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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은 교회를 박해하는 일에 앞장섰습니다. 그는 집집마다 찾아가서 그리스도인들을 끌어내어 감옥에 넘겼습니다. 그는 예루살렘교회를 박해하는 일에 그치지 않고 다마스쿠스까지 가서 그리스도인들을 잡아오려 하였습니다. 그가 다마스쿠스에 가까이 이르렀을 때에 갑자기 하늘에서 환한 빛이 그를 둘러 비추었습니다. 그리고는 음성이 들렸습니다. “사울아, 사울아, 네가 왜 나를 핍박하느냐? 나는 제가 핍박하는 예수다.” 그 후 바울은 눈이 멀었습니다.
한편 주님은 아나니아라는 사람에게 나타나셔서 바울에게 가서 그의 눈을 회복시켜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나니아가 주님의 명령을 따라 바울에게 가서 그의 눈에 손을 얹고 기도하니 눈이 회복되었습니다. 바울은 곧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인이 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주님께서 바울을 강제로 당신의 제자로 삼은 일입니다. 주님을 적대하는 사람에게 자비를 베푸신 것입니다. 흔히 ‘강권적 사랑’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오늘 본문에서 이와 비슷한 일을 만나게 됩니다.
천사들은 롯에게 곧 소돔을 멸할 것이니 가족을 모두 데리고 성 바깥으로 나가라고 말했습니다. 롯은 나가서 딸들과 약혼한 사윗감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그러나 그의 사윗감들은 롯이 농담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곧 피신하자는 롯의 말을 거부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롯과 부인과 두 딸만이 피신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롯이 꾸물거립니다. 그래 천사들이 서두르라고 롯을 재촉하였습니다. 그런데도 계속 꾸물거립니다. 그래 할 수 없이 천사들이 롯의 가족을 잡아끌어서 성 바깥으로 대피시켰습니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그 장면을 본다면, 아주 위험한 곳으로 억지로 잡아끄는 것 같아 보일 겁니다. 롯이 이토록 꾸물거리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동안 쌓아놓은 재산에 대한 미련 때문입니다. 목숨이 경각에 달렸는데도 재산에 대한 미련 때문에 꾸물거립니다. 어리석은 모습입니다.
그런데 천사들이 롯의 가족을 억지로 잡아끌어서 대피시킨 일에 대해, 본문은 주님께서 롯의 가족에게 자비를 베푸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동안 우리가 살펴본 바에 의하면 롯은 됨됨이가 좋지 않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주님은 왜 롯의 가족에게 이런 특별한 자비를 베푸신 것일까요? 두 가지 이유를 생각해 봅니다.
첫째는 롯이 아브라함의 조카라는 사실입니다. 아브라함은 롯을 매우 아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에 롯이 소돔 사람들과 더불어 그돌라오멜 왕에게 끌려갔을 때, 위험을 무릅쓰고 사병을 이끌고 가서 구출했던 것입니다. 주님은 아브라함을 매우 사랑하십니다. 그래서 주님은 사랑하는 아브라함이 매우 아끼는 롯에게 특별한 자비를 베푸셨다고 보는 겁니다.
둘째는 롯이 천사들을 대접했다는 사실입니다. 천사들이 소돔에 왔을 때 성 입구에서 그들을 발견한 롯은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가서 대접하였습니다. 물론 롯의 대접은 변변치 않은 것이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롯이 천사들을 대접한 것은 사실입니다. 또한 소돔 남자들이 천사들을 겁탈하겠다고 몰려왔을 때, 롯이 악한 짓이라며 말리기도 하였습니다. 만약 롯이 천사들을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가지 않았더라면, 천사들이 롯을 대피시킬 수 없었을 겁니다. 천사들이 일부러 롯의 집을 찾아가서 대피시키지는 않았을 겁니다. 롯의 집에서 천사들이 대접받은 인연 때문에 롯에게 특별한 자비를 베푸셨다고 보는 겁니다.
이상으로 주님이 롯에게 특별한 자비를 베푸신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만, 그것이 사실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 두 가지와 상관없는 다른 이유가 있는지, 이 둘 중 어느 하나 때문인지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두 가지를 그 이유로 가정해 봅니다.
주님이 롯에게 베푸신 특별한 자비, 이는 바로 우리에게도 꼭 필요한 자비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도 롯처럼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삶을 살고, 미망에 빠진 삶을 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한마디로 말해서 불행의 늪에 빠져 있는 것과 같습니다. 알아서 미련을 버리고 미망에서 빠져나오면 좋으련만 우리는 그러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 주님이 우리에게 특별한 자비를 베풀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우리를 강제로 잡아끌어서 그 늪에서 구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런 강권적 사랑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없을까요? 앞에서 주님이 롯에게 특별한 자비를 베푸신 이유를 두 가지 살펴보았습니다. 그것을 참고로 하여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첫째 아브라함의 조카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 말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삼촌과 조카는 혈연관계입니다. 혈연관계란 모든 관계 중에서 가장 깊은 관계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브라함과 같은 사람과 깊은 관계를 맺으며 사는 겁니다. 그러면 아브라함과 같은 사람이란 어떤 사람입니까? 우리는 그동안 아브라함이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지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비록 처음에는 아내를 누이로 속이는 비겁한 행동을 저질렀지만, 하나님의 은혜를 입고 새사람으로 거듭났습니다. 그리하여 조카 롯에게 좋은 땅을 양보하였습니다. 롯이 위기에 처했을 때는 용감하게 구출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전쟁에서 획득한 전리품을 안 갖는 훌륭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불의한 소돔의 구원을 위해 끈질기게 용서를 간청하여 그들을 구원하려는 숭고한 사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나그네가 찾아왔을 때 지극정성으로 대접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는 하나님 중심적 삶을 살았습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깊은 사랑을 받는 사람이었습니다.
우리에게 그런 사람과 깊은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일이 필요합니다. 주변에 그런 사람이 없습니까? 아주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과 깊은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교회 다니는 사람치고 예수님과 관계 맺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교회를 다닌다는 사실 자체가 예수님과 관계 맺은 결과이지 않습니까?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평범한 관계가 아니라 혈연관계와 같은 깊은 관계입니다. 달리 표현하자면 영혼의 혈연관계입니다. 여러분은 예수님과 영혼의 혈연관계라고 자신할 수 있습니까? 예수님의 말씀을 삶의 중심으로 삼아 살아가고 있습니까? 어떤 선택이나 행동을 할 때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를 물으며 하십니까? 예수님의 사랑으로 이웃을 대하십니까? 그런 물음에 “Yes”라고 답할 수 있다면 예수님과 깊은 관계로 살아가는 것이 맞습니다.
또한 가능하다면 좋은 가르침을 주는 영적 스승과 깊은 관계로 인생을 살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밖에도 하나님 보시기에 훌륭한 사람일 거라고 판단되는 사람과 깊은 관계로 살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둘째 나그네를 잘 대접하는 것입니다. 나그네를 잘 대접하는 전형을 아브라함을 통해 보았습니다. 또한 이 말은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그 반대로 이웃을 대합니다. 곧 이웃을 비난하고 정죄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이웃을 공격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이런 공격을 멈추고 용서와 사랑과 축복으로 이웃을 대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일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 가지 좋은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타인에게서 어떤 부정적인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악한 행동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그의 모습을 비난하기 십상입니다. 그를 공격하는 것입니다. 공격을 멈추고 싶어도 멈추는 일이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그럴 때 그의 부정적인 모습을 생각하며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이 일에 대해 내가 나를 비난해야 하겠는가?’ 곧 우리는 모두 하나라는 전제 위에서 타인을 나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타인을 비난하는 것이 나를 비난하는 일이 됩니다. 이렇게 타인에 대한 비난이 바로 나에 대한 비난이라고 생각하면, 타인에 대한 비난을 멈추기가 쉬워집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공격을 멈춘 후에 용서하고 사랑하고 축복하는 겁니다. 물론 그 용서와 사랑과 축복도 언젠가는 나를 향해 돌아온다는 사실을 알면서 말입니다.
그밖에 어려운 이웃을 자신의 처지에 맞게 물심양면으로 돕는 겁니다. 가여운 사연을 가진 이웃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겁니다.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좋습니다.
이상 두 가지를 주님의 강권적 사랑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주님의 사랑은 원래 조건 없는 사랑이기에, 강권적 사랑 역시 우리가 생각한 것과 무관하게 베풀어질지 모릅니다. 바울은 이 두 가지와 정반대의 삶을 살았는데도 강권적 사랑을 받지 않았습니까? 그러므로 꼭 강권적 사랑을 받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이 두 가지가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기에 그것들을 구현하면 좋겠습니다.
어쨌거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주님의 특별한 자비입니다.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미망에 빠진 삶을 살아가는 우리를, 강제로라도 잡아끌어서 구원의 길로 인도하시는 주님의 특별한 자비가 필요합니다.
어떤 사람이 사막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가지고 있던 식량이 다 떨어졌습니다. 사흘 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며 결사적으로 걸었습니다. 그는 마침내 작은 샘터를 발견하였습니다. 급히 물을 마시고 보니, 얼마 전에 그 자리에서 천막을 쳤던 흔적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는 천막을 치고 머물렀던 사람들이 혹시 음식 조각이라도 떨어뜨리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으로 자세히 주변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다가 어떤 주머니를 발견했습니다. 얼른 그것을 만져보니 손에 떡처럼 단단한 것이 만져졌습니다. 그는 기대에 부풀어 급하게 주머니를 헤쳐서 열었습니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속에 있는 것을 한 움큼 집어서 꺼내 보니, 그것은 아주 좋고 큰 진주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손에 쥐었던 진주들을 내팽개치며 외쳤습니다. “겨우 진주였단 말인가!”
일반적으로 볼 때 떡과 진주의 가치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차이가 납니다. 그래서 이야기의 남자가 평소에 진주를 발견했다면 크게 기뻐했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아주 다릅니다. 사흘째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태입니다. 그에게 유일하게 필요한 것은 떡입니다. 그에게 진주는 주변에 널린 모래알처럼이나 가치 없는 것입니다. 떡은 생명이고 진주는 모래입니다. “겨우 진주였단 말인가!” 이 말이 실감 나지 않습니까?
그런데 만약 그런 상황에서 진주를 발견하고 기뻐한다면 정신 나간 사람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미망에 빠져있다는 것은, 그런 상황에서 떡을 찾는 것이 아니라 진주를 찾는 것과 같은 모습입니다. 롯이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우리도 그러합니다. 그런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 주님의 특별한 자비입니다. 바울에게 베푸셨던 것과 같은 강권적 사랑입니다. 그리하여 진주를 던져버리고 생명의 떡을 먹는 것입니다.
올해 교회 표어를 <내 아버지께서 주시는 모든 선물에 미리 감사>로 정했습니다. 그 선물 중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미망에 빠진 삶을 살아가는 우리를 강권하여 구원의 길로 인도하시는 특별한 자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특별한 자비가 자신에게 내릴 것을 알고 미리 감사하는 겁니다. 그리하여 기쁜 마음으로 예수님과 깊은 관계를 맺고 살아가고, 또한 타인에 대한 공격을 멈추고 용서와 사랑과 축복으로 그들을 대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런 모습으로 살아가는 올 한 해, 푸른 소망을 안고 청마처럼 힘차게 걸어가는 올 한 해는 참 멋진 해가 되지 않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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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 
7/39 
노희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