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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통령이었던 링컨의 젊은 시절 이야기입니다. 그가 살던 일리노이주 사람들은 대부분 농부나 수공업자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런 삶보다는 좀더 의미 있는 인생을 꿈꾸었습니다. 어느 날 링컨은 길을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가난한 행상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이가 구제품 한 통을 사 달라고 애원하였습니다. 링컨은 그 청을 거절하지 못하여 샀습니다. 그 안에는 오래 된 통조림 한 통과 가정용품 등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맨 밑바닥에 법률책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 책을 본 순간, 갑자기 링컨에게 법학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올라왔습니다. 그는 그 책으로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그것은 그의 위대한 운명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그는 독학으로 꾸준히 공부를 하여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였고, 끝내는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링컨이 가난한 행상을 길에서 만난 일, 그리고 링컨이 사 준 구제품 안에 법률책이 들어 있은 일은 링컨의 운명에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날의 일은 우연이었을까요? 그런 현상을 우리는 우연의 일치, 혹은 일치 현상이라고 부릅니다. 더 쉬운 말로는 행운이라 합니다.
그런 현상을 학문적으로 처음 연구한 사람은 심리학자 융이었습니다. 그는 ‘의미 있는 우연의 일치’ 현상을 20년 이상 연구하여, 그 결과를 <동시성 : 비인과적 연결의 원리>라는 논문을 통해 발표하였습니다. 그는 그 현상에 대한 이해를 위해 양자물리학을 공부하기도 하였습니다. 그의 고객이자 친구이기도 한 양자물리학자인 볼프강 파울리의 인도에 따라, 결정론적 사고와 일차원적 인과 법칙을 넘어서는 현대물리학의 혁명적 개념에 익숙해졌습니다. 아인슈타인도 개인적으로 융을 방문했을 때, 융의 동시성 개념을 인정하고 격려하였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물리학에서 새롭게 발견한 사실들과 완전히 일치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융은 동시성의 원리를 일상생활의 지침으로 사용했습니다.
세계적인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는 12살부터 영화감독에 대한 꿈을 꾸었습니다.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는 장면을 마음에 깊게 새겨 넣은 것입니다. 하지만 10년이 넘도록 그의 꿈은 아무런 진척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그는 절망하지 않고 영화판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꿈을 이어나갔습니다. 어느 날 그는 해변을 산책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길에서 한 남자를 만나 말동무가 되었습니다. 그 사람도 스필버그 못지않은 영화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서로 통한다고 느낀 스필버그는 그에게 자신의 처지와 포부를 털어놓았습니다. 그러자 그가 느닷없이 말했습니다. “당신의 열정에 반했소. 내가 영화제작비를 댈 테니 맘껏 찍어 보시오.” 그리하여 스필버그는 <앰블린>이라는 22분짜리 무성영화를 처음으로 만들었고, 그것이 베니스 국제영화제의 수상작이 되었습니다. 그 후부터 스필버그는 승승장구하였습니다.
스필버그가 산책길에 우연히 만난 사람은 데니스 호프만이라는 사람인데, 그를 만난 일이 스필버그 인생의 행운이었습니다. 그런 일을 동시성이라 말하는 겁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그런 현상을 자주 경험하게 됩니다. 예컨대 A와 B가 선을 보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A가 갑자기 사정이 생겨, 대신 자기 친구 X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B도 역시 사정이 생겨, 자기 친구 Y를 보냈습니다. 그러니까 A와 B의 맞선 자리에 엉뚱하게 X와 Y가 나가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두 사람은 한 눈에 서로에게 반했습니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이건 제가 꾸민 얘기가 아니라 실제로 이런 경우의 사람을 보았습니다.
저는 특별히 설교를 준비할 때 동시성을 자주 경험합니다. 다시 말해서 저의 설교 중 상당 부분이 동시성에 의해 준비된다는 것입니다. 지난 주 설교도 그랬고 이번 주 설교도 그렇습니다. 지난 주 설교의 경우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주에 설교의 주제를 정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갔습니다. 그러다 성경 본문을 정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그 주제에 맞는 본문이 제 머리 속에 몇 개 있었습니다. 그 본문을 찾으려고 성경책을 펼쳤습니다. 그런데 <길 잃은 양 한 마리의 비유>가 턱 나오는 겁니다. 물론 그 비유는 제가 원래 생각한 본문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 비유가 원래 제가 마음에 두었던 본문보다 훨씬 더 잘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저는 매우 기뻤고 또한 신비로운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런 예는 무수히 많은데, 시계를 볼 때도 동시성을 경험하게 됩니다. 곧 같은 숫자의 반복 현상입니다. 디지털 시계여야 하는데요, 03:03, 07:07 등입니다. 10:04은 같은 숫자의 반복은 아니지만, 자신이 천사라는 의미를 부여한다면 역시 동시성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숫자 반복에서 가장 큰 의미를 지니는 것은 11:11입니다. 11이라는 숫자가 특별한 의미를 지니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제가 <타인의 삶>이라는 독일 영화를 보았습니다. 독일이 통일되기 전 동독에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러다 통일이 된 후까지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꽤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그런데 그 영화에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날이 1989년 11월 9일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저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날이 그 맘 때쯤인 건 알고 있었지만 정확한 날짜는 몰랐습니다. 그러다 정확한 날짜를 알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영화의 주제와 상관없이 그 날짜를 분석해 보고픈 충동이 일어났습니다. 우선 11월 9일을 보십시오. 숫자가 셋입니다. 그 숫자들을 다 더하는 겁니다. 곧 1+1+9=11이지요. 저는 살짝 놀랐습니다. 다시 알 수 없는 어떤 힘에 끌려 전체의 숫자를 더해 보았습니다. 년과 월과 일의 모든 숫자들을 낱낱이 더하는 겁니다. 곧 1+9+8+9+1+1+9=38입니다. 거기서 다시 3과 8을 더하는 겁니다. 원래 그렇게 하는 겁니다. 그러면 11이 되지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전체나 부분이나 모두 11입니다. 그래 이렇게 이해했습니다. 하필 그 날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고 말입니다. 하늘이 그런 날을 골라 그 사건을 일으켰다고 말입니다. 참으로 신비로운 느낌이었습니다.
이렇듯 동시성 현상은 개인의 인생뿐만 아니라, 지구적 의미를 지는 국가 차원의 일에서도 나타납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걸 알아차리지 못하는 겁니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그런 현상을 경험합니다. 하지만 그 현상의 깊은 의미를 잘 알지 못합니다. 그냥 단순한 우연으로 치부하는 겁니다. 결국 동시성이라고 하는 행운과 무관하게 살아가게 됩니다. 이는 안타까운 일입니다.
동시성 현상을 다시 설명 드리면 이런 겁니다. 우리는 인과론을 믿습니다. 곧 어떤 일이든 반드시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예컨대 감기에 걸렸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원인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어제 추운 데서 오래 있었던 일, 그것이 원인이라고 이해합니다. 혹은 상대방이 요즘 내게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 보입니다. 그 때 나는 그 원인을 찾으려 합니다. 마침내 원인을 찾아내어, 나의 잘못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게 되면 사과를 할 것입니다. 혹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면 해명을 하려 할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원인을 찾는 일에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며 살아갑니다. 원인을 찾아내지 못하면 답답할 것이고, 원인을 틀리게 찾아내면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이렇듯 우리는 인과론의 지배 아래 살아갑니다.
그런데 우리가 우연이라고 생각하는 일은, 특별한 원인이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판단입니다. 우리는 3차원의 세계에서 살아갑니다. 그런데 어떤 현상에 대해 3차원의 이해로는 도저히 원인을 찾아낼 길이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그 현상을 우연이라 말합니다. 아니, 3차원 이상의 차원에 원인이 있었던 겁니다. 동시성 현상은 3차원 이상에 원인이 있어 일어난 일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곧 하늘이 원인인 것입니다.
동시성은 우리 모두에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간절한 꿈을 가진 사람에게 더 많이 일어납니다. 그럴 때 동시성은 그 꿈이 이뤄지는 과정에 있음을 하늘이 알려주는 신호가 됩니다. 하늘이 이렇게 말하는 음성을 듣는 것입니다. “넌 정말 잘 가고 있어. 네가 지금 가는 길이 너의 길 맞아.” 이런 하늘의 화답이 바로 동시성입니다. 동시성이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음을 알게 되면, 매우 신비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자신의 삶에 하늘이 개입하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하여 나 혼자 이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하늘과 더불어 걷고 있음을 자각하게 됩니다. 외롭지 않게 되겠지요. 자신감이 생깁니다. 꿈을 포기하지 않게 됩니다.
그러므로 간절한 꿈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질적 차원의 꿈도 좋고, 영성적 차원의 꿈도 좋습니다. 가급적 너무 이기적이지 않은 아름다운 꿈이면 더 좋겠지요. 예컨대 지난 시간에 말씀드린 “좋은 목수”가 되려는 꿈 같은 겁니다. 그 꿈을 하늘의 도움으로 이뤄간다는 생각을 갖는 겁니다. 물론 하늘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겠지요. 이제 그 과정에서 동시성 현상을 놓치지 않고 만나는 겁니다. 그 때 하늘의 지원을 느끼며, 그 꿈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그런 자신감은 꿈을 이루는 매우 중요한 동력이 됩니다.
그러니 동시성 현상을 놓치지 않고 만나는 일은, 꿈을 이루는 중요한 기폭제 역할을 합니다. 또한 든든한 마음으로 인생을 살게 되는 자양분이 됩니다. 그리고 삶이 신비로 가득함을 알게 되니, 그의 영혼이 풍요로워집니다.
오늘 본문을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필요한 자세로 이해해 봅니다. “깨어 있으십시오. 믿음에 굳게 서 있으십시오. 용감하십시오. 힘을 내십시오. 모든 것을 사랑으로 하십시오.” 이 중에서 특별히 깨어 있음에 대해 주목합니다. 깨어 있음은 여러 의미를 지니지만, 오늘은 <동시성에 깨어 있음>에 국한하여 생각해 봅니다. 깨어 있음은 예리한 눈으로 동시성을 알아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깨어 있지 않으면 동시성을 놓치고 맙니다. 그건 행운을 놓치는 것과도 같습니다.
우주는 신비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인생도 신비로 가득 차 있습니다. 하지만 신비를 못 만나면 신비는 없는 것과 같습니다. 신비를 많이 만나야 합니다. 동시성을 경험하는 것은 신비를 만나는 중요한 길이 됩니다. 그러므로 늘 깨어 있음으로 여러분에게 주어지는 크고 작은 모든 동시성을 남김없이 낚아채시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삶이 신비임을 알아 풍요로운 인생을 사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여러분의 아름다운 꿈을 이뤄 행복한 인생을 사시기를 축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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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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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담
이희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