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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씨는 20대 중반의 나이에 남의 집 씨받이로 들어갔습니다. 찢어지게 어려운 집에서 자라 “아들만 낳아 주면 호강하며 잘산다.”는 친정 부모의 말에 씨받이의 삶을 선택한 것입니다.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리고 남편과 본부인의 구박을 받으며 집안에서 청소와 빨래를 하며 생활했습니다. 물론 자기 아들에게도 친엄마라는 사실을 숨겨야 했습니다. 대신 ‘고모’라는 호칭을 들으며 수십 년간 눈물을 흘렸습니다. 당연히 아들의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K씨는 씨받이의 윤리 때문에 아들에게 친모라는 사실을 끝내 숨겼습니다. 그런데 아들은 어찌 된 일인지 자신의 어머니보다 ‘고모’인 K씨를 더욱 좋아했습니다. 아들의 무의식이 친모를 알아보는 것일까요? 결국 그녀는 친모가 아닌 식모로서 아들 곁에 있던 서글픈 행복마저 빼앗기고 그 집에서 쫓겨났습니다. K씨는 기초생활 보장법 대상자에게 나오는 약간의 돈을 받으며 어렵게 살고 있습니다.
씨받이의 슬픈 운명입니다. 하갈은 이러한 씨받이의 운명을 타고났습니다. 그러다 하나님의 특별한 은총으로 자손을 셀 수도 없을 만큼 거느리게 될 운명으로 바뀌었습니다. 지난 시간에 편의상 씨받이로 타고나서 사막에서 죽게 될 운명을 A 운명이라 하고, 바뀐 운명을 B 운명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이에 대해서 오늘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하갈은 여주인 사래의 학대를 견디지 못하고 사막으로 도망하였습니다. 그러다 어떤 샘에서 천사를 만났습니다. 천사는 여주인의 집으로 돌아가라고 타일렀습니다. 또한 하갈이 고통 가운데서 부르짖는 소리를 하나님께서 들으셨다고 하면서 위로하고 격려하였습니다. 더 나아가 자손에 대한 깜짝 놀랄 축복을 전하였습니다. 하갈은 감격으로 ‘브엘라해로이 찬가’를 불렀습니다.
하갈은 천사의 권유대로 가던 길의 방향을 바꿔 사래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하갈이 겪은 지옥 같은 고통의 외적 원인이었던 사래, 그 사래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그것은 스스로 지옥으로 걸어 들어간 것과 같은 행동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습니까?
그것은 이미 말씀드린 대로 브엘라해로이의 경험 때문입니다. 자신의 과거와 미래를 아시는 하나님에 대한 신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미래에 대한 소망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종의 신분으로 주인인 아브람의 아이를 임신했을 때 정말 기뻤을 겁니다. 그래서 임신 못하는 사래 앞에서 우쭐대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자기가 낳을 아이는 장차 주인집의 대를 이어나가야 하기에, 이 아이의 엄마로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자신은 그저 씨받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씨받이의 운명이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기구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므로 하갈은 임신하고 한편 기뻤지만, 다른 한편 씨받이의 운명을 생각하며 쓰라린 마음이었을 겁니다. 다시 말해서 자기 아들과 함께 일구어나갈 미래에 대한 소망이 없는 겁니다. 그런데 그런 하갈에게 여주인은 모진 학대를 퍼부었습니다. 미래에 대한 소망도 없는 터에 모진 학대를 받게 되니, 그만 자포자기의 마음으로 사막으로 도망간 것입니다.
그런데 샘에서 하나님을 만나 자손을 셀 수도 없을 만큼 거느리게 될 것이라는 약속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미래에 대한 소망이 생겨난 일이었습니다. 미래에 대한 소망이 생겨난 하갈은 이전과는 아주 다른 사람이 되었습니다. 사래의 집을 도망 나올 때의 하갈과 다시 그 집으로 돌아가는 하갈은 전혀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미래에 대한 소망이 없는 사람과 소망이 있는 사람은 얼마나 다른지 여러분은 알고 계십니까? 미래에 대한 소망이 생겨나지 않았다면 하나님이 타이른다고 말을 듣겠습니까? 하갈은 이집트 출신의 사람으로서 하나님에 대한 신앙이 없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사람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기 위해 지옥으로 다시 들어가겠습니까? 미래에 대한 소망, 그것이 지옥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간 원동력이 된 것입니다.
우리가 자신의 미래에 가질 수 있는 마음에는 세 종류가 있습니다. 첫째는 부정입니다. 곧 자신의 미래가 점점 나빠질 거로 생각하는 겁니다. 그리하여 우울한 상태로 현재를 살아갑니다. 둘째는 긍정입니다. 곧 자신의 미래가 점점 좋아질 거로 생각하는 겁니다. 그리하여 즐거운 상태로 현재를 살아갑니다. 셋째는 그 중간입니다. 곧 나빠질지 좋아질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리하여 밋밋한 상태로 현재를 살아갑니다.
소망이란 미래를 긍정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소망이 있는 사람은 현재를 즐겁게 살아가게 됩니다. 현재 비록 고통을 겪고 있다 하더라도 견딜 힘을 갖게 됩니다. 여러분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어떤 마음이십니까? 셋 중에서 몇 번째이십니까?
샤르니라는 사람이 나폴레옹 황제에게 밉게 보여 감옥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가족과 친구들이 자주 면회를 왔습니다. 그러나 차츰 발걸음이 뜸해졌습니다. 오랜 세월이 흐르자 그는 거의 잊힌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는 너무나 외롭고 쓸쓸했습니다. 그는 돌 조각으로 벽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아무도 나를 돌보지 않는다.” 소망을 잃어버리는 순간이었습니다. 미래에 대해 부정의 마음이 된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감옥 바닥에 깔렸던 돌 틈에서 푸른 싹 하나가 고개를 들고 나왔습니다. 샤르니는 간수가 매일 주는 물을 조금씩 남겨서 그 싹에 부어주었습니다. 그 싹에서 꽃봉오리가 생기더니 마침내 아름다운 꽃이 피어났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꽃이었습니다. 그 꽃을 보는 순간 문득 그에게 스쳐 가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는 먼저 썼던 글을 지웠습니다. 그리고 다시 이렇게 썼습니다. “하나님이 나를 돌보신다.” 소망이 생기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날로부터 그는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미래에 대해 긍정의 마음이 되었습니다. 감옥생활이 이전만큼 힘들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사람이 옆방의 죄수를 면회 왔습니다. 그 사람은 지나가다가 샤르니의 방을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꽃이 피어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후 감방 안에 아름다운 꽃이 피었다는 소문이 사람들에게 전해졌습니다. 그 소문은 마침내 조세핀 황후의 귀에까지 들어갔습니다. 황후는 말했습니다. “꽃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돌보는 이는 결코 나쁜 사람이 될 수가 없다.” 그래서 황제에게 건의했습니다. 그래서 샤르니는 석방되었습니다. 샤르니는 그 꽃을 집으로 가지고 왔습니다. 그리고 생명이 다하기까지 사랑과 정성으로 가꾸었습니다.
꽃이 피어나는 것을 보며, 샤르니는 하나님이 자신을 돌보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하여 소망이 생겨났습니다. 미래를 긍정하게 되었습니다. 그 소망 가운데서 그는 기도하였습니다. 마침내 그 소망은 현실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미래에 대해 밝고 건강한 소망을 가질 때, 우리는 현재를 더 잘 살 수 있게 됩니다. 소망은 우리네 삶에 강력한 활력소의 기능을 합니다. 소망이란 캄캄한 마음의 방에 작은 등불이 켜진 것과 같습니다. 혹은 캄캄한 미로에 갇혀 있는 사람에게 저 멀리서 희미한 빛이 비쳐오는 것과 같습니다. 그 빛을 따라가다 보면 마침내 미로에서 벗어나게 될 것입니다. 거기서 그는 새들이 노래하는 소리를 듣고, 예쁘게 피어난 꽃을 보며 기뻐할 것입니다. 따라서 미래에 대한 소망을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모릅니다.
지금 돈이 많은데 미래에 대한 소망이 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돈이 별로 없지만 미래에 대한 소망이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누가 현재를 더 활기차게 살까요? 당연히 후자입니다. 소망이란 그토록 소중한 가치입니다.
신앙인은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소망을 안고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소망은 신앙인에게 주어지는 특권입니다. 신앙인에게 주어지는 선물 중에서 가장 값진 것이 소망입니다. 그런데 소망이 없다면 주어진 특권을 못 누리는 것이고, 주어진 선물을 못 받고 있는 것입니다. 참 아까운 일입니다. 만약 소망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하갈은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약속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러니 쉽게 소망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직접 약속의 말씀을 듣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입니다.
지난 시간에 하나님에 대한 철석같은 믿음으로 혹독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청년의 이야기를 전해 드렸습니다. 그 청년은 마치 자신이 살아서 수용소를 나가는 장면을 미리 본 듯하였습니다. 자신이 살아서 수용소를 나가게 되는 미래를 알고 있는 듯하였습니다. 청년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으로 살았기에 수용소를 나갈 수 있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과 신비로운 은총에 대한 믿음으로 복된 미래에 대한 소망을 갖는 겁니다. 그리하여 그 복된 미래를 환히 알고 있는 듯이 행동하는 겁니다. 예전에 어떤 책에서 “~인 듯이 살라.”는 말을 읽었습니다. 바로 복된 미래를 환히 알고 있는 듯이 사는 겁니다. 소망을 가진 사람은 “~인 듯이” 사는 사람입니다. 그리하여 자주 미소 지으며 현재를 행복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겁니다.
여러분, 하나님에 대한 믿음으로 미래에 대한 가슴 벅찬 소망을 확실히 가슴에 품으십시오. 달리 말하자면 복된 미래를 확실히 선택하십시오. 복된 미래를 기대하십니까? 기대하지 말고 선택하십시오. 그리하여 이렇게 말하십시오. “나는 복된 미래를 확실히 선택했어. 선택하니 복된 미래가 나의 것이 되었어. 이제 나는 복된 미래가 나를 기다리고 있음을 분명히 알아. 저기서 복된 미래가 환하게 웃으며 내게 손짓하는 모습이 또렷이 보이는걸.” 종종 그렇게 말하십시오. 그리하여 자주 미소 지으며 현재를 행복한 마음으로 살아가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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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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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담
김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