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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교실에서 칠판에 영어 단어를 하나 천천히 그리고 큼지막하게 썼습니다. change. 그리고 학생들에게 뜻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학생들은 ‘바뀐다. 변화한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선생님은 단어의 알파벳 중에서 다섯 번째에 있는 g를 지우개로 지웠습니다. 그리고는 그 자리에 c를 적어 넣었습니다. 그래서 change가 chance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는 뜻을 물었습니다. 학생들은 ‘기회’라고 대답했습니다. 선생님은 잘 변화하면 좋은 기회가 생긴다는 걸 말해주려고 했던 겁니다.
변화는 기회의 조건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어떤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그 길에서 벗어나 다른 길로 걸어가는 겁니다. 길을 바꾸는 겁니다. 그러면 삶이 아주 달라지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본문을 통해 그런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서 며느리와 동침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무렵, 유다의 마음이 어떠했을지를 헤아려보겠습니다. 두 아들을 잃은 고통도 모자라 듣도 보도 못한 수치스러운 사건의 주인공이 되는 고통 앞에서, 인생이 허망하게만 느껴지고 삶에 아무런 의욕도 생기지 않는 상태가 되었을까요? 하나님이 원망스럽고 세상 사람 모두가 원망스럽기만 했을까요? 모든 희망이 사라져버리고 캄캄한 터널 속에 갇혀 오도 가도 못하는 듯한 기분이었을까요? 이것들은 요즘 우리가 자주 보는 미세먼지가 자욱한 잿빛 하늘 같은 암울한 느낌이라는 공통점을 지닙니다.
그런데 그때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가 사는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니까 며느리 사건 이후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한 것입니다. 도대체 아버지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어떻게 하게 된 걸까요? 방금 우리가 헤아려본 것처럼 유다는 캄캄한 터널에 갇힌 듯한 암울한 기분으로 살았을 겁니다. 그런데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는 생각은 터널을 빠져나갈 수 있는 성격의 생각입니다. 그 생각은 어디선가 강한 바람이 불어와 미세먼지가 조금씩 걷히면서 파란 하늘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듯한 느낌입니다. 저는 그 생각이 성령이 안겨준 거라고 믿습니다. 성령이 암울한 절망에 빠져 있는 그에게 희망의 불씨를 안겨준 거라고 믿습니다.
그 생각으로 인해 유다는 이제 갈림길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한쪽 길은 계속 객지에서 살아가는 길이고, 다른 쪽 길은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두 길 중에서 선택해야 합니다. 그 선택의 기로에서 유다는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선택했음을 우리는 압니다. 하지만 아무 갈등 없이 쉽게 그 선택을 하지는 못했을 겁니다. 이제 그 선택의 기로에서 유다가 한 생각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계속 객지에서 사는 선택을 하는 쪽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자신이 저지른 수치스러운 일이 집으로 돌아가면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게 됩니다. 지금 그 일을 아는 사람은 막내아들과 며느리와 이 사건을 알고 있는 친구 정도입니다. 물론 며느리 집 사람들도 알 것입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가면 아버지와 형제들을 비롯하여 수많은 사람이 그 사실을 알게 됩니다. 수치스러운 사실은 숨기고 싶지, 여러 사람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것이 일반적인 사람의 마음입니다. 이런 종류의 생각이 우세하면 선택의 기로에서 계속 객지에서 떠도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 선택을 하는 쪽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객지 생활에서 유다는 모진 고초를 겪으며 자신이 얼마나 보잘것없는 존재인지를 절감하였을 겁니다. 유다가 다른 형제들을 원망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 원망 밑에는 자신은 형제들보다 나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숨어 있습니다. 그런데 며느리 사건을 통해 자기가 형제들보다 나을 것이 조금도 없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부족함에서 똑같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또한 자기가 아들 둘을 잃어보니 요셉을 잃은 아버지의 슬픔이 어느 정도였을지 이해되는 겁니다. 그러니 형제들에 대한 원망을 버리고, 또한 아버지에 대해 죄책감을 갖는 대신 늙은 아버지에게 위로가 되는 삶을 살아가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 아버지에게 효도하는 것이 아버지를 속인 죄를 씻을 길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무엇보다 자기가 지금 하나님을 떠난 삶을 살고 있는데, 하나님과 함께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생각이 우세하면 선택의 기로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만약 계속 객지에서 사는 쪽을 선택했다면 며느리를 원망하며 살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심한 고통을 안겨준 하나님을 원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강퍅하고 허한 마음으로 인생을 막 살아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것은 그른 선택입니다. 하지만 유다는 고민 끝에 집으로 돌아가는 선택을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유다는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정확히 말해서 며느리면서 하룻밤 동침했던 다말을 데리고 돌아온 것입니다. 아버지를 비롯해 형제들과 그들의 부인들을 보기에 정말 창피했을 텐데 그걸 감내하며 집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유다의 선택은 퍽 어려운 선택이었습니다. 그리고 참 귀한 선택이었습니다. 그 선택으로 유다는 아주 다른 사람으로 거듭나서 많은 사람에게 덕을 베푸는 헌신의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그것은 바른 선택이었습니다. 처음에 말씀드린 대로 가던 길을 다른 길로 바꾸자 곧 change하자, 훌륭한 삶을 살게 될 기회가 곧 chance가 온 겁니다.
우리도 유다처럼 그른 길을 걸어가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의인이라 하더라도 때로 그른 길을 걸을 수 있고, 악인은 거의 그른 길을 걷고, 보통 사람들도 그른 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성령은 그들에게 다른 길이 있다는 생각을 심어줍니다. 곧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해줍니다. 그리하여 이제 선택을 결정해야 하는 순간을 맞게 됩니다. 매우 중요한 순간입니다. 바른 선택을 했을 때와 그른 선택을 했을 때의 인생이 매우 큰 차이를 지니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 유다처럼 바른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바른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많은 시간 머리를 짜낸다고 되는 건 아닙니다. 주변에 있는 좋은 사람들의 도움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믿음이 선택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편의상 믿음을 그른 믿음과 바른 믿음이라고 구분해 보겠습니다. 만약 자기 마음에 그른 믿음이 있다면, 아무리 바른 선택을 하려고 용을 써도 그른 선택으로 결정됩니다. 또 주변에 있는 사람의 좋은 조언을 들어도 그른 선택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우선 조언을 하는 주변 사람의 수준이 문제입니다. 수준이 높지 않은 사람의 조언은 내가 그른 선택을 하게끔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설령 수준이 높은 사람의 조언을 들었다 하더라도, 그 조언이 잘 안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그른 선택을 결정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내 마음에 바른 믿음이 있는 것이 관건입니다. 바른 믿음만 있다면 주변 사람의 도움 없이도 혼자서 바른 선택을 하는데 그리 큰 힘이 들지 않습니다. 만약 수준 높은 사람의 조언을 듣게 되면 쉽게 받아들이며 바른 선택을 결정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그른 믿음과 바른 믿음의 내용은 무엇일까요? 이에 대해 얼마 전에 말씀드렸는데 다시 한 번 전해드리겠습니다. 하나님과 나와 형제, 이렇게 크게 세 영역에서 우리는 믿음을 가지게 됩니다. 첫째는 하나님이 없는 무를 믿는 것과 하나님 아버지의 실재를 믿는 것입니다. 둘째는 나를 아버지 없는 고아라고 믿는 것과 그분의 소중하고 고귀한 자녀라고 믿는 것입니다. 그 결과 내가 부족한 사랑만을 할 수 있다고 믿는 것과 완전한 사랑을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나를 연약한 존재라고 믿는 것과 권능을 지닌 강한 존재라고 믿는 것입니다. 셋째는 형제를 죄 많고 부족하고 연약한 존재라고 믿는 것과 나와 똑같이 하나님의 소중한 자녀라고 믿는 것입니다. 이 셋 중에서 하나만 그른 믿음을 가지고 있어도 바른 선택을 하는데 한계를 지니게 됩니다. 여러분은 대체로 하나님에 대해서는 바른 믿음을 가질 것입니다. 그런데 나에 대해서는 그른 믿음과 바른 믿음이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곧 자신이 하나님의 소중하고 고귀한 자녀라고 믿으면서, 동시에 부족한 사랑만을 할 수 있다거나 연약한 존재라고 믿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형제에 대해서도 그른 믿음이 이어집니다.
따라서 세 영역 모두에서 일관되게 바른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곧 하나님 아버지의 실재를 믿는 것입니다. 내가 그분의 소중하고 고귀한 자녀라고 믿는 것입니다. 그 결과 완전한 사랑을 할 수 있고 또한 권능을 지닌 강한 존재라고 믿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형제 역시 나와 똑같이 하나님의 소중한 자녀라고 믿는 것입니다. 한 사람도 예외 없이 모든 형제가 말입니다.
그런데 이 믿음이 마음 안에서 뿌리를 내려야 합니다. 뿌리를 못 내리면 힘을 발휘할 수 없고 따라서 바른 선택을 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뿌리를 내리게 하는 방법은 그 내용을 틈나는 대로 반복해서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성령께 바른 믿음이 뿌리내리게 도와달라고 간절히 요청하는 것입니다. 물론 뿌리를 내리는 데는 긴 세월이 필요합니다.
대나무 씨를 뿌립니다. 그리고 물과 거름을 줍니다. 정성과 관심을 쏟으며 한 해를 기다립니다.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두 해를 기다립니다. 그래도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참으로 답답합니다. 그런데 셋째 해가 되자 드디어 죽순이 고개를 내밉니다. 30cm까지 자랍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넷째 해가 다 가는데도 멈춰 서서 여전히 30cm입니다. 4년의 노력과 인내가 고작 30cm라니요. 그런데 심은 지 5년째가 되면 폭발적인 성장을 펼쳐갑니다. 대나무 마디마다 생장점이 있어서 하루에 1m 가까이 자라납니다. 그래서 한두 달이면 완전히 자랍니다. 20m쯤 됩니다. 그 후로는 더는 자라거나 굵어지지 않고 굳어지기만 합니다. 이는 5년의 뿌리 내림이 있어 가능한 일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땅속에 꾸준히 자란 뿌리, 이 뿌리가 있어 마디 마디가 성장합니다. 그리하여 강한 비바람도 이기는 유연한 줄기를 뻗어 올립니다.
믿음의 뿌리를 내리는 일이 대나무와 비슷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점에서 대나무와 다릅니다. 대나무는 거의 모든 대나무가 5년이 지나면 뿌리를 내리지만, 우리는 사람마다 뿌리내리는 시간이 다릅니다. 차이가 나는 이유는 바른 믿음의 내용을 반복해서 말하는 시간이 서로 다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은 설교 듣고 그냥 잊을 수도 있고, 어떤 분은 가끔 그 말을 할 수 있고, 또 어떤 분은 매일 마음을 다해 그 말을 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마지막 사람과 같이 매일 그 말을 합니다. 아니, 하루에도 여러 번 그 말을 합니다. 심지어는 식사 기도를 할 때도 그 말을 합니다. 물론 “제가 여기 있습니다.”라고 말하고 이어서 그 말을 합니다. 여러분이 모두 마지막 사람처럼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바른 믿음이 뿌리를 내릴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말입니다. ‘뿌리 내릴 거라는 믿음’도 중요합니다. 그 믿음의 근거는 이 모든 과정을 성령이 인도하심을 아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뿌리 내림에 있어서 나의 노력과 성령의 역사하심의 비율은 1:9쯤 됩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의 수준은 그른 믿음이 훨씬 클 테니, 선택의 기로에 처했을 때 어쩔 수 없이 그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겁니다. 안심하십시오. 다행하게도 길이 있습니다. 성령께 바른 선택을 하게 도와달라고 간청하고 선택을 내맡기는 겁니다. 그러면 그른 믿음이 훨씬 큰 수준에서도 바른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우리의 믿음이 어린아이 수준이니 성령의 도움이 없으면 바른 선택을 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바른 믿음이 뿌리내리도록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바른 믿음이 뿌리내리게 되면 성령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바른 선택을 하게 됩니다.
이상을 정리하면 우리가 때로 캄캄한 터널에 갇혀 있는 거 같을 때, 성령은 다른 길이 있다는 생각을 심어줍니다. 성령에 의해 주어진 그 생각을 흘려버리지 말고 움켜쥐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스스로 선택의 기로에 서야 합니다. 그리고 거기서 바른 선택을 하게 도와달라고 요청하는 겁니다. 그러면 비록 그른 믿음이 우세한 수준이라도 바른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런 도움 없이도 스스로 바른 선택을 할 수 있기 위해, 평소에 바른 믿음을 뿌리내리는 일을 꾸준히 하는 겁니다. 여러분이 성령의 안내를 받으며 그 길을 잘 걸어가시기 바랍니다. ❉
주님,
자기가 어린아이인 줄 모르고 하나님께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사람과
어린아이인 줄 알아 하나님께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후자는 다시 둘로 나뉩니다.
언제까지나 어린아이로 머물러 도움을 요청하며 사는 사람과,
비록 지금은 도움을 요청하지만 언젠가 도움이 필요 없는 어른으로 자라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후자의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런 우리에게 하나님은 가장 많은 은총을 베풀어주시는 줄로 믿습니다.
하나님의 도움을 받아 날로 성장하며 성장의 기쁨을 누리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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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 
5/39 
노희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