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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실험이 있었습니다.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한 그룹은 숙제를 주고 통과해야 먹이를 주고, 다른 그룹은 그냥 편안히 먹게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편안히 먹이를 받아먹던 쥐들은 무기력과 비만으로 죽었고, 숙제를 풀어야 먹을 수 있었던 쥐들은 체중도 늘지 않고 건강하게 살다가 죽었습니다.
심리학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자기 심리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 자기 심리학의 창시자는 미국의 정신과 의사인 코헛(Kohut)입니다. 그는 아이의 마음이 건강하게 발달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좌절’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적절한 좌절이라는 개념을 이해하려면 우선 과잉보호를 생각하면 됩니다. 과잉보호는 아이가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주는 겁니다. 그 결과는 마마보이로 나타나기 십상입니다. 그런데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주는 게 아니라 어떤 것은 들어주지 않는 겁니다. 그러면 아이는 좌절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 좌절이 아이의 정신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적절한 좌절을 겪은 아이와 과잉보호를 받은 아이의 관계는, 숙제를 풀어야 먹을 수 있는 쥐와 무조건 먹을 수 있는 쥐의 관계와 비슷합니다. 오늘 적절한 좌절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요셉의 형들은 곡식을 사려고 이집트로 갔습니다. 거기서 곡식을 파는 일의 총책임자인 요셉을 만나 엎드려 절을 하였습니다. 요셉은 곧바로 형들을 알아보았으나 형들은 요셉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요셉은 짐짓 모르는 체하고 어디에서 왔느냐고 물었습니다. 형들은 가나안에서 왔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나 요셉은 형들을 첩자라고 몰아세웠습니다. 형들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요셉은 첩자가 아님을 증명하려면 집에 가서 막내아우를 데려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형들을 감옥에 사흘 동안 가두어 두었습니다.
이것이 오늘 본문의 내용입니다. 그런데 세 가지 물음을 갖게 됩니다. 첫째는 일국의 총리가 어떻게 다른 나라에서 곡식을 사러 온 사람을 직접 만나느냐는 것입니다. 당시 이집트 백성들도 곡식을 샀고, 다른 나라 사람들도 곡식을 샀습니다. 그래서 그 일만 전담하는 부서가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그 부서는 내국인 전담 부서와 외국인 전담 부서로 나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요셉은 국가의 총리이면서 또한 그 부서의 총책임을 맡았던 겁니다. 그렇다면 부서에 속한 많은 직원이 곡식 사러 온 사람들을 만나 일을 처리했을 겁니다. 그런데 본문은 요셉이 직접 형들을 만났다고 하니 이건 이치에 맞지 않아 보이는 겁니다.
둘째는 20여 년 만에 만나는 형들을 어떻게 곧바로 알아볼 수 있었느냐는 겁니다. 당시 가나안에서도 많은 사람이 왔고, 또 주변의 많은 나라에서도 많은 사람이 왔습니다. 그 많은 사람 중에서 20여 년 만에 만나는 형들을 곧바로 알아보았다는 게 수긍이 안 되는 겁니다.
셋째는 그렇게 곧바로 알아보자마자 첩자라고 몰아세우는 게 어색합니다. 20여 년 만에 형들을 만났으니 여러 가지 감정으로 복잡할 거 같은데, 너무 쉽게 첩자라고 몰아세우는 거 같다는 겁니다.
이런 물음에 대해 답을 가져봅니다. 요셉은 형들이 곡식을 사러 오리라는 걸 미리 알았을 겁니다. 가나안 땅에도 기근이 내렸으니 곡식을 사러 오는 건 당연한 일이니까요. 그래서 외국인 전담 부서 직원들에게, 가나안에서 사람들이 오면 자기한테 말해달라고 미리 말해 두었을 겁니다. 그리고 형들을 만나게 되면 어떻게 할지에 대해 깊이 생각했을 겁니다. 곧 첩자로 몰아세우기로 미리 각본을 짜두었을 겁니다. 그러다가 직원으로부터 가나안에서 사람들이 왔다는 말을 전해 듣고, 먼발치에서 그들을 유심히 살펴보았을 겁니다. 그리고는 그중에서 열 명이 한 일행인 사람들을 발견하고는, 그들의 얼굴을 집중적으로 관찰하여 형들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겁니다. 그래서 그들을 만나는 일은 자기가 하겠다고 직원에게 말하고, 자기가 직접 나서서 형들을 만난 겁니다. 이런 정도를 가정하면 오늘 본문을 훨씬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남은 문제는 왜 형들을 첩자로 몰아세우기로 각본을 짰느냐는 겁니다.
형들에 대한 반응으로 가능한 것은 세 가지 정도가 될 거 같습니다. 첫 번째는 복수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반갑게 맞이하는 것이고, 세 번째는 적당한 시련을 안겨주는 것입니다. 요셉은 그중에서 세 번째를 선택한 것입니다.
첫 번째를 생각해 보면, 요셉은 이미 하나님의 은총으로 지난 과거의 모든 상처가 치유되었기에 복수하려는 생각은 없을 겁니다. 형들을 첩자로 몰아세우고 감옥에 가둔 것은 복수하려는 뜻이 아니었습니다.
두 번째가 요셉에게 가능한 반응이었을 거 같습니다. 하지만 요셉은 이 선택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요셉은 어떤 선택이 가장 형들을 위한 선택일지를 생각했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반갑게 맞이하는 것은 형들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고 판단한 거 같습니다.
세 번째를 선택한 것인데, 형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는 과정을 거치는 거라고 판단한 거 같습니다. 죄책감을 느끼는 것과 뉘우치는 것은 아주 다릅니다. 뉘우침이란 잘못을 깨닫고 깊이 반성하는 것입니다. 형들은 죄책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잘못을 뉘우치지는 않았습니다. 뉘우치려면 우선 아버지 야곱에게 사실을 고백해야 합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잘못했다고 말하고 용서를 빌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교회에서는 회개하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흔히 회개란 하나님을 떠났다가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거라고 말합니다. 우리 식으로 표현하면 그른 마음이었다가 바른 마음으로 바꾸는 것이 회개이고 뉘우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요셉은 형들에게 그런 뉘우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인데, 그런데 대개 사람은 자발적으로 뉘우치는 일이 드뭅니다. 어떤 시련을 맞아야 뉘우치게 되는 게 보통 사람들의 수준입니다. 그래서 요셉은 형들에게 시련을 안겨주려고 첩자로 몰아세우고 감옥에 가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요셉도 엄청난 시련을 거치며 철부지 소년에서 모든 것을 하나님께 내맡기는 사람으로 거듭났습니다. 겉사람으로 살다가 속사람으로 사는 길을 걷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아마도 요셉의 그런 경험이 세 번째 선택을 하게 된 배경이 되었을 거로 생각합니다. 이러한 요셉의 선택은 앞에서 말씀드린 현명한 부모가 아이에게 적절한 좌절을 안겨주는 것과 비슷합니다.
‘적절한 좌절은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힘든 선물’이라고 말합니다. 사랑하는 아이에게 일부러 좌절을 안겨주는 부모의 마음은 퍽 힘듭니다. 하지만 좌절이 원인이 되어, 나중에 아이에게 튼튼한 마음이라는 결과가 나타나게 됩니다. 그 튼튼한 마음이 귀한 선물이 됩니다. 그래서 적절한 좌절은 힘든 선물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적절한 좌절과 대비되는 좌절이 있습니다. 그것은 외상성 좌절입니다. 외상성의 영어 표현은 traumatic입니다. 곧 아이에게 트라우마가 되는 좌절이 있는 겁니다. 그런 좌절이 아닌 적절한 좌절이 아이에게 필요한 겁니다. 따라서 좋은 부모는 아이에게 따뜻한 돌봄과 더불어 가끔 적절한 좌절을 안겨줍니다. 나쁜 부모는 따뜻한 돌봄은 없이 외상성 좌절만 많이 안겨줍니다.
아이는 부모를 잘 만나면 적절한 좌절을 선물로 받을 수 있지만, 어른인 우리에게는 그런 선물을 줄 사람이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일부러 시련을 주시지 않습니다. 많은 기독교인이 시련 자체를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오해입니다. 시련은 내가 자기처벌 등의 이유로 스스로 끌어당긴 것입니다. 그 시련을 외상성 좌절로 만들 것인가, 적절한 좌절로 만들 것인가는 나 자신의 몫입니다. 그런데 ‘적절한 좌절’이라는 말은 영어 optimal frustration을 번역한 것입니다. 자기 심리학자 코헛이 optimal frustration이라고 표현했던 것입니다. optimal이라는 단어는 최적의, 최상의, 가장 바람직한 등의 뜻을 지닙니다. 그래서 ‘적절한’이라는 뜻보다 훨씬 좋은 의미를 지닙니다. 그러므로 이렇게 다시 말할 수 있습니다. 내게 주어진 시련을 트라우마가 되는 일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최상의 선물로 만들 것인가는 나의 몫이라고 말입니다.
우리는 모두 시련을 원치 않습니다. 그러나 시련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시련을 통해 정화되고, 시련을 통해 성장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만 하나님은 그런 목적으로 우리에게 시련을 내리시지 않습니다. 시련은 모두 스스로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런데 그 시련을 거치며 나락으로 떨어지는 사람이 있지만, 한편 시련을 경험하지 않고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래서 시련이 하나님의 뜻은 아니지만, 사람에게 필요한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의 한계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맞게 되는 시련, 이 시련을 최상의 선물을 받는 기회로 삼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시련으로 인한 힘든 마음을 걷어 가시고 대신 고요하고 평화로운 마음을 달라고 예수님께 청하는 겁니다. 그리고 잠시 자리에 앉아 눈을 감고 다음과 같은 시간을 가집니다. 시련으로 인한 걱정과 두려움을 지나 내면 깊은 곳으로 들어가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는 매우 천천히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어디를 가더라도 예수님이 늘 내 안에서 나와 동행하신다.” 그러면서 예수님의 한결같은 사랑과 완전한 보호를 느끼려 합니다. 3분에서 5분 정도 이런 시간을 가지는 겁니다. 자주 이런 시간을 가지는 겁니다. 그리고 어떤 결정을 해야 할 때는 반드시 예수님께 물어서 결정하는 겁니다. 곧 시련의 터널을 혼자서 걷지 않고 예수님과 함께 걷는 겁니다. 예수님께 완전히 의지하여, 도움을 요청하고, 무엇이든 물어서 결정하는 겁니다.
그런데 예수님과 함께하지 않으면서도 시련을 성공의 발판으로 삼은 사람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시련은 과거에 자신이 그른 마음을 선택했던 결과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른 마음은 자기 혼자서 판단하고 결정하고 행동할 때 사용하는 마음입니다. 달리 말하자면 예수님의 인도를 따르지 않고 자기 에고를 따를 때 사용하는 마음입니다. 이렇게 그른 마음을 선택한 결과로 맞은 시련을, 다시 그른 마음을 선택하여 대처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시련에 잘 대처하여 화려한 결실을 얻었다 하더라도, 그 결실은 여전히 한계를 지니게 됩니다. 그 결실은 겉사람으로서 이룬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결실은 하나님이 주신 결실이 아닙니다. 많은 기독교인이 그 결실을 하나님이 주신 거로 생각하는데 이 또한 오해입니다. 그리하여 그 결실은 또 다른 시련의 씨앗이 됩니다. 또한 그 결실은 마음의 치유에 조금도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 결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최상의 선물이 아닙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최상의 선물은 예수님과 함께함으로 말미암은, 바른 마음을 통해 얻은, 곧 속사람으로 살아서 얻은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주시는 최상의 선물을 받으려는 것입니다. 그 선물에는 마음의 치유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반드시 예수님과 함께 시련의 터널을 걸어가려고 하는 것입니다. 겉사람을 통한 화려한 결실과 속사람을 통한 최상의 선물이 겉보기에는 비슷해 보이지만, 내용으로 보면 그야말로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여러분이 잘 이해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 이해가 여러분의 믿음을 크게 향상시킬 것입니다.
<맡기지 않은 물건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이런 말을 어디서 보신 적이 있습니까? 목욕탕 같은 데 가면 볼 수 있는 말입니다. 귀중품을 주인에게 맡기라는 겁니다. 맡기지 않고 분실하면 책임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귀중품을 주인에게 맡겨야 안전하듯이, 내 영혼을 주님께 맡기고 살아야 안전합니다. 특히 시련을 겪을 때, 그 시련을 예수님께 맡기고 예수님의 도움을 받으며 시련의 터널을 걸어야 합니다. 그러면 최상의 선물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살아가다가 어쩔 수 없이 원치 않는 시련을 겪더라도, 그 시련을 통해 뜻밖에 최상의 선물을 받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시련이 내게 귀한 은총의 도구가 되었다”고 감격에 차서 말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
주님,
고요한 강에서는 훌륭한 뱃사공이 나올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시련의 가치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시련이 비록 내가 과거에 그른 마음을 선택했던 결과라 하더라도
잘만 대처하면 내게 큰 유익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대처에 크게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자기 혼자서 대처하는 길과 예수님과 함께 대처하는 길입니다.
달리 말하자면 자기 에고의 안내로 대처하는 길과 예수님의 인도로 대처하는 길입니다.
그런데 에고의 안내로 잘 대처하여 화려한 결실을 얻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또 다른 시련의 씨앗이 되는 등 한계를 지님을 알게 도와주옵소서.
예수님의 인도로 대처할 때만이 최상의 선물을 받게 됨을 알게 도와주옵소서.
또한 시련에 대처하려고 예수님과 하나 되려고 힘썼는데
뜻밖에도 마음이 치유되는 선물마저 받게 됨을 알게 도와주옵소서.
그러니 원치 않지만 시련을 겪을 때
우선 그른 마음을 선택했던 결과이니
이제 바른 마음을 선택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도와주옵소서.
곧 겉사람을 선택했던 결과이니
이제 속사람을 선택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도와주옵소서.
그 앎을 전제로 하여
시련을 모두 예수님께 맡기고 예수님의 인도만으로 걸어가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하나님이 주시는 최상의 선물을 받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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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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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담
최기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