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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비둘기가 올빼미의 집에 놀러 갔습니다. 그런데 올빼미가 짐을 꾸리고 있는 것입니다. 비둘기가 물었습니다. “뭘 하고 있니?” 올빼미가 대답했습니다. “나는 동쪽으로 이사를 하려고 해.” 이에 비둘기가 왜 이사를 하려 하는지 이유를 물었습니다. 올빼미가 말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내 울음소리를 싫어하기 때문에, 다른 마을로 이사를 하여서 마음 편하게 살고 싶어.” 그러자 비둘기가 말했습니다. “너의 울음소리를 고치면 이사를 안 해도 돼. 그렇지만 울음소리를 고칠 수 없다면, 동쪽으로 이사를 하더라도 그곳 사람들도 너의 울음소리를 싫어하게 될 거야.”
이 이야기에서 비롯하여 ‘아장동사’(我將東徙)라는 말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올빼미가 “나는 장차 동쪽으로 이사를 하려고 한다”고 한 말이 한자로 ‘아장동사’입니다. ‘아장동사’는 자신의 잘못이나 허물을 고치려 하지 않고, 남이나 환경 탓만 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오늘 그와 관련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요셉은 형들에게 첩자라는 누명을 씌워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사흘 후 요셉은 형들에게 막내아들을 데려오지 않으면 죽음을 면하지 못할 거라고 말했습니다. 그때 그들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그렇다. 아우의 일로 벌을 받는 것이 분명하다. 아우가 우리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할 때에, 그가 그렇게 괴로워하는 것을 보면서도 우리가 아우의 애원을 들어주지 않은 것 때문에, 우리가 이제 이런 괴로움을 당하는구나.” 이런 현상을 상응성이라고 합니다. 쉽게 얘기하면 뿌린 대로 거두는 겁니다. 이에 대해 지난 시간에 살펴보았습니다.
오늘 이 문제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보겠습니다. 형들은 자신들이 겪는 고통이 과거 자신들이 행한 일 때문이었음을 깨달은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형들은 “내 탓이다”라고 말한 것입니다. 고통을 겪게 될 때 우리가 보일 수 있는 반응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내 탓이라고 생각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남 탓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형들은 둘 중에서 전자를 선택한 것입니다. 형들이 후자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곧 이집트 총리 탓으로 생각하는 겁니다. 사실 총리가 자기네를 첩자로 생각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입니다. 아무런 증거가 없습니다. 오히려 형들이 자기네가 첩자가 아니라는 증거를 댔습니다. 13절에서 형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소인들은 형제들입니다. 모두 열둘입니다. 가나안 땅에 사는 한 아버지의 아들들입니다. 막내는 소인들의 아버지와 함께 있고, 또 하나는 잃었습니다.” 그들이 이렇게 가족 상황을 자세히 밝힌 이유는, 첩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밝히기 위해서입니다. 곧 한 아버지의 아들 열 명으로 구성된 첩자가 가능하겠느냐는 뜻입니다. 총리는 이집트의 허술한 곳이 어딘지를 엿보러 왔다고 하는데, 그런 목적이라면 소수여야지 열 명이 떼거리를 지어 함께 움직인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게다가 그 열 명도 한 아버지의 아들이니 더 말이 안 되는 겁니다. 그런데도 총리는 막무가내로 첩자라고 우깁니다. 그리고는 막내를 데려오면 첩자가 아님을 믿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게 어떻게 첩자가 아님을 증명하는 길이 될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총리가 정신 나간 사람이라고 형들은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이유는 모르지만 공연히 트집을 잡아 자기네를 괴롭히는 거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기네가 겪는 고통이 이집트 총리 탓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형들은 자기네 탓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모습을 보며 판단했다면 총리 탓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상응성의 원리를 통해 자기네 탓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이는 훌륭한 모습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하나 더 생각해야 할 것은, 그들이 자기네 탓으로 생각한 데에는 과거에 동생 요셉에게 몹쓸 짓을 한 것에 대해 뉘우침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뉘우침이 없었다면 총리 탓으로 생각했을 겁니다. 그들의 뉘우침을 엿볼 수 있는 또 하나의 힌트가 있습니다. 그것은 요셉에 대한 호칭입니다. 그들의 말에는 ‘아우’라는 표현이 세 차례 나옵니다. 그런데 전에는 어떠했습니까? 20여 년 전 그들이 세겜 들판에서 양 떼를 치다가 멀리서 요셉이 오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때 그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기 꿈꾸는 녀석이 온다. 저 녀석을 죽여서 아무 구덩이에나 던져 놓고, 사나운 들짐승이 잡아먹었다고 하자.” 요셉을 ‘꿈꾸는 녀석’ ‘저 녀석’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또 나중에 요셉의 피 묻은 옷을 아버지에게 가지고 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것이 아버지의 아들의 옷인지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곧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요셉을 ‘꿈꾸는 녀석’, ‘아버지의 아들’로 표현했던 것입니다. 자기 동생으로 여기지 않는 모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우’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이런 호칭의 변화에서도 그들의 뉘우침을 엿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세 주 전에 요셉이 형들에게 뉘우침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일부러 형들에게 시련을 안겨주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늘 본문을 통해 형들의 뉘우침이 엿보이니 요셉의 계획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우리도 살아가면서 부족한 행동을 하여 타인에게 고통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자신도 고통을 겪게 됩니다. 곧 첫째 단계 나의 부족한 행동, 둘째 단계 타인의 고통, 셋째 단계 나의 고통으로 이어지는 겁니다. 첫째 단계인 나의 부족한 행동은 필연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부족한 행동을 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뉘우치느냐 뉘우치지 않느냐에 있습니다. 뉘우침이란 잘못을 깨닫고 깊이 반성하는 것입니다. 뉘우침을 첫째 단계 후에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쉽지 않습니다. 대개는 셋째 단계 후에 하게 됩니다. 곧 나의 고통이라는 시련을 거치며 뉘우치는 겁니다. 형들이 바로 이 경우입니다. 하지만 셋째 단계 후에도 뉘우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뉘우침은 자신이 겪는 고통이 내 탓이라고 바르게 생각하는 건데, 이때 남 탓이라고 틀리게 생각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뉘우침은 내 탓으로 생각하는 거고, 뉘우치지 않음은 남 탓으로 생각하는 겁니다. 남 탓으로 생각하게 되면 원망이 생깁니다. 원망을 국어사전은 ‘못마땅하게 여겨 탓하거나 불평을 품고 미워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므로 원망이란 지금 자신이 겪는 고통이 이전에 자기가 부족한 행동을 하여 타인에게 고통을 안겨 준 결과임을 헤아리지 못하고, 곧 상응성에 따른 고통임을 헤아리지 못하고, 남 탓으로 여기며 타인을 미워하는 겁니다.
상응성에 따른 고통이 아닌 거처럼 보이는 고통도 있습니다. 예컨대 강도를 만나 돈을 빼앗기고 또한 몸을 심하게 다쳐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그런데 내가 강도에게 이전에 고통을 안겨준 바가 없습니다. 곧 지금 내가 겪는 고통이 내가 이전에 강도에게 고통을 안겨준 결과가 아니라, 순전히 강도한테서 비롯된 거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는 나의 고통에 대해 강도를 원망하는 것이 문제가 없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첫째는 꼭 이전에 강도에게 고통을 안겨주었어야만 강도를 만나게 되는 건 아닙니다. 이전에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안겨주었더라도 강도를 만날 수 있는 겁니다. 곧 이런 경우라 하더라도 상응성의 원리가 작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둘째는 강도에게 이전에 고통을 안겨준 바가 없다 하더라도 그를 원망하는 것은 바른길이 아닙니다. 곧 모든 남 탓과 미움은 바른길이 아닙니다.
내가 고통을 겪게 될 때 내 탓으로 생각하는 길과 남 탓으로 생각하는 길이 있습니다. 내 탓으로 생각하는 것이 뉘우침이고, 남 탓으로 생각하는 것이 원망입니다. 따라서 내가 고통을 겪게 될 때 뉘우치는 길과 원망하는 길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를 그른 마음과 바른 마음의 관계에서 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뉘우칠 때 과거에 행한 부족한 행동에 초점이 맞춰집니다. 그러나 거기서 끝나면 진정한 뉘우침이 아닙니다. 모든 부족한 행동은 그른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따라서 부족한 행동의 원인인 그른 마음에 초점이 맞춰져야 합니다. 곧 진정한 뉘우침은 그른 마음을 선택한 것이 잘못이었음을 깨닫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 바른 마음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그러나 원망은 다시 그른 마음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고통을 겪게 됩니다. 그때마다 상응성의 원리를 떠올리며 고통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음을 아시기 바랍니다. 곧 그른 마음을 선택한 결과임을 깨달으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바른 마음으로 바꾸려는 용의를 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진정한 뉘우침이 완성됩니다.
그런데 고통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음을 머리로 알겠는데도 여전히 원망이 올라올 수 있습니다. 그른 마음의 포로가 된 상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이렇게 기도하십시오. “주님, 이 고통은 제가 그른 마음을 선택한 결과임을 알겠는데도 여전히 원망이 올라옵니다. 제게서 원망을 걷어 가시고 대신 그에게 사랑스러움을 느끼게 도와주십시오. 그래서 그른 마음에서 벗어나 바른 마음이 되게 도와주십시오. 그리하여 원망 대신 그를 축복하게 인도해 주십시오.” 이렇게 진심으로 기도하면 그 자체로서 뉘우침을 표현한 것이 됩니다. 그 자체로서 바른 마음을 선택한 것이 됩니다.
스스로 뉘우치든지, 주님의 도움을 받아 뉘우치든지, 진정한 뉘우침은 바른 마음을 선택하는 일입니다. 그렇게 하면 성령이 축복하십니다. 그리하여 신기하게도 고통도 조금씩 줄어드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어차피 겪게 되는 크고 작은 고통을 모두 뉘우침을 통해 바른 마음을 선택하는 기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른 마음 선택이 늘어갈수록 우리의 속사람이 성장합니다. 속사람이 성장하는 만큼 존재의 행복감도 깊어집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행복해지는 일입니다. 그리고 행복을 위해 가장 좋은 길은 속사람이 성장하는 것입니다. 또한 속사람이 성장하기 꼭 필요한 것이 바른 마음 선택이 늘어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고통이 바른 마음 선택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고통을 겪게 될 때 원망의 길을 걸으면 삶은 더욱 피폐해지지만, 뉘우침의 길을 걸으면 그 고통은 행복의 씨앗이 되는 겁니다.
A와 B, 두 사람에게 똑같은 씨앗이 한 톨씩 주어졌습니다. 두 사람은 각자 그 씨앗을 심었습니다. A는 자신의 정원에서 가장 토양이 좋고 햇볕이 잘 드는 곳에, B는 거친 토양의 산에 그 씨앗을 심었습니다. A는 바람이 세차게 불면 나무가 흔들리지 않게 담장에 묶어두었고, 비가 많이 오면 그 비를 피할 수 있도록 위에 천막을 쳐두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B는 아무리 세찬 비바람이 몰아쳐도 나무가 그것을 피할 수 있게 해주지 않았습니다. 단지 산에 올라갈 때면 그 나무를 쓰다듬어주며 “잘 자라다오. 나무야.”라고 속삭였습니다. 20년이 지났습니다. 정원에 있는 나무는 꽃을 피우기는 했지만 작고 병약했고, 산에서 자란 나무는 이웃 나무 중에서 가장 크고 푸른빛을 띤 튼튼한 나무로 자랐습니다.
이 이야기에서처럼 우리가 겪게 되는 고통도 유익이 될 수 있습니다. 행복의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곧 뉘우침을 통해 바른 마음을 선택하는 기회로 삼으면 됩니다. 그러므로 고통이 주어지면 저항하지 말고 잘 받아들이기 바랍니다. 그 고통을 쓰다듬어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는 고통을 주님께 내맡기고 주님의 도움을 받으며 뉘우침을 길을 걸어가는 겁니다. 그리하여 바른 마음이 깊어지면 여러분의 속사람이 푸른빛을 띤 튼튼한 나무처럼 자라나게 될 것입니다. 마침내 고통이 행복의 씨앗이 되었음을 알고 기뻐하며 감사하게 될 것입니다. 그 길을 잘 걸어가시기 바랍니다. ❉
주님,
그른 마음을 주도하는 나의 몹쓸 에고는
내가 그른 마음을 선택할 때마다 부족한 행동을 하도록 부추기고
그로 인해 고통을 겪게 하고
고통을 겪게 되면 원망하게 부추깁니다.
그리하여 고통을 통해 더욱 피폐한 삶을 살게 만듭니다.
그러나 바른 마음을 주도하는 성령은
고통을 겪게 될 때 내가 뉘우침의 길을 선택하기만 하면
고통을 바른 마음에 머무르는 도구로 사용합니다.
그래서 나의 바른 마음이 깊어지면
나를 축복하여 고통이 줄어들게 하고
또한 나의 속사람이 자라나도록 합니다.
결국 나의 행복이 확장되도록 인도합니다.
그러므로 원치 않는 고통이 주어질 때마다
성령께 모든 것을 내맡기고 성령의 인도를 따라서
고통이 행복의 씨앗으로 작용하는 복된 길 걸어가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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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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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