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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께서 길을 가는데 어떤 사람이 물었습니다. “주님, 구원받을 사람은 적습니까?” 질문이란 모르는 바를 묻는 것입니다. 그래 질문에 대한 답을 통해 앎을 가지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앎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어야 합니다. 이 사람은 무엇을 알고 싶은 걸까요? 질문 자체로 보면 구원받을 사람이 많을지 적을지를 알고 싶은 모양입니다. 그런데 그걸 알면 자신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요? 구원받을 사람이 많을지 적을지를 아는 게 자신의 구원에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그러니까 이 사람의 질문은 잘못되었습니다. 이 사람은 이렇게 물었어야 했습니다. “주님, 내가 어떻게 하면 구원받을 수 있을까요?”
예수님은 이 사람의 질문이 잘못되었음을 알고 계십니다. 그래서 질문에 대해 대답하는 대신, “좁은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써라.”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곧 구원의 방법에 대해 말씀하신 겁니다. 그 좁은문의 내용은 무엇일까요?
예수께서 이런 비유를 드십니다. 어떤 사람들이 와서 문을 열어 달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주인님 앞에서 먹고 마셨으며, 주인님은 우리를 길거리에서 가르치셨습니다.” 그 때 주인은 그런 사실을 부인한다는 겁니다.
무슨 얘깁니까? 아마도 그들이 주인과 친분을 가진 게 사실일 겁니다. 또한 주인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은 것도 사실일 겁니다. 하지만 그 자체로 구원에 이르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요즘 말로 하면 “우리가 교회에 열심히 다니지 않았습니까?” 라고 하는 겁니다. 하지만 구원은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교회에 열심히 다니면서, 자신 안에 어떤 내용을 채웠느냐가 중요합니다.
어떤 아이가 피아노를 배웁니다. 그런데 아이는 음치에 가깝습니다. 피아노를 배울만한 소질이 아주 부족한 겁니다. 아이의 부모가 부자라 돈을 많이 주고 억지로 선생님을 모셔 배우게 합니다. 하루는 아이가 엄마에게 말합니다. “엄마, 피아노 선생님이 아주 신앙심이 깊은가 봐요.” 엄마는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느냐고 묻습니다. 아이가 말합니다. “내가 연습할 때마다 ‘Oh my God! Oh my God!’ 그러는 거예요.”
아이가 God이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아는 겁니다. 그리고 God을 많이 말하면 신앙심이 높은 것이라 착각하고 있습니다. 그렇듯 입버릇처럼 “주여! 주여!” 한다고 하여 신앙심이 깊은 건 아닙니다. 예수님도 말씀하셨습니다. “나더러 ‘주님, 주님’ 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다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사람이라야 들어간다.” 하나님의 뜻을 행한다고 하는 내용이 자신 안에 채워져야 한다는 뜻이겠지요.
다시 본문의 내용을 봅니다. 어떤 사람들이 이렇게 말한다 하였습니다. “주인님은 우리를 길거리에서 가르치셨습니다.” 훌륭한 스승으로부터 가르침을 받는 것과 자신이 잘 배우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잘 배우는 것은 영원한 자기 자신의 문제입니다. 다른 사람이 나의 신앙을 성장시켜 줄 수 없고, 내가 스스로 성장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없고, 내가 스스로 행복을 일구어야 합니다. 인생이란 영원히 자기 자신의 문제입니다.
<바야지드>라고 하는 이슬람교의 도인이 있었는데, 자기 자서전에 이런 말을 적었습니다. <내가 젊었을 때에 나는 하나님께 늘 이렇게 기도했다. “내게 힘을 주셔서 그것으로서 내가 온 세상을 변화시키게 해 주십시오. 세상이 사악하니까 이 세상을 내가 뜯어 고쳐 제가 하느님께 바치겠습니다.” 내 눈에는 모든 사람이 다 틀려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나이를 더 먹게 되어서 이렇게 기도했다. “내가 세상을 뜯어 고치는 일은 불가능해 보입니다. 내 나이가 이제 50이 다 되어 가는데, 내 생의 절반이 지나갔는데, 한 사람도 제대로 고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온 세상은 너무 지나칩니다. 내 가족만이라도 고치기 원합니다. 그럴 수 있는 힘을 주십시오.” 그런데 나이를 더 먹고 나니 내 가족을 고치는 것도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도대체 내가 누구이기에 그들을 고친다는 말인가? 나 하나만 뜯어 고치면 되지. 그래서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했다. “나 하나 고칠 힘을 허락해 주십시오.” 그 때 하나님이 말씀하셨다. “처음부터 그렇게 기도했어야 했다.”>
세상에 관심을 갖는 일은 좋은 일입니다. 가족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중요한 사실 하나를 빠뜨리고 있었습니다. 우선 자신이 변해야 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또한 자신이 변화시킬 수 있는 건 자신밖에 없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다른 사람의 행태에 대해 판단하는 것을 <분별심>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모두 내면의 평화를 바랍니다. 그런데 <분별심>은 자기 내면의 평화를 방해하는 매우 큰 장애물입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내면의 평화를 방해하는 것이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고통스러운 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분별심>입니다. 그런데 고통스러운 사건은 내가 만드는 일이 아닙니다. 그저 외부에서 찾아오는 거죠.. 물론 깊은 차원에서 보면 내가 만드는 일이지만요. 반면에 <분별심>은 내가 만드는 일입니다. 우리는 대체로 고통스러운 사건이 안 생기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자신에게 미치는 부정적 힘이 얼마나 큰지를 알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분별심>에 대해서는 별 생각을 갖지 않습니다. 그것이 자신에게 미치는 부정적 힘이 얼마나 큰지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둘은 똑같은 비중으로 자신에게 부정적 힘을 행사합니다. 또한 고통스런 사건은 잘 대처하면 영혼이 성장하는 도구가 됩니다. 반면에 <분별심>은 영혼의 성장을 가로막을 뿐입니다. 그런데도 <분별심>을 줄이려는 노력을 그다지 기울이지 않습니다. 고통스런 사건에 대해서는 많은 기도를 하면서 말입니다.
우리는 수시로 타인을 판단하고 정죄합니다. 또한 친구로부터 그에 대해 판단하고 정죄하는 말을 듣게 되면 신이 나서 동조합니다. 우리는 <분별심>을 작동하면서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것은 내면의 평화를 방해하는 무서운 적입니다. 그것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분별심>을 내려놓는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로는 “글쎄, 정말 그럴까?” 하며 멈추는 겁니다.
둘째로는 “그 사람에게도 그럴만한 깊은 동기가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고 겉으로 나타난 행위의 이면을 헤아려 보는 겁니다.
셋째로는 “그에게 다른 면은 없을까?” 하고 넓혀 보는 겁니다.
넷째로는 “그렇다 하더라도 그게 도대체 나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하고 무게중심을 그로부터 자신에게로 옮기는 겁니다.
다섯째로는 “그가 나빴다는 결론이 내려지더라도, 이것은 내가 착한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는 일은 아니지 않는가?” 하고 자신 안으로 깊이 내려가는 겁니다.
여섯째로는 “내가 도대체 누구이기에 남을 판단한다는 말인가? 원 참.” 하며 머리를 좌우로 흔들어 떨어버리는 겁니다. 칠판에 가득히 적어 놓은 글자를 지우듯이, 일체를 지워버리는 겁니다.
결국 자기 자신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앞의 세 가지는 상대방과 관련된 이해입니다만, 뒤의 세 가지는 자신에게 돌아오는 과정입니다. 자신에게 돌아와서 자신의 일을 하여야 합니다. 자신의 성장을 위한 일, 자신의 행복을 위한 일을 하여야 합니다.
“구원받을 사람은 적습니까?” 라는 질문에 대해, 예수님은 “좁은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써라.”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저 예수를 믿기만 하면 구원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교회만 다니면 구원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는 것이지요. <분별심>을 내려놓으려는 꾸준한 노력과 같은 것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그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타인을 판단하고 정죄하는 것이 오랜 습관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타인을 깎아내림으로 만족을 느끼는 에고의 작동, 그것을 막기란 참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 일은 그래서 좁은문으로 들어가는 일과 같습니다.
하지만 노력의 결과는 매우 값집니다. <분별심>이 사라지면 내면에 평화가 자리 잡습니다. 또한 타인을 이해와 사랑으로 대합니다. 그것은 구원받음에 가까이 다가간 모습이 아닐까요? 거기에 기쁨이 보태지면 구원이 거의 완성된 모습이라 하겠습니다. 구원의 상태는 간단하게 말해서 평화와 기쁨(Peace and Joy)입니다. <분별심>이 사라진다고 기쁨이 생겨나는 건 아닙니다. 기쁨은 다른 방법을 통해 들어옵니다. 하지만 <분별심>이 있으면 기쁨이 들어오는 것을 제한합니다.
<분별심>을 내려놓으려는 꾸준한 노력을 통해 내면의 평화를 얻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하여 구원의 첫 관문을 통과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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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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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담
서옥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