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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이는 어떤 특정한 환경이나 상황을 컴퓨터로 만들어서,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이 실제 현실인 것처럼 경험하도록 하는 겁니다. 컴퓨터 게임을 비롯해 많은 분야에서 사용됩니다.
한편 증강현실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이는 사용자가 실제 현실에서 가상현실의 이미지를 겹쳐서 보게 되는 것입니다. 얼마 전에 큰 인기를 끌었던 포켓몬 고는 증강현실 게임입니다. 가상현실에서는 실제 현실과 가상현실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지만, 증강현실에서는 두 현실이 겹쳐져 있는 겁니다.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자동차 내비게이션은 가상현실인데, 최근에 증강현실 내비게이션도 나왔습니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은 가상의 이미지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같습니다. 또한 가상현실이든 증강현실이든 그 안에 두 개의 현실이 공존합니다. 사용자는 실제와 가상이라는 서로 성격이 본질적으로 다른 두 개의 현실을 경험하게 되는 겁니다. 오늘 이러한 두 개의 현실이라는 개념을 좀 더 확장하여 생각해 보겠습니다.
야곱은 아들들한테서 요셉이 살아 있으며 또한 이집트의 총리가 되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야곱은 정신이 나간 듯 어리벙벙하여 그 말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요셉이 자기한테 했다는 말을 전해 듣고는 비로소 요셉이 정말 살아 있나, 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하지만 아직 그 사실을 완전히 받아들이기엔 이릅니다. 그런데 물증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기를 데려오라고 요셉이 보낸 수레들이었습니다. 또한 요셉이 형들과 베냐민에게 준 선물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드리려고 수나귀 열 마리에 나누어 실은 귀한 물건과, 암나귀 열 마리에 나누어 실은 곡식과 빵도 있었습니다. 이런 막강한 물증 앞에서 마침내 요셉이 살아 있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무신론자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무신론자는 하나님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니체는 신이 죽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포이에르바하라는 철학자는 신은 인간이 만든 거라고 말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존재를 믿는 것이,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믿는 어린아이와 같은 유치한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무신론자가 만약 여러분에게 왜 존재하지 않는 신을 믿느냐고 말한다면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 더 나아가 자신의 힘으로 인생을 개척해나가지 않고, 왜 존재하지 않는 신에게 의존하는 나약한 삶을 사느냐고 말한다면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 하나님의 존재 문제로 논쟁할 필요는 없지만, 하나님이 존재하신다는 사실을 밝힐 필요는 있습니다. 그것은 오늘 본문에서 요셉의 형들이 야곱에게 요셉이 죽지 않고 살아 있음을 밝히고 증명한 것과 비슷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리 신앙인은 주변의 무신론자들에게 어떻게 하나님이 살아계신다는 사실을 밝히고 증명할 수 있을까요? 요셉의 형들이 그랬던 것처럼 하나님이 말씀하신 내용을 잘 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요셉의 형들이 제시했던 것처럼 확실한 물증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물증을 제시하기 어렵습니다.
여기서 잠시 앞에서 말씀드린 증강현실과 관련된 드라마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요즘 우리나라 최초로 증강현실을 토대로 한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습니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라는 드라마입니다. 그 내용을 간단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주인공 현빈이 어떤 게임 속으로 들어가 적들과 칼을 들고 싸웁니다. 칼에 맞아 죽으면 게임이 끝나고, 다시 게임에 접속하여 결투합니다. 게임 속에서 반복하여 죽지만 그사이 점점 실력이 늘어갑니다. 결국 레벨이 올라갑니다. 그런데 현빈이 가상의 적들과 칼로 싸우고 있을 때, 실제 현실에 있는 주변 사람들의 눈에는 적들이나 칼이 안 보입니다. 그래서 현빈이 허공을 향해 팔을 휘두르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러다 반전이 일어납니다. 현빈이 자기 친구와 칼로 싸움을 하여 죽였습니다. 게임에서 이긴 것입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그 친구가 진짜로 죽은 것입니다. 그리하여 드라마는 복잡한 미궁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게다가 죽은 그 친구가 계속 나타나서 현빈을 죽이려고 합니다. 그러다가 6층 난간에서 떨어져 크게 다치고 결국 다리를 절게 됩니다. 가상현실이 실제의 현실에 물리적으로 영향을 미친 겁니다.
현빈은 IT업계 회사의 대표로서 그 증강현실 게임을 100억 원을 주고 샀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직접 그 게임 속으로 수시로 들어갑니다. 그러다 결국 다리도 절게 되고, 또한 끝없이 나타나서 자기를 죽이려고 하는 친구로 인해 깊은 두려움에 빠지게 됩니다. 자살을 생각하기도 하는 등 삶이 악몽 같아졌습니다. 처음엔 재미있는 게임이었는데 그게 악몽 같은 거로 바뀐 겁니다. 그런데 자신의 그런 모습을 다른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합니다. 죽은 사람이 계속 나타나서 자기를 죽이려고 한다는 말을 들으면 누구라도 망상에 빠졌다고 생각할 겁니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들은 회사 파트너도 납득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현빈은 그 파트너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증명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저는 이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신앙인으로서 살아가는 우리는 이 드라마에서 묘사되는 증강현실과 비슷한 삶을 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우리에게도 두 개의 현실이 있습니다. 그른 마음으로 살아가는 현실이 있고, 또 하나는 바른 마음으로 살아가는 현실이 있습니다. 우리의 그른 마음으로 살아가는 현실은, 드라마의 게임 속 가상현실처럼 악몽과 비슷합니다. 서로 상대방을 공격하며 살아가고, 두려움과 슬픔으로 신음합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고통의 바다를 떠다니는 것입니다. 그런데 바른 마음으로 살아가는 현실은 하나님의 사랑을 누리고, 또한 모든 형제를 사랑하는 모습입니다. 이러한 두 현실이 겹쳐져서 삶이 전개됩니다.
그런데 바른 마음으로 살아가는 현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알기에 그 현실을 경험하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무신론자는 하나님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에 그 현실을 경험하기 어렵습니다. 그이들에게 하나님이 존재하신다고 말을 해도 믿지 않습니다. 마치 요셉의 형들이 야곱에게 요셉이 살아 있다고 말해도 야곱이 믿지 않았듯이 말입니다. 야곱은 결국 물증을 보고야 믿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물증을 제시하기 어렵습니다. 아니, 물증을 제시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물증이란 말 그대로 물리적 증거입니다. 요셉의 형들이 제시한 수레들과 수나귀들과 암나귀들 같은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영이시기에 그런 물리적 증거를 가지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그른 마음의 눈 곧 육의 눈에 보이는 게 아니고, 육의 귀로 들을 수 있는 게 아니고, 육의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런 물증을 제시할 수 없으니, 우리가 주변의 무신론자 혹은 유물론자에게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하나님의 존재를 믿지 않는 것은 그른 마음 상태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말하는 그른 마음과 바른 마음은, 단순히 윤리나 행실 차원에서 그르고 바른 것을 의미하지 않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른 마음은 하나님과 분리된 상태이고 바른 마음은 하나님과 하나인 상태라는 사실이, 그리하여 그른 마음에는 하나님이 안 계시고 바른 마음에 계신다는 사실이, 두 마음을 구분하는 가장 본질적 기준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존재를 부인하는 것은 하나님과 분리된 상태의 중요한 특징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존재를 믿지 않는 것은 그른 마음 상태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그른 마음 상태에 있는 사람에게 바른 마음에 계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증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드라마에서 현빈은 자기 이야기를 믿지 못하는 회사 파트너에게 그걸 증명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걸 증명하려면 파트너가 게임 속으로 들어와서 직접 체험하는 길밖에 없는데, 어떤 사정으로 그게 어렵기 때문입니다. 현빈이 파트너에게 자기 이야기를 증명하기 어려운 것과, 우리가 무신론자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증명하기 어려운 것이 비슷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굳이 증명하려고 애쓸 필요 없습니다. 다만 바른 마음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면 됩니다. 곧 바른 마음 상태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며 행복을 누리고, 받은 하나님의 사랑을 형제에게 전하는 겁니다. 형제가 부족한 모습을 보이더라도 비난하지 않고 축복하는 겁니다. 화가 날 법한 상황이 찾아오더라도 그것이 하나님의 뜻대로 일어났음을 알고 감사하는 겁니다. 그런 모습은 사실 기적과 같은 일입니다. 국어사전은 기적을 상식을 벗어난 기이하고 놀라운 일이라고 정의했습니다. 형제가 부족한 모습을 보이면 비난하는 것, 화가 날 법한 상황이 찾아오면 화를 내는 것, 공격받으면 보복 공격을 가하는 것, 이것이 세상의 상식이고 질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비난하는 대신 축복하고, 화를 내는 대신 감사하고, 보복 공격하는 대신 축복하는 것은 세상의 상식과 질서를 거스르는 일입니다. 또한 그게 가능하지 않을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게 가능해진다면 그것이 바로 기적이 아니겠습니까?
예수님은 원수를 사랑하고, 자신을 저주하는 사람을 축복하고, 뺨을 치는 사람에게 다른 뺨도 돌려대고, 겉옷을 빼앗는 사람에게 속옷도 거절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그런 기적을 일으키는 삶을 살라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른 마음 상태에서는 그런 기적이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그른 마음에서도 사랑이 가능하지만, 그 사랑은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것과 아주 다른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곧 선은 사랑하지만 악은 미워하는 사랑입니다. 고통당하는 이웃은 사랑하지만 그들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사람은 미워하는 사랑입니다. 바로 차별적 사랑입니다. 또한 정의의 이름으로 잔혹한 보복을 가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프랑스 혁명입니다. 구체제를 무너뜨리고 혁명에 성공했지만, 그 후 로베스피에르의 끔찍한 공포 정치가 전개되었습니다. 그래서 프랑스 혁명을 자유와 평등과 박애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초대형 살상 극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런 모습들은 그른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그러므로 그른 마음으로는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기적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바른 마음 상태가 되면 가능해집니다. 그래서 바른 마음 상태로 살면 기적을 일으키며 살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은 마음 차원의 기적인데, 바른 마음이 깊어지면 물리적 차원의 기적도 가능해집니다. 전능하신 주님께서 물리적 차원의 기적도 우리에게 허락하십니다. 우리는 그른 마음의 현실과 바른 마음의 현실이 겹쳐진 삶을 살고 있는데, 바른 마음의 현실이 확장되어 나갈 때 그런 기적이 가능해집니다.
그래서 무신론자에게 굳이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증명하려고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겁니다. 그저 바른 마음으로 살기를 열망하면 됩니다. 그러면 우리에게서 나타나는 모습을 보고 무신론자들이 스스로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기독교인을 비하하여 예수쟁이라고 부릅니다. 이기적이고 배타적인 기독교인의 모습을 보며 그렇게 부르는 겁니다. 그런 예수쟁이가 정말 많습니다. 예수쟁이는 사실 예수님과 아무 상관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바로 그른 마음으로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입니다. 그른 마음으로 사는 시간이 많다면 누구라도 예수쟁이라고 불려 마땅합니다. 예수쟁이가 말로 하나님을 믿으라고 전도하는 것보다, 그런 전도를 하지 않더라도 바른 마음으로 살아가면 그걸로 충분하고도 남습니다.
그른 마음의 사랑이 아닌 바른 마음의 사랑을 전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사람들은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혼자의 힘으로는 물론 불가능하겠지만, 예수님의 도움을 받으면 가능해집니다. 그리하여 불가능한 일이 일어나는 기적, 그 기적이 예수님 안에서 가능해집니다. 여러분이 그런 기적을 일으키는 기적 일꾼(miracle worker)으로 잘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무신론자뿐만 아니라 예수쟁이도, 나와 똑같은 하나님의 소중한 자녀로 여기며 그들을 축복하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눈에 보이는 물리적 차원의 기적도 종종 경험하며 환희와 감사를 하나님께 드리는 여정 되시기 바랍니다. ❉
주님,
야곱은 사랑하는 요셉이 죽은 줄 알고 몹시 험한 세월을 살았습니다.
그러다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정말 기뻤을 겁니다.
우리도 하나님이 죽은 줄 알았다가 살아 계심을 알게 되면 그런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사실은 그른 마음에서도 머리로 하나님이 살아 계심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른 마음에는 하나님이 안 계시니
안 계신 곳에서 하나님이 살아 계심을 아는 것은 공허한 일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계신 바른 마음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생생히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바른 마음으로 그 사랑을 형제에게 전해야 합니다.
역시 그른 마음에서도 사랑을 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랑은 차별적 사랑이고,
또한 자기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은 그 사랑에서 제외합니다.
바른 마음에서는 그 누구도 제외하지 않고 똑같이 사랑합니다.
그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것이 가능해진다면 그것은 기적입니다.
그래서 온전히 바른 마음 상태가 되는 것이 어렵습니다.
주님의 도움을 받아 온전히 바른 마음으로 살아가는 시간이 늘어가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기적을 일으키는 기적 일꾼으로 살아가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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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