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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미국 대통령 선거 기간에 에모리 대학의 심리학자인 웨스턴은 다음과 같은 실험을 하였습니다. 공화당원과 민주당원과 무당파, 이 세 그룹 사람들에게 부시 공화당 후보와 케리 민주당 후보의 연설을 들려주고는 평가하라고 했습니다. 그 결과 공화당원들은 모두 공화당 후보에게는 높은 점수를 주고, 민주당 후보에게는 낮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민주당원들은 모두 정확히 그 반대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무당파는 두 후보에게 비슷한 점수를 주었습니다. 그러니까 무당파는 객관적 평가를 하였는데, 공화당원과 민주당원은 객관적 평가를 못 한 것입니다.
이런 현상을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이라고 합니다. 확증 편향이란 웨스턴의 실험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쉽게 받아들이고, 일치하지 않은 정보는 무시하거나 낮은 가치를 부여하는 모습을 가리킵니다. 즉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대로 믿는 현상입니다.
확증 편향을 프레임 효과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각기 다른 색의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는데, 그 안경으로 보이는 세상만 진실로 인정한다는 겁니다. 그런데도 자기는 절대 색안경을 쓰고 있지 않으며, 맨눈으로 공정하게 사실만 보고 판단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확증 편향은 무의식 깊은 곳에 숨어서 우리를 지배합니다. 유언비어나 징크스가 확증 편향의 산물이고, 육아, 삶의 가치관, 종교, 경제, 정치 등에도 깊게 영향을 미칩니다. 최순실 사태의 전모가 드러났는데도 여전히 박 대통령에게 열정적 지지를 보이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웨스턴은 앞에서 소개해 드린 그 실험을 할 때 실험 참가자들의 뇌를 ‘자기공명영상’ 장치로 들여다봤습니다. 그 결과 확증 편향이 발생할 때 뇌에서 이성과 관련한 영역은 침묵을 지킨 반면, 감정과 관련된 영역은 활동이 많이 증가하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리하여 확증 편향은 이성이 작동하지 않고 감정으로 반응하는 현상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그러므로 교육을 제아무리 많이 받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또는 IQ가 아주 높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확증 편향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판사들이 일반인보다 확증 편향성이 더 심하다는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들의 깊이 있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런 사실을 전제로 하여 본문을 보겠습니다. 2절에서 에서는 가나안 여인 세 사람을 아내로 맞아들였는데 아다와 오홀리바마와 바스맛이라고 합니다. 아다는 헷 사람 엘론의 딸이고, 오홀리바마는 히위 사람 시브온의 딸 아나에게서 태어났고, 바스맛은 이스마엘의 딸이며 느바욧의 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창세기 26장 34절을 보면 에서가 마흔 살에 두 사람을 아내로 맞아들였다는 기록이 나옵니다. 헷 사람 브에리의 딸 유딧과 헷 사람 엘론의 딸 바스맛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28장 9절에 보면 이스마엘의 딸 마할랏을 세 번째 아내로 맞아들였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오늘 본문에서는 에서의 아내 이름이 아다와 오홀리바마와 바스맛인데, 26장과 28장에서는 유딧과 바스맛과 마할랏이라고 합니다. 바스맛만 이름이 같고 나머지 둘은 다른 사람들입니다. 또한 오늘 본문에서는 바스맛이 이스마엘의 딸이라고 하는데, 26장에서는 헷 사람 엘론의 딸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두 사람의 이름이 다르고, 나머지 한 사람은 아버지가 다릅니다. 어느 기록이 맞을까요? 어느 쪽이 맞든 성경이 모순된 기록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은 모세가 창세기를 기록했다고 생각합니다. 모세가 창세기의 저자라면 왜 에서의 아내들 이름이 오늘 본문과 26장이 다를까요? 게다가 근본주의 기독교인들은 축자영감설을 주장합니다. 곧 성경의 토씨 하나하나가 하나님의 영감을 받아 기록되었기에 오류가 전혀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분명히 오류를 만나고 있습니다.
반면의 진보적인 기독교인들은 모세는 창세기의 저자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신 어떤 사람이 여러 자료를 편집하여 창세기를 기록했다고 이해합니다. 그러니까 자료마다 에서의 아내를 서로 다르게 알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창세기를 기록한 사람이 각 자료의 내용을 모두 열거한 거로 보는 겁니다.
성경을 조금만 주의 깊게 보면 모세 한 사람이 창세기를 기록했다고 볼 수 없음을 분명히 알게 됩니다. 축자영감설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평생 모세가 창세기를 기록했다고 이해하며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 아주 많습니다. 평신도들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목사님이 모세가 창세기의 저자라고 하니까 그냥 믿는 거지요. 하지만 신학을 공부한 목회자들은 그럴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계속 교인들에게 모세라고 가르치고, 또한 축자영감설을 가르치는 겁니다.
앞에서 확증 편향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창세기의 저자가 모세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확증 편향의 모습입니다. 그분들은 모세가 저자일 수 없는 여러 합리적인 근거가 제시되어도 완전히 무시합니다.
제가 오늘 이 문제에 대해 말씀드리는 것은 그분들이 어리석다고 비난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아니, 그분들이 어리석다고 비난한다면 비난하는 것이 어리석은 일이 됩니다. 왜냐하면 제게도 주제는 다르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확증 편향의 모습이 있기 때문입니다. 똑같이 확증 편향의 모습을 보이면서 그분들의 확증 편향에 대해 어리석다고 한다면, 그것은 곧 저를 어리석다고 비난하는 것과 같은 일이 됩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누워서 침 뱉는 일이 됩니다. 그래서 그분들이 어리석다고 비난할 생각이 조금도 없습니다.
제가 성경 이해에 있어서 확증 편향에 빠진 분들에 대해 말씀드리는 이유는, 우리에게도 똑같이 확증 편향의 모습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전하기 위함입니다. 서로 주제는 다르지만 그리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에게 확증 편향의 모습이 있음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걸 모르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계속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자기가 믿고 싶은 대로 믿으며 살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을 틀렸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상대방이 틀렸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도 틀렸습니다. 그런데 자기가 틀린 줄 모르고 상대방이 틀렸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러면 상대방을 비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대방을 비난하면 자기도 비난받게 됩니다. 자기가 틀렸는데도 옳다고 생각하며 평생을 사는 것 자체가 큰 문제입니다. 그리고 거기서 비난과 같은 또 다른 문제들이 계속 꼬리를 물고 나타나게 됩니다. 그래서 우선 자신에게 확증 편향의 모습이 있음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그걸 알면 어떻게 해결할 수 있겠습니까? 심리학자들은 자기의 신념이 틀릴 수도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기의 신념과 다른 쪽의 정보를 열린 마음으로 접하라고 권합니다. 예컨대 자기가 정치적으로 좌파인 사람은 이른바 조중동(조선, 중앙, 동아)의 기사를 열린 마음으로 접하고, 우파인 사람은 이른바 한경오(한겨레, 경향, 오마이뉴스)의 기사를 열린 마음으로 접하라고 합니다. 퍽 어려운 일 같지요? 어려움을 느끼는 만큼 확증 편향이 심각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런 방법도 좋겠지만 저는 근본적인 방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전에 <3단계 똑같음 확언>에 관해 배웠습니다. 그것을 확증 편향의 모습에 적용하는 겁니다. 그래서 상대방에게서 확증 편향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때, 우선 자신에게도 확증 편향의 모습이 있음을 아는 겁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에서 확증 편향이 있는지는 몰라도 됩니다. 무조건 자신에게 확증 편향이 있다고 인정하는 겁니다. 왜냐하면 인간이 확증 편향 없이 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전제 위에서 <3단계 똑같음 확언>을 하는 겁니다. 첫째 상대방과 내가 확증 편향의 부족한 모습을 지님에서 똑같고, 둘째 그래서 하나님의 도움이 필요함에서 똑같고, 셋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고귀한 자녀임에서 똑같다는 사실을 확언하는 겁니다.
여기서 <3단계 똑같음 확언>에 관해 좀 더 깊은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부족함에서 똑같음은 서로 그른 마음을 지님에서 똑같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고귀한 자녀임에서 똑같음은 서로 바른 마음을 지님에서 똑같다는 뜻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그른 마음 상태일 때의 내가 하나님의 고귀한 자녀일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바른 마음 상태일 때의 내가 하나님의 고귀한 자녀인 것입니다. 두 번째 것은 그른 마음 상태인 내가 바른 마음 상태의 나로 바뀜에 하나님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상대방이 부족한 행동을 할 때 그를 비난한다면, 그가 그른 마음 상태에 있는 것을 내가 그른 마음으로 비난하는 것입니다. 곧 상대방의 그른 마음과 나의 그른 마음이 충돌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모든 충돌에 대한 심층적 이해입니다. 이 상태에서는 평화로울 수 없습니다. 평화로우려면 나를 바른 마음으로 바꿔야 합니다. 내가 바른 마음으로 바뀌어 상대방의 바른 마음을 만나는 것입니다. 그가 비록 지금 그른 마음 상태에 있더라도, 그의 그른 마음 밑에 있는 바른 마음을 만나는 것입니다. 이것이 <3단계 똑같음 확언>의 내용입니다.
개 한 마리가 죽어 며칠째 길거리에 버려져 있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 흉물스런 모습을 보며 얼굴을 찌푸립니다. 또한 썩어가는 개의 몸에서 나는 악취로 코를 막습니다. 그때 하늘에서 이런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개의 이빨이 참 하얗구나. 그 하얀빛의 아름다움이 진주보다 낫다.” 그 소리를 들은 어떤 사람이 외쳤습니다. “아, 저 목소리는 예수님의 음성임이 틀림없다!”
이 이야기는 예수님이 우리의 그른 마음은 보지 않으시고 바른 마음만 보신다는 사실을 뜻합니다. 우리의 그른 마음에서 비롯된 온갖 부족한 모습을 보지 않으시고, 바른 마음 안에 있는 고귀함과 아름다움만을 보시는 겁니다. 바른 마음 안에는 태초에 하나님의 속성대로 창조된 그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고귀함과 아름다움이 담겨 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보실 때 하나님의 속성대로 창조된 모습과는 전혀 무관한 그른 마음의 모습은 보지 않으시고, 바른 마음에 있는 고귀함과 아름다움만을 보시는 겁니다.
내가 몹시 부족한 행동을 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때 사람들이 나를 보는 시각은 크게 두 종류입니다. 하나는 비난의 시각으로 보는 겁니다. 또 하나는 이해의 시각으로 보는 겁니다. 다만 살짝 아쉬움이 묻어 있습니다. 그럴 때 후자의 시각으로 나를 보는 사람에게 나는 고마움을 느낄 것입니다. 비난받아 마땅한 행동을 했는데 비난하지 않고 이해의 시각으로 봐주니 말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두 시각 다 아닙니다. 이해의 시각도 부족한 나를 전제로 합니다. 예수님은 비난이든 이해든 부족한 행동을 한 나를 보시는 것이 아니라, 고귀하고 아름다운 나를 보신다는 겁니다. 누군가 나를 그렇게 봐줄 때 나는 감사로 눈물이 흐를 정도가 되지 않겠습니까? 그것이 바로 예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방식입니다. 이해의 시각으로 봐주는 것도 사랑이라 할 수 있지만, 예수님의 사랑은 그런 사랑과 차원이 다른 것입니다.
우리도 예수님을 본받아 부족한 행동을 한 타인에게서 그의 안에 있는 고귀함과 아름다움을 보려는 것입니다. 부족한 행동은 그른 마음에서 비롯되었는데, 그것을 보지 않고 그의 그른 마음 밑에 있는 바른 마음을 보려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3단계 똑같음 확언>의 목적입니다. 따라서 <3단계 똑같음 확언>은 타인에 대해 최고의 사랑입니다. 그리고 타인의 바른 마음을 볼 때, 내 바른 마음 안에 있는 고귀함과 아름다움이 더욱 깊어집니다.
김종환 씨가 부른 ‘사랑을 위하여’라는 노래의 마지막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오래 두어도 진정 변하지 않는 사랑으로 남게 해 주오.”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은 변합니다. 남녀 간의 사랑도 변합니다. 그런데 오래 두어도 진정 변하지 않는 사랑으로 남게 해달라고 합니다. 영원히 변치 않는 사랑으로 남게 해달라는 겁니다. 그런 영원한 사랑은 하나님의 사랑밖에 없습니다. <3단계 똑같음 확언>은 바로 영원한 사랑에 머무는 일입니다.
그런데 <3단계 똑같음 확언>을 하더라도 혼자서 하지 않고 예수님과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달리 말하자면 예수님이 끄는 마차를 타고 하는 겁니다. 그 마차 안에서 말을 타고 가는 형제들을 보며 하는 겁니다. 그렇게 형제들에게 사랑을 전하는 겁니다. 그 사랑에서 아름다운 기쁨이 피어오릅니다. 그 사랑의 기쁨으로 충만한 날들 되시기 바랍니다. ❉
(기도)
사람은 객관적으로 문제를 볼 수 없다는 것은
웬만한 사람이면 다 아는 사실입니다.
확증 편향은 그 사실을 증명해 주는 좋은 도구가 됩니다.
가장 공정하고 객관적일 것 같은 법관이
사실은 일반인보다 확증 편향성이 더 높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입니다.
확증 편향은 그른 마음 상태에서 비롯됩니다.
따라서 사람이 객관적으로 문제를 볼 수 없는 것도
우리가 주로 그른 마음으로 살아가기 때문임을 알게 됩니다.
그른 마음 상태에 있으면서 객관적 이려는 모든 노력과
확증 편향에서 벗어나려는 모든 노력은 헛된 일이 되고 맙니다.
근본적으로 그른 마음을 바른 마음으로 바꾸는 것만이 진정한 해결책입니다.
확증 편향에 빠져있으면 그 자체로 가치가 떨어지는 인생을 사는 것인데
가치 있는 인생을 살기 위해 확증 편향에서 벗어나려는 노력보다는
바른 마음으로 바꾸려는 노력이 바른길입니다.
그를 위해 <3단계 똑같음 확언>을 반복하는 것은 참 좋은 도구가 됩니다.
또한 그것은 진정한 사랑을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영원한 사랑에 머무는 일입니다.
영원한 사랑에 머무는 아름다운 기쁨으로 충만한 삶을 살아가도록
주님께서 우리를 인도하여 주옵소서.
이 모든 말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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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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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