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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늘 “하나님 없이는 살 수 없다.” 라고 말하였습니다. 하루는 그가 목사님에게 찾아와서 이렇게 말합니다. “목사님, 저는 오늘 굉장히 새롭고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목사님은 “그 하나님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얘기 말입니까?” 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고개를 저으며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아닙니다. 그보다 더 위대한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도 나 없이는 사실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이 자리에 앉아 있는 여러분 중에도 “하나님 없이는 살 수 없다.” 라는 고백을 하시는 분이 있을 겁니다. 저도 그런 고백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도 나 없이는 사실 수 없다.” 라는 것은 낯설고 어색합니다. 곰곰이 그 의미를 헤아려 봅니다. 우선 본문을 통해 그 의미를 살펴봅니다.
아들이 아버지를 떠납니다. 아버지 없이도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한 겁니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아버지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한편 아버지 역시 아들 없이는 살 수 없음을 헤아릴 수 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이 집을 나간 뒤에 매일 아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린 겁니다. 그래 아들이 돌아온 날도 아버지는 집안에 있지 않았습니다. 마을 입구에서 혹시나 아들이 돌아오지 않을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저 멀리서 돌아오는 아들을 먼저 발견하였습니다. 그리고는 달려가서 아들의 목을 껴안고 입을 맞추었습니다. 집으로 데려와서는 좋은 옷을 입히고, 손에 반지를 끼우고, 발에 신을 신겼습니다. 또한 살진 송아지를 잡아 큰 잔치를 베풉니다. 이렇게 돌아온 아들을 반기는 모습 속에서 아버지 역시 그 아들이 없으면 살 수 없다는 사실을 헤아리게 됩니다. 곧 아들과 아버지, 서로 상대가 없으면 살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본문의 아들과 아버지의 관계가 곧 우리와 하나님의 관계입니다. 우리는 때로 하나님 없이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결국은 하나님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경험적으로든 아니면 우주의 이치를 깨달아서든 말입니다. 그러나 본문의 아버지처럼 하나님도 우리 없이는 사실 수 없는 분입니다. 그처럼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를 소중하게 여기시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없이는 살 수 없다고 할 때 그 상황은 어떤 것일까요? 크게 두 가지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상대방이 자신에게 큰 도움을 주는 경우입니다. 그렇게 큰 도움을 주는 상대가 없으면 살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지요. 아이는 엄마의 도움이 없으면 살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없이는 살 수 없다.”고 할 때는 주로 이 경우입니다. 또한 본문의 아들과 같은 경우입니다.
둘째는 상대방을 너무너무 사랑하는 경우입니다. 엄마는 아이에게 “너 없이는 살 수 없다.” 라고 하지 않습니까? 엄마는 아이로부터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다만 아이를 너무너무 사랑하기에 그런 고백을 합니다. “하나님께서 나 없이는 사실 수 없다.”고 할 때는 바로 이 경우입니다. 하나님께서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나를 너무너무 사랑하시기에 내가 없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본문의 아버지와 같은 경우입니다.
여기서 하나님이 왜 그토록 나를 사랑하시는지 그 이유를 헤아려 봅니다. 나의 어떤 점을 사랑하시는지, 나의 어디가 잘나서 나를 그토록 사랑하시는지를 헤아려 봅니다.
어느 마을에 인형을 무척 좋아하는 여자 아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집에 놀러온 이웃집 아저씨에게 아이는 여러 가지 인형들을 보여주며 자랑했습니다. 인형을 보고 있던 아저씨가 아이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얘야, 너는 네가 가진 인형들 중에서 어떤 인형을 제일 좋아하니?” 그 물음에 아이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아저씨,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인형을 보여 드릴게요. 그런데 한 가지 약속을 해 주세요. 절대로 웃지 않겠다고요.” 아저씨는 궁금한 마음으로 아이와 약속을 하였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다른 방으로 그 인형을 가지러 갔습니다. 잠시 후 아이는 코는 주저앉고 팔다리는 다 떨어져 나간 낡은 인형 하나를 들고 왔습니다. 아저씨는 그 인형을 보며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이 인형을 제일 좋아하는구나. 그런데 한 가지 물어봐도 될까? 무슨 이유 때문에 너는 이 인형을 제일 좋아하니?” 아이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왜냐하면요 이 인형은 제가 사랑해 주지 않으면 아무도 사랑해 줄 사람이 없어요. 그래서 제가 이 인형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주어요. 그러다 보니 이 인형이 제게 제일 소중하게 여겨지고, 또 제일 좋아하게 되었어요.”
낡은 인형은 오늘 우리의 표현을 빌리자면, 아이의 도움과 사랑이 없으면 살 수 없는 것입니다. 그 사실을 아는 아이는 그래서 그 인형을 사랑합니다. 가장 사랑합니다. 그러다 마침내 그 낡은 인형이 없으면 아이도 살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이 아닐까요?
하나님께서 나 없으면 살 수 없다는 것은 바로 이와 비슷한 현상입니다. 내가 하나님의 도움과 사랑 없으면 살 수 없는, 부족하고 흠이 많은 존재이기에 하나님은 나를 사랑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다 마침내 하나님께서 나 없이는 사실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입니다.
따라서 “내가 하나님 없이 살 수 없다.”는 것과, “하나님이 나 없이는 사실 수 없다.”는 것은 동전의 양면 관계임을 우리가 알게 됩니다. “하나님, 당신 없이 살 수 없어요.” 라고 고백하는 사람에게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나도 너 없이는 살 수 없다.”고 말입니다. “하나님, 당신 없이 살 수 없어요.” 라고 고백하는 사람에게 “나도 너 없이는 살 수 없다.”는 하나님의 음성이 그림자처럼 따라오는 것입니다. 그 음성을 우리가 들으면 좋겠습니다.
그 음성을 듣는 우리는, 이제 하나님 말고도 나 없이는 살 수 없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나의 도움과 사랑을 꼭 필요로 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여자 아이 이야기에 나오는 낡은 인형과 같은 이웃이 자신의 주변에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에게 사랑을 전해야 합니다. 그리고는 “내가 사랑과 도움을 전하는 당신, 이제 당신 없이 나는 살 수 없어요.” 라고 고백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나를 볼 때, 하나님은 또 다른 차원에서 이렇게 말씀하시지 않을까요? “정말 정말 너 없이는 내가 살 수 없다.”고 말입니다. 기쁨에 겨워 하나님이 나를 향해 그렇게 외치지 않으실까요?
여러분, 삶이 버거우십니까? 외롭고 두려우십니까? 그렇다면 하나님의 도움을 간절히 구하십시오. “하나님 당신 없이는 살 수 없어요.” 라고 외치십시오. 그리고 곧바로 이어지는 “나도 너 없이는 살 수 없다.”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십시오. 그 음성에 진하게 배어있는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십시오. 그 다음에 그 사랑을 여러분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전하십시오. 마침내 “하나님 당신 없이는 살 수 없어요.” 라는 고백과 다른 차원에서, 여러분이 사랑을 전하는 그 이웃에게 “당신 없이는 살 수 없어요.” 라는 고백에 이르십시오.
하나님을 비롯하여 모든 이들이 없으면 나는 살 수 없습니다. 그런가 하면, 하나님을 비롯하여 모든 이들이 나 없으면 살 수 없습니다. 하나님을 비롯하여 우리 모두는, 서로서로 없으면 살 수 없는 관계에서 살아갑니다. 도움을 받기 때문에 상대가 없으면 살 수 없는가 하면, 또한 사랑을 주기 때문에 상대가 없으면 살 수 없습니다. 이렇게 우리 모두는 하나로 엮어져 돌아갑니다. 하나로 엮어져 서로 사랑을 주고받습니다. 우리는 공동운명체인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조심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당신 없이는 살 수 없어요.” 라고 할 때, 그것을 집착이나 지나친 의존의 뜻으로 이해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사실 내게 큰 도움을 주던 사람이 갑자기 죽을 수 있습니다. 내가 몹시 사랑하던 사람이 갑자기 죽을 수 있습니다. 그 때 “당신 없으니 살 수 없어요.” 라고 하며 따라 죽는다는 뜻이 아니지요. 혹은 그렇게 절규하며 절망에 빠지라는 게 아닙니다. 내게 매우 소중했던 상대방이 사라진다 해도 나는 잘 살 수 있는 겁니다. 잘 살아야 합니다. 잘 살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당신 없이는 살 수 없어요.” 라는 주제는 집착이나 지나친 의존과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산문이 아닌 시어라고나 할까요?
그만큼 우리는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라는 뜻입니다. 연약하고 부족하지만 서로 사랑을 주고받으며 살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상대방에게 비록 부족한 점이 많아도 내게 그는 소중하고 귀한 존재임을 알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또한 내가 비록 부족한 점이 많아도 나는 소중하고 귀한 존재임을 알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내가 그렇게 소중하고 귀한 존재임을 알아, 오히려 집착이나 지나친 의존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자유인으로서, 헐렁한 마음으로 만물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삶을 살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우주에 하나밖에 없는 나, 이 나가 이처럼 귀한 존재임을 깨달으며, 한 손에는 하나님의 손을 붙잡고, 다른 한 손에는 이웃의 손을 붙잡고, 기쁜 마음으로 인생길을 걸어가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당신 없이는 내가 살 수 없어요. 또한 나 없이는 당신이 살 수 없어요.” 라고 외치며 살아가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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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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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