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젊은 시절에 성경을 읽을 때 예수님의 말씀 중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들이 있었습니다. 예컨대 “원수를 사랑하라.” “누가 네 오른쪽 뺨을 치거든 왼쪽 뺨마저 대라.”와 같은 말씀입니다. 제가 생각할 때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일에 읽어드린 말씀도 마찬가지입니다. “너희의 하늘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과 같이 너희도 완전하여라.” 어떻게 우리가 완전할 수 있겠습니까? 이렇듯 왜 불가능한 일들을 하라고 말씀하셨을까, 하는 물음이 있었습니다. 동시에 현실적이지 못한 말씀을 하셨다는, 불만이 섞인 판단도 하였습니다. 신학교에서 교수님들도 그에 대한 답을 주지 못하셨습니다. 그 후 다른 루트들을 통해서도 그에 대한 명쾌한 답을 얻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5년 반 남짓 전부터 그에 대한 답을 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불가능해 보이는 그 말씀들을 제 삶에 실제로 적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곧 그 말씀들은 불가능한 게 아님을 알게 된 겁니다. 또한 불가능해 보이는 그 일들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 현실로 나타난 것을 기적이라고 말한다면, 그런 기적의 주인공으로 사는 것이 바른 그리스도인의 길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 그 문제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시간에 성경이 야곱과 함께 이집트에 들어간 자손들의 숫자가 예순여섯 명이라고 기록한 것과, 그 후 이집트에서 산 야곱 가족의 숫자가 일흔 명이라고 기록한 것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그것은 한마디로 말해서 가족에서 여성을 제외하는 퍽 부족한 모습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사랑할 때 누군가를 제외하는 사랑이 되어서는 안 되다고 했습니다. 하나님처럼 완전한 사랑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자신에게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아예 꿈도 꾸지 않지만, 그래서는 안 되다고 했습니다. 혼자의 힘으로는 불가능할 수 있으나 주님의 도움을 받으면 가능함을 알고, 완전한 사랑을 목표로 세워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목표로 세우는 거는 마음만 먹으면 어린아이라도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이어서 조금 더 생각해 보겠습니다. 완전한 사랑을 목표로 세우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현재 우리가 하는 사랑을 부족한 사랑이라고 표현하겠습니다. 완전한 사랑을 목표로 세우지 않는 것은 부족한 사랑을 목표로 세운 것과 같습니다. 부족한 사랑을 목표로 세운다는 말이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목표를 세운다는 것은 현재보다 나은 상태를 지향하는 걸 뜻합니다. 따라서 지금 부족한 사랑을 하기에 완전한 사랑을 목표로 세우는 것은 이해되지만, 지금 부족한 사랑을 하는데 부족한 사랑을 목표로 세운다는 게 이해하기 어려운 겁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겠습니다. 지금은 열 사람을 제외하는 사랑을 합니다. 그런데 한 사람을 제외하는 사랑을 목표로 세운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것이 바로 부족한 사랑을 하면서 여전히 부족한 사랑을 목표로 세운 모습입니다. 열 사람을 사랑에서 제외하나 한 사람을 사랑에서 제외하나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우리가 생각할 때 그 둘의 차이가 퍽 큰 거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제외한다는 것은 그가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심판하는 일입니다. 그것은 그에 대한 공격 행위입니다.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그분의 소중한 자녀를 심판하고 공격할 때 반드시 죄책감이 생깁니다. 따라서 누군가 한 사람을 제외할 때 마음 상태는 지옥이 됩니다. 한 사람을 제외할 때의 지옥과 열 사람을 제외할 때의 지옥이 큰 차이가 날 거 같습니까? 두 경우 같은 지옥에서 똑같이 고통당하는 것입니다. 어쨌든 부족한 사랑을 하면서 부족한 사랑을 목표로 세우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를 조금 더 생각해 보겠습니다. 목표를 세운다는 것은 무언가를 지향한다는 뜻이라 했는데, 모든 사람은 지향하는 바가 있습니다. 의식 차원이든 무의식 차원이든 말이죠. 그런데 사랑 차원에서 지향하는 바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완전한 사랑과 부족한 사랑입니다. 그래서 완전한 사랑을 지향하거나 부족한 사랑을 지향하는 겁니다. 그 말과 완전한 사랑을 목표로 세우거나 부족한 사랑을 목표로 세우는 것이 같은 뜻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완전한 사랑이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대부분 부족한 사랑을 목표로 세우고 살아갑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말입니다.
부족함을 목표로 세운다, 이게 말이 안 되는 거 같지만 우리가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부족함 안에서 지니는 차이를 보려고 하지 마십시오. 그 차이는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별 의미가 없습니다. 부족함 자체만 보십시오. 그리고 부족함을 목표로 세우고 살아가는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십시오. 그런 인생을 살고 싶으십니까? 한 인생 살아가는데 부족함을 목표로 하여 살고 싶으십니까, 완전함을 목표로 하여 살고 싶으십니까? 어떤 목표를 선택하고 싶으십니까?
이제 같은 맥락에서 믿음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전에 이런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이 있는데, 그것을 달리 표현하면 하나님이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과 하나님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이라고 말입니다. 둘이 믿는 내용만 다를 뿐 무언가를 믿는다는 점에서 똑같습니다.
흔히 믿음의 반대는 불신이라고 생각합니다. 곧 불신은 믿지 않는 상태 혹은 믿음이 없는 상태라고 이해합니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불신은 무를 실재라고 믿는 것입니다. 무슨 말인지 조금 더 설명하겠습니다. 하나님은 만유의 하나님이신데, 만유란 우주의 모든 것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우주의 모든 것(everything)인 하나님이 없는 상태는, 아무것도 없는 무(無)(nothing)의 상태입니다. 그리하여 믿음은 하나님의 실재를 믿는 것인데, 불신이란 하나님이 없는 상태 곧 무를 실재라고 믿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믿음과 불신은 믿는 내용만 다를 뿐 무언가를 믿는다는 점에서 똑같습니다. 앞에서 사랑 차원에서 두 가지 목표 중에서 하나를 선택한다고 했는데, 마찬가지로 두 가지 믿음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겁니다. 이렇듯 사람은 누구나 무언가를 믿으며 살아갑니다. 크게 보아 하나님의 실재와 무의 실재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여 믿으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 믿음의 문제를 자신에게 적용해 보겠습니다. 역시 두 종류의 믿음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게 되어 있습니다. 자신이 하나님 아버지의 소중한 자녀라고 믿는 것과 자신을 아버지 없는 고아라고 믿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라고 할 때 그것은 하나님의 DNA를 자신이 보유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달리 표현하자면 하나님의 속성을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DNA 혹은 하나님의 속성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창조와 사랑과 권능 같은 것들입니다.
여기서 다시 두 종류의 믿음 중에서 선택하게 됩니다. 완전한 사랑을 할 수 있다고 믿든지, 아니면 부족한 사랑만을 할 수 있다고 믿든지 말입니다. 전자는 자신을 하나님의 자녀라고 믿은 결과이고, 후자는 자신을 고아라고 믿은 결과입니다. 그 결과 완전한 사랑을 목표로 선택하거나 혹은 부족한 사랑을 목표로 선택하게 됩니다.
권능에 대해 생각해 볼까요? 역시 자신의 권능과 무능 중에서 하나를 선택합니다. 달리 표현하자면 자신의 강함을 믿든지 아니면 약함을 믿든지를 선택합니다. 물론 지금 상태는 약합니다. 그런데 자신 안에 권능이라는 하나님의 DNA가 있음을 믿게 되면, 권능과 강함을 목표로 세울 수 있습니다.
유난히 큰 알에서 태어난 새끼 오리가 있었습니다. 그 오리는 보통의 오리들과 다르고 밉게 생겼다는 이유로 주변 오리들에게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처음에는 어미 오리가 다독여주었지만, 나중엔 어미 오리마저 미운 새끼를 싫어했습니다. 이에 상처받은 새끼 오리는 집을 떠났습니다. 그러다 어떤 집을 발견했습니다. 거기엔 할머니가 고양이와 닭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할머니가 오리를 함께 키우게 되면서 오리는 할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했습니다. 이에 샘이 난 고양이와 닭은 할머니가 안 계실 때마다 오리를 괴롭혔습니다. 결국 오리는 할머니 몰래 집을 나왔습니다. 그 후 나무꾼의 집에서도 살았는데 어떤 오해가 있어 그 집에서 쫓겨났습니다. 쫓겨난 오리는 큰 호수에 도착했습니다. 오리는 거기서 추운 겨울을 보냈고 몇 달이 지나서 봄이 왔습니다. 오리는 날개가 근질거리는 거 같아서 날개짓을 했는데 그 순간 오리가 날게 되었습니다. 그때 백조 떼가 호수로 와서 놀았습니다. 오리는 부러운 눈으로 우아한 백조들을 구경하였습니다. 오리를 발견한 백조들이 다가왔습니다. 오리는 백조들이 자기를 따돌릴까 봐 도망가려 했는데 백조들이 같이 놀자고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네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르고 있구나.” 그 말을 들은 오리는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자기가 백조였던 것입니다. 그 후 다른 백조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안데르센이 지은 <미운 오리 새끼>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 미운 오리 새끼와 비슷합니다. 미운 오리에게 백조의 DNA가 있었던 겁니다. 그걸 모르고 온갖 고생을 하며 한스럽게 살았던 겁니다. 그러다 마침내 아름답고 하늘을 나는 능력을 가진 백조로 거듭났습니다. 우리 안에도 하나님의 DNA가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도 하나님의 소중하고 거룩한 자녀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그를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바른 믿음입니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두 믿음 중에서 바른 믿음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곧 무가 아니라 하나님의 실재를 굳건히 믿는 겁니다. 그리하여 자신이 고아가 아니라 하나님의 소중하고 고귀한 자녀라는 사실을 믿는 겁니다. 그리고 자신 안에 하나님의 DNA가 있어 완전한 사랑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믿는 겁니다. 또한 자신이 무력한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의 권능을 가진 존재라는 사실을 믿는 겁니다. 그리하여 부족한 사랑 대신 완전한 사랑을 목표로 세우고, 하나님을 닮은 강한 존재로 깨어남을 목표로 세우는 겁니다.
무엇을 믿느냐에 따라 인생의 질이 결정됩니다. 믿는 대로 경험하게 되는 원리에 의해서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믿음은 주로 무의식 차원을 말합니다. 믿음은 크게 바른 믿음과 그른 믿음으로 구분됩니다. 그른 믿음 중에서 치명적인 것은 자신을 죄인이라고 믿는 것입니다. 그 ‘뿌리 믿음’이 자신을 벌을 받아야 하고, 행복하면 안 되고, 병으로 고통당해야 하는 등의 ‘가지 믿음’으로 이어집니다. 따라서 죄인이라는 믿음을 하나님의 소중하고 고귀한 자녀라는 믿음으로 바꿔야 합니다. 하나님의 자녀는 죄 없이 순결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그에 따른 ‘가지 믿음’으로 이어져서 고통은 점점 줄어들고 행복이 늘어나게 됩니다. 여러분이 다양한 영역에서 모두 바른 믿음을 선택하여 아름답고 행복한 삶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
주님,
형제에 대해서도 두 가지 믿음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하나님의 소중한 자녀라는 믿음과 죄 많고 부족하고 연약한 존재라는 믿음입니다.
우리는 형제에 대해서 언제나 전자의 믿음을 선택하려고 합니다.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나에 대한 믿음과 형제에 대한 믿음에서
일관되게 바른 믿음을 선택하려고 합니다.
그중 하나라도 바른 믿음이 아니면
다른 바른 믿음들이 힘을 잃게 됩니다.
예컨대 하나님 없는 무를 믿는 대신 하나님 아버지의 실재를 믿고,
나를 아버지 없는 고아라고 믿는 대신 그분의 소중하고 고귀한 자녀라고 믿고,
내가 부족한 사랑만을 할 수 있다고 믿는 대신 완전한 사랑을 할 수 있다고 믿고,
나를 연약한 존재라고 믿는 대신 권능을 지닌 강한 존재라고 믿는다 하더라도
형제를 죄 많고 부족하고 연약한 존재라고 믿으면
앞의 소중한 바른 믿음들이 힘을 잃게 됩니다.
그래서 앞의 소중한 바른 믿음들과 더불어
형제에 대해서도 나와 똑같이 하나님의 소중한 자녀라는 믿음을 선택합니다.
일관되게 바른 믿음을 선택하고
그 바른 믿음 위에서 부족한 사랑과 연약함이라는 그른 목표를 세우는 대신
완전한 사랑과 강함이라는 바른 목표를 세우고 걸어가는 우리에게
하나님의 은총이 가득하기를 간구합니다.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772, 
5/39 
노희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