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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페루에 400m 높이의 절벽에 설치된 투명 캡슐형 호텔이 있다고 합니다. 5평 정도의 면적을 가진 캡슐이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겁니다. 이 호텔을 이용하려면 암벽에 쇠를 박아 만든 사다리와 케이블을 이용해 호텔까지 올라가야 합니다. 이곳에서는 숙박은 물론 식사와 와인을 즐길 수 있습니다. 투명한 창 너머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마추픽추 인근의 절경이 눈을 뗄 수 없게 한다고 합니다. 얼마 전에 부인과 함께 그 호텔을 이용했던 이원희 씨가 다음과 같이 소감을 말했습니다. “깎아지른 400m 암벽등반은 태어나서 처음 경험해 본 겁니다. 힘도 들고 무섭기도 하고 정신이 혼미한 상태로 올라갔지요. 캡슐 호텔 내부는 아주 안락했어요. 바람 불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는데, 누워서 천장 커튼을 걷으니까 별이 쏟아져 들어왔어요. 환상적인 밤하늘 별자리를 보고,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원희 씨는 절벽 캡슐에서 밤하늘의 별자리를 본 것이 죽어도 여한이 없는 일이었나 봅니다.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말을 하는 것은 대개 매우 좋은 일이 일어난 직후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야곱은 요셉이 살아 있음을 알게 되자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야곱은 아들들한테서 요셉이 살아 있으며 또한 이집트의 총리가 되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야곱은 정신이 나간 듯 어리벙벙하여 그 말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막강한 물증들을 보고 마침내 요셉이 살아 있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이어서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이제는 죽어도 한이 없다. 내 아들 요셉이 아직 살아 있다니! 암, 가고말고! 내가 죽기 전에 그 아이를 보아야지!”
“죽어도 여한이 없다.” 여러분은 이 말을 써본 적이 있으십니까? 이 말은 보통 꼭 이루고 싶은 꿈을 달성한 후에 쓰지만, 비록 달성하지는 못했어도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이 들어도 이 말을 쓸 수 있습니다.
갑순이는 일찍 남편과 사별했습니다. 혼자서 자녀 다섯 명을 키웠는데 위의 네 명은 모두 결혼했습니다. 그런데 막내딸이 마흔 살이 되도록 결혼을 못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마침내 결혼하여 신혼여행을 떠나는 겁니다. 그 모습을 보며 할머니가 된 갑순이는 눈물을 글썽이며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논어>는 공자의 가르침을 전하는 문헌입니다. 거기 이런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朝楣, 夕死可矣(조문도, 석사가의)” 한자를 직역하면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괜찮다.”가 됩니다. 도를 듣는다는 것을 도를 깨닫는 것이라고 이해하는 사람도 있고, 그밖에도 다양한 해석이 있습니다. 공자가 생각하는 도가 무엇을 말하는지는 오늘 우리의 주제가 아닙니다. 다만 도를 아침에 듣는다면 저녁에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도를 중요하게 생각한 것입니다.
우리에게 대개 죽어도 여한이 없는 무언가가 있을 겁니다. 맨 처음에 전해드린 이야기에서 이원희 씨는 절벽 캡슐에서 밤하늘의 별자리를 본 것이었습니다. 야곱은 요셉이 살아 있음을 알게 된 것이었습니다. 갑순이는 막내딸이 늦깎이 결혼을 한 것이었습니다. 노자는 도를 듣는 것이었습니다. 여러분은 무엇입니까?
저의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하나님의 사랑을 늘 느끼는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는 상태란 구체적으로 말해서, 기쁘거나 즐겁거나 절로 미소가 머금어지거나 든든함을 느끼는 상태입니다. 늘 그런 상태가 된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을 거 같습니다. 예컨대 운전 중일 때를 보겠습니다. 길이 많이 막히면 좀 답답합니다. 게다가 약속 시각이 촉박해지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런 상태는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는 상태가 아닙니다. 또 설교 준비를 하는데 잘 풀리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답답합니다. 역시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는 상태가 아닙니다. 그리고 매스컴을 통해 어떤 사람의 모습을 보며 답답하거나 살짝 비판적인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역시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는 상태가 아닙니다. 이런 예는 더 들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런 때에 의식적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려고 하면 느끼게 됩니다. 누군가에게 답답함을 느껴도 금방 그를 축복하면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는 상태로 변합니다. 그런데 제가 바라는 것은, 그런 의식적 노력을 하지 않아도 그냥 늘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는 상태입니다.
곧 약속 시각은 촉박한데 길이 막히는 상황이라도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며 마음이 편안한 겁니다. 설교 준비가 잘 안 풀리더라도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며 느긋한 겁니다. 누군가의 매우 부족한 모습을 보더라도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며 그가 사랑스럽게 여겨지는 겁니다. 밥을 먹을 때도, 길을 걸을 때도, 잠시 쉴 때도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며 평화로운 마음인 겁니다.
그런데 그것과 짝을 이루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원수를 사랑하고, 자신을 저주하는 사람을 축복하고, 뺨을 치는 사람에게 다른 뺨도 돌려대고, 겉옷을 빼앗는 사람에게 속옷도 거절하지 말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흔쾌히 실천하는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흔히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예수님이 우리에게 불가능한 일을 하라고 말씀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고귀한 자녀인 우리 안에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잠재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은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기적이라고 말할 텐데, 그래서 늘 기적을 일으키는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주변 형제에게 무엇을 주더라도 아깝지 않고, 주면 내가 부족해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없이 주는 것입니다. 어느 한 사람도 예외 없이 기쁜 마음으로 주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모든 형제를 나로 여기며 사랑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늘 느끼는 상태는 형제에게 그 사랑을 기쁜 마음으로 주는 것과 한 짝입니다. 둘은 동전의 양면 관계와 같습니다. 가끔만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는 상태라면, 형제에게 사랑도 제한된 만큼만 주고 차별해서 줍니다.
정리하자면 늘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고 그 사랑을 형제에게 아낌없이 주는 상태, 그 상태에 이르게 되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습니다. 그 상태에 이르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주 적습니다. 그저 그것을 목표로 세우고, 목표가 성취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뿐입니다. 그 외에 제가 준비해야 할 일은 없습니다. 그것의 성취는 전적으로 성령께 달린 문제입니다. 성령이 허락하시면 그 기적 같은 선물을 제게 주실 것입니다. 따라서 성령의 권능에 맡깁니다. 그리고 그 일과 무관하게 평소에 바른 마음으로 살려고 합니다.
여기서 야곱이 “이제는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한 말을 다시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 말을 깊게 살펴보면 문자 그대로 죽어도 괜찮다는 뜻이 아닙니다. 요셉이 살아 있다는 소식이 너무나 감격스러워 그렇게 말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곧바로 “내가 죽기 전에 그 아이를 보아야지.”라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요셉이 살아 있다니 매우 기쁘지만 아직은 죽으면 안 되는 겁니다. 요셉을 만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어떤 일이 매우 감격스럽고 기뻐서, 그것을 강조하기 위해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말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실제로 죽어도 괜찮다는 뜻이 아닙니다. 맨 처음에 전해드린 이야기에서 이원희 씨가 절벽 캡슐에서 밤하늘의 별자리를 보았을 때도 이 경우입니다.
한편 갑순이가 막내딸이 늦깎이 결혼을 했을 때는 실제로 죽어도 괜찮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또 공자가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괜찮다.”고 했을 때 역시 실제로 죽어도 괜찮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일이 몹시 감격스럽고 기쁠 때 흡사 후렴구처럼 그렇게 말하는 경우와, 실제로 죽어도 괜찮다는 뜻으로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전자를 편의상 A 경우라 하고, 후자를 B 경우라 하겠습니다. 제 경우는 B 경우입니다. A 경우는 다양한 형태로 종종 만날 수 있는 거고, B 경우는 한 번 만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A 경우를 종종 만나기 바랍니다. 저도 A 경우도 바랍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은총이 임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바른 마음의 새로운 길을 잘 걸을 때 만나는 새로운 행복의 사건입니다. 또한 우리가 바른 마음의 길을 잘 걸으라고 하나님께서 격려차 선물로 주시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A 경우만으로는 부족할 거 같습니다. 궁극의 목표, 궁극의 바람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이 그것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시고 B 경우도 만나게 되기를 바랍니다. 곧 인생의 황혼 녘에 “이제는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먼 훗날이 되겠지만 그런 감격과 기쁨으로 인생을 마무리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
주님,
심리학에 ‘절정체험’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최고로 고양된 감정을 느끼는 순간, 행복의 극치를 느끼는 순간의 체험입니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자연에서 경이로운 모습을 만났을 때,
간절히 원하는 것을 얻었을 때,
깊은 명상 상태에 이르렀을 때,
감격스러운 하나님의 은혜를 입었을 때 등입니다.
그런 절정체험을 한 후에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노력으로 인한 절정체험은 한계를 지닙니다.
성령의 인도에 따른 절정체험이 진정한 가치를 지닙니다.
우리가 성령의 인도에 따른 절정체험을 종종 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바른 마음의 길을 잘 걸어서 절정체험과 같은
감격스러운 하나님의 은총을 많이 받게 도와주옵소서.
그러다가 언젠가 “이제는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하며
천국 천사들의 영접을 받으며 하나님 품에 안기게 되는
그런 복된 인생 여정 되게 이끌어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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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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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