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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탤런트 문근영씨가 지난 5년 동안 8억 5천만 원이나 되는 돈을 익명으로 기부한 것이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기부 천사”라는 호칭이 붙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문근영씨를 비난하는 글들이 인터넷에 올라왔다고 합니다. 이런 내용입니다. “좋은 이미지 만들어서 몸값 올리려는 언론플레이다.” “돈 몇 푼 쥐어 주고 생색낸다.” “익명으로 기부해서 궁금증을 키워 놓고 하루 만에 공개해서 대서특필하게 만들었다.”
그러니까 문근영씨의 행위에 대해 두 가지 시각이 있는 겁니다. “기부천사”라고 보는 긍정적 시각과 악성 댓글로 비난하는 부정적 시각입니다. 문근영씨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불순한 동기를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불순한 동기가 있는지 100% 알고 있을까요?
얼마 전에 <선플달기국민운동본부>라는 것이 생겨났다고 합니다. 인터넷상에서 근거 없이 비난하는 댓글을 악플이라 합니다. 악플로 많은 사람이 고통을 겪습니다. 최진실씨는 자살까지 하였습니다. 그래서 상대방을 존중하고 격려하는 착한 댓글 달기 캠페인을 벌이는 겁니다. 그 취지가 참 좋아 보입니다.
선플 달기의 일환으로 어떤 분이 이런 제안을 하였습니다. 댓글을 달기 전에 세 가지를 생각해 보자는 겁니다. <첫째 내가 쓰는 댓글은 사실에 근거한 것인가? 둘째 내가 쓰는 댓글은 내 아이들이 보아도 될 만큼 건전한 내용인가? 셋째 내가 쓰는 댓글은 건전한 비판과 토론을 위한 것인가?> 대부분의 악성 댓글들은 이 세 가지 질문을 통과할 수 없지요.
악플을 다는 사람과 선플을 다는 사람, 이를 내면이 부정적인 사람과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말해도 좋을 겁니다. 내면이 긍정적인 사람이 되어야 하겠지요.
그런데 여기서 하나 더 생각할 것이 있습니다. 악플을 다는 사람, 그를 긍정의 마음으로 볼 것인가 부정의 마음으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그이들조차도 긍정의 마음으로 볼 수 있을 때 진정으로 긍정적인 존재가 됩니다. 물론 그의 행위를 지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니, 지적합니다. 그런데 그 지적은 부정의 마음으로 비난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악플을 다는 행위를 그치면 좋겠다고 말해 주지만, 그 마음은 긍정의 마음입니다.
악플 대신 선플을 다는 것은 긍정적 마음의 1절이라 하겠습니다. 이제 악플을 다는 사람도 긍정의 마음으로 대하는 것이 2절이라 하겠습니다. 1절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2절까지 불러야 비로소 진정한 긍정적 존재가 됩니다. 2절까지 부를 수 있을 때 “평화로운 마음으로 평화운동 하기”가 됩니다. 1절에서 그치면 “미움으로 평화운동 하기”가 됩니다. 우리 주변에 미움으로 평화운동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2절까지 부르는 사람은 그이들도 긍정으로 바라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진정으로 긍정적 마음을 가진 존재가 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긍정의 노래를 2절까지 부를 수 있을까요?
제자가 스승에게 물었습니다. “제 안에는 마치 두 마리 개가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 마리는 매사에 긍정적이고 사랑스러우며 온순한 놈이고, 다른 한 마리는 아주 사납고 성질이 나쁘며 매사에 부정적인 놈입니다. 이 두 마리가 항상 제 안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어떤 녀석이 이기게 될까요?” 스승은 생각에 잠긴 듯 잠시 침묵을 지켰습니다. 그러고는 아주 짧은 한 마디를 건넸습니다. “네가 먹이를 주는 놈이다.”
우리 모두의 안에 두 마리의 개가 살고 있습니다. 이 둘은 늘 싸웁니다. 어느 한 쪽이 늘 이기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대부분의 경우 어느 한 쪽이 더 많이 이길 겁니다. 여러분은 긍정의 개와 부정의 개 중에서 어느 쪽이 더 많이 이기고 있습니까? 우리는 긍정의 개가 더 많이 이기기를 바랍니다. 끝내는 긍정의 개가 늘 이기는 존재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자면 긍정의 개에게 늘 먹이를 주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의지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의식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부정의 개에게 먹이를 주곤 합니다. 무의식에서 깨어나 의식적으로 긍정의 개에게 먹이를 주어야 합니다. 그러려고 하는 강한 의지를 가져야 합니다. 그 결과는 아름다운 열매로 이어집니다.
여러분이 시인 박목월을 아십니다. 그분의 아들이 서울대학교에서 교수를 지낸 박동규씨입니다. 박동규 교수가 자신의 어린 시절에 있었던 일을 다음과 같은 글로 적었습니다.
내가 초등학교 육학년 때 육이오 전쟁이 났다. 아버지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어머니 말씀 잘 듣고 집 지키고 있어.” 하시고는 한강을 건너 남쪽으로 가셨다. 그 당시 내 여동생은 다섯 살이었고, 남동생은 젖먹이였다. 인민군 치하에서 한 달이 넘게 고생하며 살아도 국군은 오지 않았다. 어머니는 견디다 못해서 아버지를 따라 남쪽으로 가자고 하셨다.
일주일 동안 걸어서 닿은 곳이 평택 옆, 어느 바닷가 조그마한 마을이었다. 우리는 어느 집 흙담 옆 골목길에 가마니 두 장을 펴놓고 잤다. 먹을 것이 없었던 우리는 개천에 가서 작은 새우를 잡아, 담장에 넝쿨을 뻗은 호박잎을 따서 죽처럼 끓여서 먹었다. 삼일 째 되는 날, 담장 안집 여주인이 나와서 우리가 호박잎을 너무 따서 호박이 열리지 않는다고 다른데 가서 자라고 하였다. 어머니는 우리 힘으로는 도저히 남쪽으로 내려갈 수 없으니, 다시 서울로 돌아가서 아버지를 기다리자고 하셨다. 다음날 새벽 어머니는 소중하게 아끼던 재봉틀을 들고 나가서 쌀로 바꾸어 오셨다. 쌀자루는 끈을 매어서 나에게 지우시고, 어머니는 어린 동생과 보따리를 들고 서울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평택에서 수원으로 오는 산길로 접어들어 가고 있을 때, 젊은 청년이 “무겁지. 내가 좀 져 줄게.” 하였다. 쌀자루를 짊어진 청년의 발길이 빨랐다. 한참을 가다가 갈라지는 길이 나왔다. 나는 어머니를 놓칠까봐 “아저씨, 여기 내려주세요. 어머니를 기다려야 해요.” 하였다. 그러나 청년은 내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그냥 따라와.” 하고는 가 버렸다. 청년을 따라 가면 어머니를 잃을 것 같고, 그냥 앉아 있으면 쌀을 잃을 것 같았다. 당황해서 큰소리로 몇 번이나 “아저씨!” 하고 불렀지만 청년은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나는 그냥 주저앉아 있었다.
한 시간쯤 지났을 즈음 어머니가 동생들을 데리고 오셨다. 길가에 울고 있는 나를 보시더니 “쌀자루는 어디 갔니?” 하고 물으셨다. 나는 청년이 져 준다면서 쌀자루를 지고 저 길로 갔는데, 어머니를 놓칠까봐 그냥 앉아 있었다고 했다. 순간 어머니는 한참 있더니 내 머리를 껴안고 “내 아들이 영리하고 똑똑해서 에미를 잃지 않았네.” 하시며 우셨다. 그 날 밤, 우리는 조금 더 걸어가 어느 농가 마루에서 자게 되었다. 어머니는 어디에 가셔서 새끼 손가락만한 삶은 고구마 두 개를 얻어 오셔서 내 입에 넣어주시고는 “내 아들이 영리하고 똑똑해서 아버지를 볼 낯이 있지.” 하시면서 또 우셨다. 그런 위기 상황에 생명줄 같은 쌀을 다 잃은 나를 영리하고 똑똑한 아들이라고 칭찬해 주시다니...
그 후, 어머니에게 영리하고 똑똑한 아이가 되는 것이 내 유일한 소원이 되었다. 내가 공부를 하게 된 것도 결국은 어머니에게 기쁨을 드리고자 하는 소박한 욕망이 그 토양이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어머니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모든 어머니들이 거의 비슷할 겁니다. 하지만 내면의 상태는 서로 많이 다릅니다. 박동규 교수의 어머니는 매우 긍정적인 마음을 가진 분임에 틀림없습니다. 많은 어머니들은 이런 경우 화를 버럭 낼 터입니다. 그런데 영리하고 똑똑한 아이라니요? 긍정적인 마음이 아니면 결코 할 수 없는 말입니다.
아이는 크게 혼이 날 거라고 예상했을 겁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반대로 칭찬을 해 주었습니다. 쌀을 잃어버린 쪽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엄마를 잃지 않은 쪽에 초점을 맞추어서, 아이의 선택을 영리하고 똑똑한 판단이었다고 칭찬한 것입니다. 아이는 어머니의 칭찬에 깊은 감명을 받은 모양입니다. 그리하여 영리하고 똑똑한 사람이 되는 것을 유일한 소원으로 품었습니다. 어머니의 은혜에 보답하려는 마음으로 공부를 열심히 하였습니다. 마침내 훌륭한 대학교수가 되었습니다. 긍정적 마음이 만들어 낸 아름다운 열매입니다.
나는 내 안의 긍정의 개가 늘 이기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요? 될 수 있습니다. 또 지금 거의 부정의 개가 이기고 있는 상대방도 언젠가는 긍정의 개가 이기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요? 될 수 있습니다. 내가 그를 늘 긍정으로 대한다면 말입니다. 우리는 함께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당선 연설에서 “Yes we can.” 이라는 말을 여섯 차례 반복하여 사용하였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우리도 할 수 있습니다. 내 안에서 늘 긍정의 개가 이기고, 상대방도 나의 긍정으로 말미암아 결국 자신의 안에서 긍정의 개가 이기는 존재가 되는 일 말입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Yes we can.” 그 말자체가 긍정입니다.
본문을 보십시오. “나는 어떤 처지에서도 스스로 만족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나는 비천하게 살 줄도 알고, 풍족하게 살 줄도 압니다. 나에게 능력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이 고백이 우리의 고백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처지에서도 만족할 수 있고 감사할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도 긍정으로 맞을 수 있고, 어떤 사람도 긍정으로 대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런 능력을 우리에게 주십니다.
밖에서는 온갖 부정의 모습이 판을 치더라도, 자신의 내면에는 언제나 긍정의 강물이 흐르는 존재, 그런 존재가 되려는 꿈을 가지십시오. 하나님의 도움으로 그 꿈은 이루어집니다. 평화로운 마음으로 살게 되고, 부정의 늪에 빠져 허덕이는 타인을 구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긍정의 강물을 타고 아름다운 열매를 가득 실은 배가 자신에게 찾아올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의 운명이 될 수 있습니다. Yes we c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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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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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