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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 앞에 작은 산이 있습니다. 그 산 꼭대기에 약간의 운동시설이 갖춰진 작은 공터가 있습니다. 며칠 전 그곳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옆 사람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것 좀 봐. 이러니 아직 세상이 살만한 곳이야.” 그가 가리키는 곳을 보았습니다. 열쇠 하나가 나무 사이에 걸려 있었습니다. 아마 어떤 사람이 운동을 하다가 열쇠를 떨어뜨리고 간 모양입니다. 그리고 그 열쇠를 다른 사람이 주워, 나무 사이에 걸어 놓은 모양입니다. 그 나무는 길가에 있는 나무라서 누구라도 지나가다가 쉽게 그 열쇠를 볼 수 있었습니다. 열쇠를 걸어 놓은 사람의 섬세한 마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자 옆 사람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돈이라면 그렇게 했겠어? 열쇠는 자기한테 쓸모가 없으니까 그렇게 했겠지.” 열쇠를 나무에 걸어 놓은 행위의 가치를 평가절하 하는 말이었습니다.
동일한 모습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마음이 정반대입니다. 편의상 두 사람을 A와 B로 표현하겠습니다. A는 열쇠를 걸어 놓은 사람의 따뜻한 마음을 헤아리며 자신도 흐뭇한 마음을 가진 것입니다. 그러나 B는 아무런 가치 부여를 하지 않았습니다. 인색한 마음입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A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고 B는 부정적으로 보는 것입니다.
이 두 사람이 어떤 인생을 살아가고 있을지, 이 하나의 정보만으로는 추측하기 어렵습니다. 그래 이렇게 생각해 보겠습니다. A유형의 사람과 B유형의 사람으로 구분하는 겁니다. A유형의 사람은 매사에 앞의 이야기의 A와 같이 반응합니다. 언제나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그래 세상은 따뜻하고 살만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B유형의 사람은 매사에 앞의 이야기의 B와 같이 반응합니다. 언제나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그래 세상은 거칠고 험악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 두 사람이 어떤 인생을 살아가고 있을지, 쉽게 추측할 수 있습니다.
세상은 거울처럼 세상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되비춰줍니다. 인생이란 세상이 우리에게 똑같은 수수께끼를 끊임없이 던지는 게임입니다. 세상이 말합니다. “자, 내가 누군지 맞춰봐.” 그러면 우리는 각자의 신념에 따라 대답합니다. “넌 만만찮아. 공격적이야. 우울해.” 혹은 “넌 상큼해. 포근해. 즐거워.”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이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는 모두가 승자라는 것입니다. 곧 세상은 이 모든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합니다. 모두의 답이 옳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각자가 대답한 대로의 모습을 그대로 그의 앞에 보여줍니다.
만일 누군가의 예측이 비판적이고 의심으로 가득 차 있다면, 그것은 틀림없이 그대로 들어맞게 됩니다. 또 비우호적인 환경을 만나게 되리라고 예상하면, 그 예감이 그대로 적중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그는 자신의 예감은 언제나 정확하다고 말하면서 쓴웃음을 짓습니다. 그의 예감이 정확한 게 아니라 자신이 그런 상황을 끌어왔음을 모르는 것이죠. 그는 B유형입니다.
하지만 세상이 나를 위해 최상의 것을 준비해 놓았다는 순수한 생각으로 충만해 있다면, 그 생각 또한 그대로 현실로 이어집니다. 매사가 호락호락 주어지지 않는다는 현실을 까맣게 모르는 이 바보는, 묘하게도 어쩌다가 판매대 맨 앞에 서게 되는데, 뜻밖에도 첫 손님이라고 상품을 공짜로 받습니다. 그는 A유형입니다. 그리고 그의 뒤에는 삶의 현실은 우울하다고 믿는 B유형의 사람들이 뜨거운 햇빛 속에서 장사진을 이루며 서 있습니다. 세상은 거울처럼 세상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되비춰주는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에 대해 어떤 생각을 내보내든 그것은 부메랑처럼 우리에게 되돌아옵니다. 우리가 증오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증오한다는 일은 곧 증오라는 이름을 가진 부메랑을 던지는 일입니다. 그리하여 내가 던진 그 부메랑이 다시 내게 되돌아오는 것입니다. 만약 사랑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것 역시 사랑이라는 이름을 가진 부메랑을 던지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내가 던진 그 부메랑이 내게 되돌아오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믿는 대로 경험한다.”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 말은 세상은 거울처럼 세상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되비쳐준다는 뜻이고, 또한 세상에 대해 어떤 생각을 내보내든지 그것은 부메랑처럼 우리에게 되돌아온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해야 합니다. 자신과 이웃과 세상에 대한 생각을 가질 때 가급적 좋은 면만 보는 겁니다. 좋지 않은 면은 무시하든지, 그냥 스쳐지나가게 하는 겁니다.
첫째로 자신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누구나 장점과 단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단점을 고치기 위해 단점에 주목합니다. 그 단점으로 말미암아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세상은 거울과 같이 그런 생각을 되비쳐줍니다. 곧 단점으로 말미암은 부정적 현실이 발생하는 겁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단점도 사용하지 않으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단점을 고치겠다고 발버둥을 치건만 이상하게 단점을 사용하게 되는 일이 일어나는 겁니다. 그래서 결국 자신에게 손해되는 일이 벌어집니다.
마찬가지로 장점도 사용하지 않으면 아무 가치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단점을 고치기 위해 단점에 주목하는 대신 장점에 주목하는 겁니다. 그런 장점을 가진 자신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갖고, 더 다른 장점을 찾아내고, 그런 장점들을 가진 자신을 스스로 칭찬해 주는 겁니다. 자신의 장점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가지면서 물을 주고 햇빛을 비춰주는 겁니다. 그러면 장점을 사용하게 되는 일이 일어나고, 그 결과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 생겨납니다.
둘째로 이웃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지난번에 일반적으로 이웃을 긍정적으로 보는 비율보다 부정적으로 보는 비율이 훨씬 높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누군가에 대해 부정적인 얘기를 하게 되면, 꼭 그 사람은 아니라도 다른 누군가가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얘기를 하게 됩니다. 그 얘기를 들은 사람들은 아무래도 나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겠지요. 그리고 그것이 결국은 부정적인 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니 누군가에 대해 부정적인 얘기를 하는 일은, 스스로 자신의 이미지를 다른 사람들에게 부정적으로 각인시키는 일이 됩니다.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파는 꼴이 됩니다. 더 큰 문제는 그것이 내게 부정적인 사건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물론 누군가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는 것뿐만 아니라, 혼자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마찬가지 현상으로 나타납니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세상이 만만치 않은 곳으로 자신이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웃의 부정적인 면은 무시하는 겁니다. 고개를 돌려서 그가 가진 긍정적인 면을 찾아서 보는 겁니다. 그렇게 하면 사람들도 나의 긍정적인 면을 말하는 일로 이어집니다. 더 나아가 내게 긍정적인 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셋째로 세상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물론 세상에서는 계속하여 부정적인 사건이 일어납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범죄, 악행, 재난, 자연재해, 대참사 등에 대한 뉴스를 듣게 됩니다. 그런데 그런 뉴스에 귀를 쫑긋거리면서 에너지를 집중하게 되면, 그런 일이 자신의 현실로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뉴스를 들었어도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그냥 지나가게 해야 합니다. 물론 그런 일로 말미암아 고통을 당하는 이웃을 돕는 일은 다른 문제입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부정적인 사건의 틈 사이에서 긍정적인 사건을 찾아내는 겁니다. 누군가의 사소한 선행을 보고도 크게 감동하며 흐뭇한 마음을 가지는 겁니다. 맨 처음에 말씀드린 열쇠를 나무에 걸어 놓은 모습을 보고 감탄한 그 사람처럼 말이지요. 세상이 무지갯빛으로 보이는 색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는 겁니다.전에 그것을 긍정적 착각이라 하였습니다. 그 안경을 통해 세상이 참 아름다움을 늘 보는 겁니다. 그러면 즐겁고 복된 현실이 자신에게 나타납니다.
본문을 보십시오. 가나의 혼인잔치 이야기입니다. 혼인잔치에 예수님이 초대받아 가셨습니다. 거기 예수님의 어머니도 계셨습니다. 그런데 도중에 포도주가 떨어진 겁니다. 그러자 예수님의 어머니가 예수님께 포도주가 떨어졌다고 전하셨습니다. 그러자 예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그런데 예수님은 곧바로 물을 포도주로 만드는 이적을 행하셨습니다.
이 이야기는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좀 퉁명스러워 보이지요? 포도주 떨어진 걸 왜 나한테 말하느냐, 하는 뜻 같습니다. 그런데 왜 곧바로 포도주를 만들어 내셨을까요? 금방 생각이 바뀌신 걸까요? 그래도 잔치에 포도주가 없으면 안 되니 포도주를 만들어 줘야 하겠다고 말입니다. 내키지 않지만 할 수 없이 포도주를 만든 것처럼 이해하게도 됩니다.
이렇게 이해해 봅니다. 포도주가 떨어졌다는 것은 결핍이 발생한 것이라 보겠습니다. 그런데 예수님 사전에 결핍은 없습니다. 예수님은 완전하고 충만한 존재입니다. 언제든 필요한 것을 끌어다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포도주가 떨어졌다고 결핍을 호소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예수님은 “내 앞에서 결핍에 대해 말하지 마십시오. 태양 앞에 어둠이 존재할 수 없듯이, 내 앞에 결핍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라는 반응을 보이신 겁니다. 그것이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라는 표현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니까 이 말씀은 “포도주가 떨어졌다는 결핍 현상은 나와 상관이 없는 일입니다.” 라는 뜻이라 보겠습니다. 그래 그 말씀을 증명하기 위해 곧바로 포도주를 만들어 내신 겁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자신과 이웃과 세상에서 결핍을 만날 때마다,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 하면서 그것을 무시하십시오. 결핍을 붙들고서 그것을 고쳐보겠다고 발버둥치지 마십시오. 부정적 기운이 찾아왔을 때 그것에 빠져들지 마십시오. 대신 예수님의 완전성을 상기하십시오. 예수님의 사랑에 자신을 내맡기십시오. 세상의 거울 원리, 부메랑 원리를 지혜롭게 사용하십시오.
잔치 도중 포도주가 떨어졌을 때 사람들은 얼마나 당황했겠습니까? 그러다 다시 포도주가 공급되었을 때 사람들은 환호했을 겁니다. 그 환호가 여러분의 인생 여정 내내 끊임없이 터져 나오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아시죠? “다 잘 될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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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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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담
김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