았다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그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피 묻은 옷을 발견하고, 평소 요셉이 입던 옷과 비슷해서 가지고 왔다고 새빨간 거짓말을 하는 겁니다. 그 옷을 살펴본 야곱은 요셉이 입고 갔던 옷임을 알아보고 울부짖었습니다. “내 아들의 옷이다. 사나운 들짐승이 그 아이를 잡아먹었구나. 요셉은 찢겨 죽은 것이 틀림없다.” 형들의 거짓말이 먹힌 겁니다. 야곱은 슬픈 나머지 옷을 찢고, 베옷을 걸치고 요셉을 생각하며 여러 날을 울었습니다. 아들딸들이 모두 나서서 야곱을 위로했지만 위로받기를 마다하며 탄식했습니다. “아니다. 내가 울면서 요셉이 있는 스올로 내려가겠다.” 스올은 죽은 사람이 들어가는 지하 세계를 가리킵니다. 그토록 사랑하던 요셉이 죽었다고 생각했으니 야곱의 슬픔이 얼마나 깊었겠습니까.
그런데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요셉이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하지만 야곱은 요셉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모릅니다. 그러므로 야곱의 슬픔을 ‘모름에서 비롯된 슬픔’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것입니다. 육신의 차원에서도 그렇고 영혼의 차원에서도 그렇습니다. 곧 설령 육신이 죽어도 영혼은 죽지 않습니다. 그 사실을 바로 안다면 육신이 죽었다 해도 그리 슬퍼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쨌든 야곱의 슬픔은 모름에서 비롯된 슬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야곱은 요셉의 형들한테서 요셉이 오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요셉이 입었던 옷에 짐승의 피가 묻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니 요셉이 죽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상황에서는 요셉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모를 수밖에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눈에 보이는 차원에서 보자면 슬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야곱에게 필요한 것은 눈에 보지 않는 차원, 곧 하나님의 차원을 사는 일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눈에 보이는 차원이 펼쳐놓은 상황에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겠습니다. 내가 어떤 일로 깊은 슬픔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깊이 슬퍼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일까요? 하나님은 당신이 사랑하시는 당신의 귀한 자녀가 어떤 일로 말미암아 깊이 슬퍼하기를 바라실까요? 우리의 경우를 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자녀가 어떤 일로 말미암아 깊이 슬퍼하기를 바라십니까? 절대로 그렇지 않을 겁니다. 슬픔을 느낄만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실 거고, 설령 그런 일이 일어났다 하더라도 깊은 슬픔에 빠지지 않기를 바라실 겁니다. 하나님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니, 하나님은 더욱 그러하십니다. 다시 말해서 어떤 일로 말미암아 슬퍼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닙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슬픔이 하나님의 뜻일 가능성은 0%입니다. 그렇듯 어떤 상황에서든 낙심이 하나님의 뜻일 가능성은 0%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두려움이 하나님의 뜻일 가능성은 0%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미움이 하나님의 뜻일 가능성은 0%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분노가 하나님의 뜻일 가능성은 0%입니다.
따라서 슬픔이나 낙심이나 두려움이나 미움이나 분노가 느껴지면, 하나님의 뜻이 아닌 상태에 빠져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그 순간 하나님의 뜻은 무엇일까요? 바로 기쁨, 희망, 평화, 감사, 사랑 등입니다.
하지만 ‘슬퍼할 만한 상황에서 슬퍼하지 않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 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가능합니다. 불가능한 일이 하나님의 뜻일 수 없습니다. 슬퍼할 만한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받아들이면 슬퍼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물론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받아들일 수 있게 도와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그 기도를 좀 더 구체적으로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슬퍼하지 않는 것이 주님의 뜻인 줄 알지만 슬퍼하지 않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 슬퍼하는 마음을 주님께서 가져가 주시고 대신 평화로운 마음을 주십시오.” 진심으로 그 기도를 드리면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여 슬퍼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일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은 상황에 있지 않고, 그 상황에 반응하는 마음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상황이란 계속 변합니다. 해가 났다가 구름이 잔뜩 끼었다가 비가 왔다가 하듯이, 상황이란 불규칙하게 계속 변합니다. 하나님의 뜻은 이렇게 불규칙하게 계속 변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뜻은 진리인데, 이렇게 시시때때로 변하는 것은 진리가 아닙니다. 불변성과 영원성이 진리의 속성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뜻은 상황에 있지 않은 겁니다.
대신 하나님의 뜻은 그 상황에 반응하는 마음에 있습니다. 그런데 마음은 변하는 마음과 불변하는 마음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은 두 마음 중에서 불변하는 마음에 있습니다. 곧 불규칙하게 변하는 상황에 따라 역시 변하는 마음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마음에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어떤 상황에서도 변치 않는 기쁨, 어떤 상황에서도 변치 않는 희망, 어떤 상황에서도 변치 않는 평화, 어떤 상황에서도 변치 않는 감사, 어떤 상황에서도 변치 않는 사랑의 마음에 있는 것입니다. 그 하나님의 뜻에 나의 뜻을 일치시키는 것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입니다.
이상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자신이 원치 않은 상황 혹은 부정적인 상황에 놓이게 되었을 때, 그 상황에서 자신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생각하는 겁니다. 곧 기쁨이고, 희망이고, 평화이고, 감사이고, 사랑이라는 사실을 아는 겁니다. 이제 그 뜻을 따라 반응하면 좋지만, 따르기가 어려우면 기도하는 겁니다. 자기 뜻인 마음은 가져가 주시고, 대신 하나님의 뜻인 마음을 허락해 달라고 말입니다. 그러면 하나님의 뜻대로 반응할 수 있게 됩니다.
신약성경에 나오는 말씀 하나를 읽어드리겠습니다. “항상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나님의 뜻입니다.”(살전5:16-18) 하나님의 뜻이 상황에 있지 않고 그에 반응하는 마음에 있음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항상 기뻐하고 모든 일에 감사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로 보입니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이 하나님의 뜻일 수 없습니다. 이는 가능한 일입니다. 대신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는 겁니다. 여기서 말하는 기도는 자기가 원하는 상황을 오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기뻐하고 모든 일에 감사하는 일이 가능하게 도와달라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한센병(나병) 권위자인 폴 브랜드 박사는 미국 루이지애나 주에 있는 한센병 환자 재활원의 원장입니다. 그는 인도에서 20년 미국에서 30년, 총 50년을 한센병 치료를 위해 헌신한 분입니다. 그가 출장차 영국에 갔습니다. 여러 지방에서 업무를 본 뒤에 기차를 타고 여러 시간을 가서 런던에 도착했습니다. 그 날 밤 호텔에서 옷을 갈아입고 양말을 벗는데, 발뒤꿈치에 아무런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한센병의 권위자인 그이기에 그 일은 그냥 넘길만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한센병 환자들을 치료한 경험에서 순간적으로 의심이 스쳐 갔습니다. 기계적으로 일어나서 날카로운 핀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복숭아뼈 아랫부분을 찔러 보았습니다. 아무런 감각이 없었습니다. 그는 핀을 한 번 더 깊이 찔러 봤습니다. 찔린 부분에서 피가 나오는데도 감각이 없었습니다. 한센병에 감염된 것이 틀림없었습니다. 그 날 밤 그는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제부터 나도 한센병 환자로구나. 한센병 환자로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그런 생각이 끊임없이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격리되어 살아가야 할 외로운 인생의 말로를 그려 보았습니다. 가족을 생각하니 눈물이 끝없이 흘렀습니다. 마침내 고통의 밤이 지나고 날이 밝아 오기 시작했습니다. 밤은 지나고 아침이 오지만, 브랜드 박사의 마음에 더는 희망이 없었습니다. 문득 그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다시 한번 발을 찔러 보았습니다. 그 순간 너무나 아파서 “악!” 하고 비명을 질렀습니다. 그러자 그의 입에서 이런 기도가 나왔습니다. “아이고 하나님 감사합니다. 아파서 감사합니다. 아파도 감사합니다. 아프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알고 보니 어제 장시간 기차 여행을 하면서 좁은 자리에 오랫동안 앉아 있다 보니, 신경의 한 부분이 눌려서 호텔의 방에 올 때까지 그 마비가 풀리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날 이후 브랜드 박사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몸의 아픔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이렇게 아픔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큰 감사인지를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실수로 손가락을 베일 때도 감사, 찔려도 감사, 수술하다 손을 베어도 감사, 넘어져도 감사, 발을 잘못 디뎌서 발목이 삐끗하여 고통이 와도 감사, 모든 고통에 감사하며 남은 생을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브랜드 박사는 특별한 체험을 통해 몸과 관련된 모든 고통에 감사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런 감사가 가능하듯이, 모든 상황 모든 일에 감사하는 일이 가능합니다. 감사뿐만 아니라 기쁨, 희망, 평화, 사랑도 가능합니다. 그것들이 모두 하나의 뿌리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든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여 그 뜻대로 반응하는 일이 가능합니다.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든 이렇게 말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하나님의 뜻이 곧 나의 뜻입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위대한 자유의지를 발휘하여, 어떤 상황에서든 기쁨, 희망, 평화, 감사, 사랑의 마음을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고귀한 선택을 하는 사람 곧 하나님의 뜻대로 살려는 사람에게, 하나님께서 천상의 행복을 선물로 주시지 않겠습니까? ❉
주님,
우리는 흔히 주어진 상황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 때
무엇이 하나님의 뜻일까를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뜻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느냐에 있지 않고
그 순간 기쁨, 희망, 평화, 감사, 사랑의 마음을 가짐에 있음을 알게 하여 주옵소서.
그리하여 무엇을 선택할지를 고민하기 전에
우선 하나님의 뜻인 마음을 가지려고 하게 하여 주옵소서.
그리고 그 마음을 가지도록 도와달라고 간절히 기도하게 하여 주옵소서.
주님의 도움을 받아 그 마음을 가지게 되면
비로소 그 마음 상태에서 떠오르는 선택을 편하게 하는
그런 패턴의 습관을 기르도록 인도하여 주옵소서.
우리가 주어지는 상황에 물들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든 하나님의 뜻인 마음을 한결같이 유지하며 살아가는 존재로 자라나도록 이끌어 주옵소서.
언제나 “하나님의 뜻이 나의 뜻입니다”라고 외치며 살아가는 존재로 자라나도록 이끌어 주옵소서.
그리하여 하나님의 뜻이 우리에게서 이뤄져서
우리가 하나님의 무한한 축복을 받으며 살아가게 하옵소서.
이 모든 말씀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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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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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