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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첫째로, 여러분 주변의 사람들을 중에서 자신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들을 생각나는 대로 떠올려 보십시오. 그분들은 누구입니까? 여러분의 부모님, 선생님, 친구 등입니까? 그분들은 모두 여러분에게 고마운 사람입니다.
이제 여러분에게 불편함을 주는 사람들을 떠올려 보십시오. 그이들은 차라리 만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니, 그이들도 여러분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겁니다. 물론 그이들 때문에 불편함을 겪지만, 바로 그 불편함으로 말미암아 높은 차원에서 어떤 도움을 받는 것입니다.
영어에 No pain no gain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고통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는 뜻이죠. 뒤집어서 보면 고통이 있으면 얻는 것도 있다가 됩니다. 이 말은 여러 경우에 적용할 수 있지만, 내게 불편함을 안겨주는 사람의 경우에도 적용됩니다. 그가 내게 불편함을 안겨주었지만, 그로 말미암아 내가 얻는 것도 있는 법입니다. 그러므로 내게 불편함을 주는 사람들도 내게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도움을 주는 사람이든 불편함을 주는 사람이든, 둘이 성격은 다르지만 모두 내게 도움을 주는 사람인 것입니다.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내 인생에 자양분이 되기 위해 존재합니다. 이 사실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편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내게 도움을 줄 뿐 아니라, 나도 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높은 차원에서 보면 모든 관계는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것입니다. 곧 모든 사람이 내게 도움을 주는 것이고, 또한 나도 모든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이를 전제로 하여 둘째로, 이런 문제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A는 한 사람과 서로 돕는다고 생각합니다. B는 열 사람과 서로 돕는다고 생각합니다. C는 백 사람과 서로 돕는다고 생각합니다. D는 수천 사람과 서로 돕는다고 생각합니다. E는 지구 65억 사람과 서로 돕는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들의 차이는 어떤 현상으로 나타날까요? 결론적으로 도움을 주고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범위가 넓으면 넓을수록, 남에게 더 도움을 주고 또한 도움을 더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작은 그릇에는 적은 양만 담을 수 있고, 큰 그릇에는 많은 양을 담을 수 있습니다. 앞에서 모든 사람은 내게 자양분을 준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범위를 작게 잡으면 내게 주어지는 자양분도 적어지지 않겠습니까? 물론 그 범위를 크게 잡으면 내게 주어지는 자양분은 많아질 것이고요. 자양분을 많이 공급받아야 내가 더 잘 자라나고, 또한 좋은 기회도 더 많이 생겨날 것입니다. 그러므로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범위를 크게 잡을수록 좋습니다. 65억 지구인 모두와 도움을 주고받는다고 생각하면 제일 좋겠지요. 지구촌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는다고 생각하고, 또한 그들에게 도움을 주겠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곧 65억 모든 사람들이 내 형제요 자매라는 인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이제 셋째로, 다음 문제를 생각합니다. 내게 여유가 있는 것은 남에게 주어 버릇하고, 필요한 것은 남에게 채워달라고 요청하는 겁니다. 나가고 들어오는 순환운동이 계속 진행되게 하는 것입니다. 그럴 때 활기찬 삶을 살게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고인 물과 같아집니다. 삶이 답답하고 꽉 막힌 느낌이 됩니다.
자신에게 여유가 있는 것은 두 종류입니다. 하나는 자신이 지금 많이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자신이 타고난 재능입니다. 곧 자신이 잘 하는 것이나 재미있어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보면 자신에게 여유 있는 것은 이런 것들입니다. 따뜻한 마음, 시간, 체력, 유머감각, 노래실력, 예술적 재능, 남과 공감하는 능력, 잘 가르치는 능력,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는 실력, 음식솜씨, 청소, 혹은 돈, 이런 모든 것이 포함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장점과 재능을 타고났습니다. 자신이 잘 하고 좋아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찾아내야 합니다. 그리고 나누어야 합니다. 혹시 이렇게 생각하는 분이 있습니까? 자신에게 어떤 재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누구와 비교와 비교해 보면 부족하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자신은 나눠줄 형편이 못 된다고 말입니다. 예컨대 강한 체력을 타고났지만 축수선수 박지성만 못 하고, 노래를 제법 하지만 유명가수 수준은 못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비교의식으로 문제를 보게 되면 평생 불행의 늪에 빠져 살게 됩니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그냥 자신이 가진 재능을 나누며 살아야 합니다.
예컨대 부자는 돈이 많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부자의 기준은 무엇입니까? 재벌 수준이 되어야 부자라 할 수 있을까요? A와 B가 있습니다. A는 남이 보기엔 부자인데, 자기는 재벌 수준이 아니기에 부자가 아니라 생각합니다. 재벌에 비해 보면 자기는 가난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인색합니다.
한편 B는 남이 보기엔 부자가 아닙니다. 그런데 자신은 부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남에게 틈나는 대로 나눠 줍니다. 기분 좋게 부자인 것을 표현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부자입니다. 다시 말해서 마음이 부자일 때 진정한 부자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싶어 합니다. 자신의 생각을 들어줄 사람을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그에 대해 지지를 받고 싶어 합니다. 그런 욕구가 충족될 때 행복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그런 욕구가 충족되는 말벗을 필요로 합니다. 더 나아가 자신의 생각뿐만 아니라 자신의 장점과 재능을 표현하고 싶어 합니다. 달리 말하자면 <자기다움>을 표현하고 싶어 하는 겁니다. 그런데 자신에게 여유가 있는 것을 남에게 주는 것이 바로 <자기다움>을 세상에 표현하는 것입니다. <자기다움>이 온전히 표현될 때 우리는 행복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므로 <자기다움>을 찾아내서 그것을 나누는 일이 중요합니다.
예컨대 성가대원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성가대원들의 헌신에 대해 우리가 고마워하지만, 한편 자신들로서는 <자기다움>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 일은 서로에게 참 좋은 일이지요. 또한 올 성탄절에 유정미님이 아이들과 함께 어떤 발표를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유정미님은 바로 자신의 재능을 나눠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밖에도 여러 예를 들 수 있겠습니다. 이렇듯 자신에게 여유가 있는 것을 남에게 주는 행위는 큰 가치를 발휘합니다.
한편 주는 행위를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무리하지 않는 것입니다. 시간이 부족한데, 체력이 부족한데, 돈이 부족한데, 그런 것들을 주려 하면 무리가 따르게 됩니다. 자신에게 현재 부족한 것을 어떤 의무감에 의해 남에게 주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여유가 있는 것을 주어야 합니다.
록펠러는 33세에 백만장자가 되었고, 43세에 미국의 최고 부자가 되었고, 53세에 세계 최대 갑부가 되었지만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55세에 그는 불치병으로 1년 이상 살지 못한다는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어느 날 검진을 위해 휠체어를 타고 가는데, 병원 로비에 걸린 액자의 글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주는 자가 받는 자보다 복이 있다> 그 글을 보는 순간 갑자기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이었습니다. 선한 기운이 온몸을 감싸는 가운데 그는 눈을 지그시 감고 생각에 잠겼습니다. 조금 후 시끄러운 소리에 정신을 차리게 되었는데, 입원비 문제로 다투는 소리였습니다. 병원측은 병원비가 없어 입원이 안 된다고 하고, 환자 어머니는 입원 시켜 달라고 울면서 사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록펠러는 곧 비서를 시켜 병원비를 지불하게 하고 누가 지불했는지 모르게 했습니다. 얼마 후 은밀히 도운 소녀가 기적적으로 회복이 되었습니다. 록펠러는 얼마나 기뻤던지 나중에 자서전에서 그 순간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저는 살면서 이렇게 행복한 삶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그 사건 이후 록펠러는 나눔의 삶을 작정합니다. 그와 동시에 신기하게 그의 병도 사라졌습니다. 그 뒤 그는 98세까지 살며 선한 일에 힘썼습니다. 임종 때 그는 말했습니다. “인생 전반기 55년은 쫓기며 살았지만, 후반기 43년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이제 주는 것과 더불어 꼭 필요한 것이 받는 일입니다. 자신에게 필요한 것, 부족한 것을 남에게 편안한 마음으로 요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남으로부터 받기는 잘 하는데 주기는 잘 못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반대로 남에게 주기는 잘 하는데 달라고 요청을 잘 못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실 바로 제가 남에게 요청을 잘 못 합니다. 목회자로서 이게 저에게 어려운 과제입니다. 아니, 목회자가 아니라도 그럴지 모르겠습니다. 이 주제와 관련하여 좀 시원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제게 있습니다. 극복을 위해 제가 에너지를 많이 쏟아야 할 주제입니다. 저와 형편이 비슷한 분들이 이 자리에 있으시죠?
이렇게 생각해 보지요. 나에게나 다른 사람들에게 잘 주는 사람이 내게 뭘 요청하면 내가 흔쾌히 주게 되지요. 그러므로 내가 잘 주는 사람이라면, 내가 상대방에게 요청할 때 그는 흔쾌히 줍니다. 그런데 여러 가지 생각에 걸려 요청을 잘 못 합니다. 이 이치를 잘 헤아리고 편안하게 요청하면 좋겠습니다. 저부터 말이지요. 주는 것과 받는 것이 한 짝으로 돌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아무튼 흔쾌히 주고 편안하게 요청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그리하면 모든 사람과 만남이 에너지의 성스러운 상호교환의 장이 됩니다. 그럴 때 우리는 풍요로운 삶을 살게 됩니다.
본문을 보십시오. 달란트의 비유입니다. 주인이 여행을 떠나면서 종들에게 재산을 맡겼습니다. A에게는 다섯 달란트, B에게는 두 달란트, C에게는 한 달란트를 맡겼습니다. 한 달란트는 노동자의 15년 품삯에 해당되는 돈이라 합니다. A와 B는 그 돈을 두 배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C는 그 돈을 땅에 묻어 두었다가 그대로 내놓았습니다. 그러자 주인은 C를 악하고 게으른 종이라고 질책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달란트를 재능이라는 뜻으로 이해합니다. 누구나 고유한 재능을 타고납니다. 그 재능을 잘 사용해야 합니다. 흔히 성공을 위하여 재능을 잘 쓰라고 말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재능을 자기 성공을 위해 쓸 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나누어 주는 일도 꼭 필요합니다. 재능을 나누지 않는 것을 한 달란트 받은 사람이 땅에 묻어 두는 것과 같다고 보겠습니다. 다시 말해서 자신에게 여유가 있는 것을 움켜쥐고 있는 사람은 받지도 못하고, 남에게 나눠주는 사람은 베푼 것보다 더 많이 받게 되어 있습니다.
<자기다움>을 세상에 잘 표현하고, 또한 필요하고 부족한 것은 편안한 마음으로 요청하는 삶이 되기를 바랍니다. 잘 나누고 잘 받아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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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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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