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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에 장계현 씨가 불러 유명했던 노래 <잊게 해 주오>의 가사를 읽어드리겠습니다. <때로는 생각이야 나겠지만은/ 자꾸만 떠오르는 잊어야 하는 여인/잊게 해 주오 잊게 해 주오/ 그대를 모르게 잊게 해 주오/ 잊게 해 주오 잊게 해 주오/ 과거를 모르게 잊게 해 주오/ 우연히 나도 몰래 생각이야 나겠지만>
과거에 어떤 여인과 사랑을 나누었는데 헤어진 모양입니다. 그런데 지금도 자기도 모르게 그 여인 생각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잊게 해 달라고 합니다. 그 여인을 모르게 잊게 해 달라고 하니, 그 여인이 모르는 사람이 되게 해 달라는 겁니다. 또 과거를 모르게 잊게 해 달라고 하니, 그 여인과 가졌던 행복했던 과거의 순간을 알지 못하게 해 달라는 겁니다. 결국 잊게 해 달라는 말이 가리키는 것은, 그 여인과 관련된 모든 것이 기억에서 사라지는 겁니다. 그러니까 과거에 사랑했던 여인을 지금도 자꾸 생각하게 되어 무척 힘든 모양입니다.
그런데 이 노래가 뜻하는 바와 정반대로 생각해 보겠습니다. 곧 과거의 여인이 사랑했던 사람이 아니라 나를 몹시 괴롭혔던 사람이라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과거에 그 사람한테 학대당하여 상처가 많은 겁니다. 지금은 그 사람과 관계가 끊어졌지만, 지금도 그때의 괴로웠던 일들이 생각하는 겁니다. 그런 경우에도 잊게 해 달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런데 본문의 요셉은 이와 비슷한 경우인데 잊었다고 말합니다. 그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요셉은 바로가 꾼 꿈을 해몽해주고, 명철하고 슬기로운 사람을 책임자로 세워 7년 동안 이어질 풍년과 이어서 7년 동안 이어질 흉년에 대비하라고 말했습니다. 바로는 그 책임자로 요셉을 세웠습니다. 곧 요셉을 총리로 세운 것입니다. 그러니까 요셉은 경호대장 보디발 집의 2인자에서 감옥의 2인자를 거쳐, 이제 이집트의 2인자가 된 것입니다. 그때 요셉의 나이가 서른 살이었습니다. 바로는 요셉을 제사장의 딸과 결혼시켰습니다. 요셉은 총리의 신분으로 이집트 전국을 순찰하였습니다. 그리고 7년 동안 이어간 풍년으로 생산된 모든 먹거리를 거두어들여 여러 성읍에 저장해 두었습니다. 저장한 곡식의 양은 엄청나게 많아서 마치 바다의 모래와 같았다고 합니다.
그 무렵에 두 아들이 태어났습니다. 요셉이 “하나님이 나의 온갖 고난과 아버지 집 생각을 다 잊어버리게 하셨다.”고 하면서, 첫째 아들의 이름을 므낫세라고 지었습니다. 그동안 요셉이 겪은 고난에 대해서 우리가 잘 압니다. 그 고난을 다 잊었다고 합니다. 또한 아버지 집 생각을 다 잊었다고 하는데, 그것은 고난의 과정에서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을 가리킬 겁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 생각을 잊었다고 합니다. 그가 겪은 고난과 아버지 집 생각은 동전의 양면 관계입니다. 따라서 고난과 집 생각을 잊었다는 것을 고난을 잊었다는 거로 줄여서 말해도 됩니다.
고난을 잊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요? 고난에 대한 기억이 모두 사라졌다는 뜻일까요? 처음에 살펴본 <잊게 해 주오>라는 노래는 그 여인에 관한 모든 기억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거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기억상실증에 걸리지 않고는 그럴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요셉이 고난을 잊었다는 것은 고난받았던 기억이 사라졌다는 뜻이 아닙니다. 어떤 뜻일까요?
우리는 모두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고통스러운 경험을 많이 하였습니다. 그것들 중에는 영유아기의 경험처럼 의식으로는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의식으로 잘 기억하는 것이 있습니다. 의식으로 잘 기억할 수 있는 것을 지금 다시 떠올리면 여전히 고통스럽습니다. 두렵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합니다. 물론 시간이 많이 지나면 고통스러운 감정이 무뎌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고통스러운 감정이 시간의 힘에 의해 줄어들었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시간은 고통스러운 감정을 줄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고통스러운 감정이 무뎌지는 것은, 그 감정이 무의식으로 깊이 내려갔기 때문에 의식에서 덜 고통스러운 현상입니다. 만약 무의식을 제대로 건드리면 원래의 고통스러운 감정이 고스란히 올라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상담과 같은 방법을 통해 그 고통스러운 감정을 줄일 수 있습니다. 상담은 무의식으로 내려가 있는 그 감정을 찾아내어 치유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그 일을 다시 떠올려도 고통스럽지 않고 무덤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담가한테 상담을 아주 잘 받는다 하더라도 상담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 고통스러운 감정이 완전히 지워질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꽤 편해질 수 있습니다.
완전한 치유는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습니다. 요셉이 완전한 해몽은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다고 하면서, 하나님의 도움을 받아 바로에게 정확한 해몽을 해 주었습니다. 그렇듯이 완전한 치유는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습니다.
요셉은 하나님이 온갖 고난을 다 잊어버리게 하셨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의 뜻은 하나님이 치유해 주셔서, 고통스러웠던 과거의 기억을 떠올려도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요셉에게 가장 고통스러웠던 때는 형들에 의해 구덩이에 갇히고, 상인들에게 노예로 팔리고, 이집트의 노예 시장에서 자기를 살 사람을 기다리던 순간들일 겁니다. 그런데 이제 그때를 다시 기억해도 두렵거나 화가 나거나 슬픈 감정이 안 올라오는 겁니다. 그저 무덤덤할 뿐입니다. 그런 상태를 요셉은 하나님께서 그 고난을 다 잊어버리게 하셨다고 표현한 것입니다. 곧 하나님이 고난으로 말미암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주셨다고 말한 것입니다.
그런데 상담에서 상담가 혼자서 치유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담자의 협조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하나님의 치유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셉의 협조가 없으면 하나님은 치유하실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요셉은 어떻게 협조했을까요?
우리는 전에 요셉이 노예의 신분이면서 경호대장의 집에서 2인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 그리고 감옥에서 죄수의 신분이면서 2인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다시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요셉은 처음에 노예가 되었을 때 상실의 5단계를 거치며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을 하나님의 뜻으로 알고 받아들였습니다. 또한 미래를 완전히 하나님의 손에 내맡겼습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뜻대로만 사는 사람으로 거듭난 것입니다. 그 결과 자기중심적 삶에서 벗어나 타인을 배려하고 사랑하고 축복하는 삶을 살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어떤 일을 만나도 하나님 안에서 감사하는 삶을 살기 시작했습니다. 곧 바른 마음을 선택하는 속사람으로 살기 시작했습니다. 감옥에 갔을 때도 마찬가지였고, 기다리던 시종장을 통한 좋은 소식이 2년 동안이나 오지 않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렇게 매우 어려운 여건에서도 하나님에 대한 믿음으로 속사람으로 살려고 애썼습니다. 그것이 요셉이 한 협조의 내용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요셉의 그런 협조를 바탕으로 하여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신 것입니다.
우리의 고통스러운 기억도 하나님이 치유해 주실 수 있습니다.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 우리가 협조해야 할 일은, 요셉처럼 치유에 대한 믿음을 갖고 속사람으로 살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고통스러운 기억을 치유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고통스러운 기억을 치유하지 않으면, 그때 입은 상처를 고스란히 안고 인생을 살아가게 됩니다. 곧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분노와 두려움과 슬픔 등으로 인생을 살아가게 됩니다. 그 상처는 타인 공격과 자기 공격의 원인이 됩니다. 그러니 행복한 인생이 되기 어렵습니다.
여러분, 인간은 대부분 치유되지 않은 모습으로 사는 존재라는 사실을 아십니까? 상처를 무의식에 담고 사는 존재라는 사실을 아십니까? 그렇다면 계속 치유되지 않은 모습으로 살아야 하겠습니까? 조금씩이나마 치유되면서 사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치유해주실 거라는 믿음을 갖고 속사람으로 살려는 것입니다. 물론 때로 상담가의 도움을 받는 일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가장 좋은 상담가는 자신이 하나님이 도구라는 인식으로 상담을 진행하는 사람입니다. 어쨌든 상담을 받는다 하더라도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갖고 속사람으로 살려고 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예수님이나 성령의 도움은 필수적입니다. 예수님이나 성령의 도움 없이는 속사람으로 사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예수님을 몰랐던 요셉은 성령의 도움을 받아 속사람으로 살았을 겁니다.
속사람으로 사는 구체적인 모습에 대해 조금만 생각해 보겠습니다. 어떤 일로 두려움이 올라올 때, 두려움이 느껴지는 마음을 예수님과 함께 가만히 바라보는 겁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두려움의 원인이 된 것처럼 보이는 어떤 일과 두려움이 느껴지는 마음을 완전히 분리하는 겁니다. 두려움의 원인이 된 것처럼 보이는 어떤 일은 내 바깥에 있고, 두려움이 느껴지는 마음은 내 안에 있습니다. 내 바깥에 있는 어떤 일과 내 안에 있는 마음을 완전히 분리하는 겁니다. 그렇게 하고 나서, 안에 있는 마음에서 느껴지는 두려움만을 예수님과 함께 가만히 바라보는 겁니다. 곧 바깥에 있는 어떤 일은 보지 않는 겁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요청하는 겁니다. “주님, 두려움을 걷어 가시고 대신 평화로움을 주십시오.”
또 어떤 일로 화가 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일과 마음을 완전히 분리하고, 마음에서 화만을 예수님과 함께 바라봅니다. 그리고 “주님, 화를 걷어 가시고 대신 사랑을 주십시오.”라고 요청하는 겁니다. 더 나아가 그 사랑으로 화가 났던 대상을 축복하면 더욱 좋습니다. 슬픔이 느껴질 때도 그렇게 하는 겁니다. 이것이 속사람으로 사는 하나의 좋은 길이 됩니다.
우리는 자신 안에 있는 수많은 상처가 요셉처럼 하나님에 의해 잊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권능에 의해 치유되기를 바랍니다. 그 바람이 이뤄지기 위해 속사람으로 살려고 애써야 합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치유를 위해 우리가 하나님께 협조하는 일입니다.
히말라야를 등반할 때 혼자 힘으로 올라갈 수 없습니다. 반드시 셀퍼(sherpa)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셀퍼는 등반 안내인을 가리키는 말이지만, 원래는 티베트의 고산족 명칭이라고 합니다. 셀퍼의 도움 없이, 달리 표현하자면 셀퍼의 협조 없이 히말라야를 등반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요한복음은 성령을 보혜사라고 표현합니다. 그런데 공동번역은 협조자라고 번역하였습니다. 협조자란 힘을 기울여 도와주는 사람을 말합니다. 성령은 등반의 셀퍼와 같습니다. 우리는 지금 성령의 도움을 받아, 성령의 협조를 받아 영적인 차원의 히말라야 정상을 향해 올라가고 있는 것입니다.
성령의 도움 곧 협조를 받아야만 속사람으로 살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속사람으로 사는 것은 하나님 치유를 협조하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성령의 협조를 받아 하나님을 협조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하나님은 우리를 치유해주십니다. 그러므로 하나님 성령 그리고 나, 이 셋의 관계가 세상의 그 어떤 관계보다도 소중합니다. 그 관계를 끊임없이 이어가는 것이 가장 행복해지는 길입니다. 그 복된 관계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하나님께 협조를 아끼지 마십시오. 좋은 협조자가 되십시오. 곧 성령의 협조를 받아 속사람으로 사는 일에 애쓰십시오. 우리의 수많은 상처의 치유가 날로 늘어날 겁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내면이 날로 건강해지고, 우리의 삶은 날로 풍요로워질 터입니다. ❉
주님,
성령이 나에게 협조한 결과로 내가 속사람으로 살 수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협조한 일이 되어 하나님께서 나를 치유해주십니다.
그런데 애초에 성령을 나에게 보내주신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서 성령을 나에게 보내셔서 나에게 협조하게 하신 겁니다.
내가 하나님께 협조할 수 있는 것은 성령 덕분인데
더 거슬러 올라가면 하나님 덕분에 하나님께 협조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 결과로 내가 치유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나의 치유를 원하셔서 성령을 내게 보내 주셨고
성령의 협조를 받아 내가 하나님께 협조하여
결국 하나님께서 나를 치유해주시는 것이 됩니다.
하나님은 나의 치유의 알파요 오메가이십니다.
내가 나의 치유를 원하는 것보다 하나님이 나의 치유를 더 원하심을 알겠습니다.
나의 치유에 담겨있는 하나님의 사랑이 느껴지며
깊은 감사를 드리게 됩니다.
그 사랑을 떠나서 살지 않도록 나를 지켜주옵소서.
그 사랑의 치유를 외면하지 않도록 나를 보살펴주옵소서.
다만 좋은 협조자로서 살아가도록 이끌어주옵소서.
그리하여 치유받은 존재로서 내면이 건강하여 복된 삶 살아가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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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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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