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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지구에는 65억 명 정도의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지구에 태어났던 모든 사람의 숫자는 얼마나 될까요? 어마어마한 숫자일 겁니다. 그런데 그 많은 사람들의 지문이나 얼굴 모양, 목소리가 다 다릅니다. 아니, 근본적으로 DNA가 모두 다릅니다. 이는 하나님이 그 어마어마하게 많은 숫자의 사람들을 모두 다르게 창조하셨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다시 말해서 모든 사람이 독창적인 모습으로 창조되었다는 뜻입니다. 이는 하나님이 우리로 하여금 독창적인 인생을 살라는 의미가 아닐까요?
독창적 삶이란 남의 인생을 흉내 내지 않고, 자기만의 고유한 색조를 띠는 삶입니다. 독창력이 부족하면 늘 남을 부러워하고, 남의 인생을 흉내 내느라 자기 인생을 살지 못하게 됩니다.
프랑스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직업은 예술가라 합니다. 두 번째는 교육자이고, 세 번째는 기업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순서에는 어떤 기준이 있는데, 그것은 독창력이라 합니다. 곧 예술가는 가장 뛰어난 독창력을 지닌 사람으로 평가 받는 것입니다. 이는 프랑스인들이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독창력으로 본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파리가 전 세계 예술계의 중심이 되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의 삶에서 독창력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고, 그리하여 예술가를 가장 우대하는 프랑스인들의 가치관의 산물입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예술가는 그리 선호하는 직업이 아닙니다. 돈을 많이 벌지 못하기 때문일까요? 우리는 돈과 권력을 안겨주는 직업에 끌립니다. 독창성은 우리네 가치관에서 비중이 떨어지는 요소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독창성을 무시하고 돈이나 권력을 안겨주는 직업을 가지려 애를 씁니다. 정치가는 노골적으로 돈이나 권력을 추구하지만, 예술가가 되어도 돈이나 권력을 추구합니다. 교육자가 되어도 그러합니다. 언론인이 되어도 그러합니다. 심지어는 성직자가 되어도 그러합니다.
물론 돈은 나쁜 것이라는 의미가 전혀 아닙니다. 돈은 우리에게 꼭 필요하고 소중한 것입니다. 또한 독창성과 돈은 아무 관계가 없다는 말도 아닙니다. 온전히 독창성이 발휘되면 돈을 많이 벌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독창성을 무시하며 돈에만 매달리는 것에 있습니다. 우리에게 자기 고유의 독창성을 발휘하는 삶을 선택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유로파, 유로파> 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2차 대전 중 나치 치하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이 유태인이라는 사실을 숨겨야 했던 한 소년의 생존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소년의 이름은 솔로몬입니다. 솔로몬은 우여곡절 끝에 가족과 헤어져 소련의 고아원에 들어가 공산주의자로 교육받습니다. 그러다 독일군에게 잡히게 되지만, 소련 말을 할 줄 아는 덕분에 무사히 독일군에 편입됩니다. 하지만 자신이 유태인이라는 사실을 발각되면 당장 죽게 될 운명입니다. 영화 내내 그 문제로 말미암은 긴장감이 흐릅니다. 이 영화는 실화입니다.
영화의 중간쯤에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솔로몬은 자신에게 잘 대해 주는 한 독일군과 친하게 지냅니다. 그는 자신이 전에 배우였다고 말합니다. 그 말을 들은 솔로몬이 그에게 묻습니다. “다른 누군가를 연기한다는 게 힘들지 않나요?” 그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자기 자신이 되는 것보다 쉽지.”
그 대사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솔로몬은 지금 다른 누군가를 연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곧 자신은 유태인인데 생존을 위해 독일인 행세를, 곧 독일인 연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른 누군가를 연기한다는 게 힘들지 않나요?” 이 물음에는 자신이 지금 힘들다는 고백이 배어 있습니다. 그에 대한 대답이 “자기 자신이 되는 것보다 쉽지.”입니다. 자기 자신이 되는 게 더 어렵다는 뜻입니다. 솔로몬은 지금 독일인 행세를 하느라 힘들어 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되는 것, 곧 유태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더 어려운 일입니다. 그것은 곧 죽음을 의미하니까요. 이 간단한 대화는 솔로몬의 형편을 아주 잘 반영해 주는 장면으로 읽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으로 살지 못합니다. 자신의 독창성을 발휘하며 살지 못합니다. 다른 사람을 흉내 내며 살아갑니다. 그래서는 결코 행복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자기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고 살아가는 것과 같이 불편함을 안겨주는 일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런 삶을 선택합니다. 왜 그럴까요?
첫째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곧 자기 자신의 고유한 모습은 부족하고 열등한 것이라 생각하는 겁니다. 남의 모습이 멋져 보입니다. 남의 떡이 훨씬 커 보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입니다.
둘째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자기 고유의 독창적 삶을 살고 싶은 생각은 있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말미암아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겁니다. 이는 하늘에 대한 신뢰의 부족으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셋째 자기 자신의 고유한 독창성을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부여하신 자기 고유의 색깔, 자기만의 독창적 멋이 있음을 알고 그것을 꼭 찾아내야 합니다.
이러한 자기 부정이나 두려움, 혹은 자신을 알지 못함 때문에 자기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살게 됩니다. 행복하길 원하면서도 불편함을 감내하며 행복할 수 없는 삶을 살게 됩니다. 그런데 이 세 가지를 다 극복하고 온전히 독창적인 삶을 산 한 인물의 이야기가 성경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본문을 보십시오. 소년 다윗이 거인 골리앗과 싸우기 위해 나가려 하고 있습니다. 사울왕은 자기의 군장비로 다윗을 무장시켜 주었습니다. 머리에는 놋투구를 씌워 주고, 몸에는 갑옷을 입혀 주었습니다. 다윗은 허리에 사울왕의 칼까지 차고 몇 걸음 걸어 보았습니다. 그리고는 사울왕에게 말합니다. “이런 무장에는 제가 익숙하지 못합니다. 이렇게 무장을 한 채로는 걸어갈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는 그것을 다 벗었습니다. 대신 시냇가에서 돌 다섯 개를 골라서 주머니에 집어넣은 다음, 자기가 쓰던 무릿매를 손에 들고 나갔습니다.
무장을 다 벗고 돌멩이를 주머니에 넣고 싸움터 가는 다윗을 보며 사람들을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어리석은 놈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겠습니까? 하지만 싸움터로 나갈 때는 중무장을 하는 일반적인 풍토, 그것을 따랐다면 다윗은 골리앗의 손에 죽고 말았을 겁니다. 다윗이 골리앗에게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자기 방식대로 싸웠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좋은 갑옷이라 하더라도 자기 몸에 맞지 않는 것이라면 벗어버리는 용기를 가졌던 것입니다. 곧 자기 고유의 독창성을 발휘하였기에 이긴 것입니다. 자신의 독창성은 겨우 보잘 것 없는 돌멩이였지만, 그것은 하나님의 돌멩이가 되어 승리를 안겨 준 것입니다.
많은 교회들이 큰 교회가 되려 합니다. 자기 교회의 독창성은 무시하고 무조건 큰 교회가 되려 합니다. 우리 교회는 신명교회 고유의 독창성을 구현하는 교회이려고 합니다. 우리 교회가 갖는 고유한 목소리, 색깔, 분위기를 드러내려 합니다. 교회가 크지 않아도 그런 우리 교회의 모습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것이 우리 교회에 대한 하나님의 뜻인 줄로 믿으면서 말입니다.
직업을 가질 때 자기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해야 합니다. 혹은 이미 어떤 직업을 갖고 있을 때는, 그 안에서 자신의 독창성을 발휘하는 길을 걸어야 합니다.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안고 말입니다. 그리 할 때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의 독창성을 허용하고 인정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각자 자기 고유의 판단 기준 혹은 행동 기준을 가집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면 언짢아합니다. 그는 지금 자신의 기준에 따라 행동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걸 언짢아하는 것은 그의 독창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내가 나의 독창성을 발휘하는 것이 필요하듯이, 상대방도 그의 독창성을 발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뜻입니다. 그러므로 나와 다른 모습을 보이는 상대방을 허용하고 인정해야 합니다. 그의 행동이 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의 선택을 존중해야 합니다.
자기 자신을 긍정하십시오. 용기를 내십시오. 그리하여 자기 몸에 딱 맞는 멋진 옷을 입고 살아가십시오. 그것이 하나님의 자비로운 뜻입니다. 하나님은 그런 멋진 사람에게 신비로운 은총으로 함께 하십니다. 설령 여러분의 독창성이 한 개의 돌멩이처럼 보잘 것 없어 보이는 것이라 하더라도, 끝내는 하나님의 돌멩이가 되어 멋진 역사로 이어질 터입니다.
마지막으로 프랑크 시나트라가 부른 MY Way라는 노래의 가사를 읽어드리겠습니다.
<이제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벗이여, 내가 살아온 나의 인생을 밝히고 싶군요. 난 나의 인생을 충실하게 살아왔고, 살아오면서 수많은 일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난 내 삶을 내 방식대로 살아왔다는 겁니다. 후회가 없지는 않아요. 그러나 다시금 되새길 만한 후회는 없었지요. 끄집어내어 이야기할 정도로 많았던 것은 아닙니다.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다 했고, 힘들었던 고난의 일들을 아무런 편법도 쓰지 않고 해 왔습니다. 난 내 모든 인생의 길을 계획했고, 그 길을 따라 최선을 다해 걸어왔습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난 내 삶을 내 방식대로 살아왔다는 거지요. 그래요, 난 내가 할 수 없었던 일에 터무니없이 대들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모든 일을 겪어오면서도 행여 의심스러웠을 때는 그 모든 걸 다 먹었다가도 뱉어내버렸죠. 난 모든 것에 맞서서 자신 있게 견뎌냈어요. 그래요, 난 내 방식대로 살아온 겁니다. 난 사랑도 했고,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 소유하는 만족감도 얻었고 잃어버리는 좌절감도 겪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눈물을 거두고 나니 이 모든 것이 우스웠다는 걸 알게 됩니다. 내가 했던 모든 걸 생각해 보면 부끄럽지 않은 인생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요, 난 부끄럽게 살지 않았어요. 난 내 방식대로 살아온 겁니다. 자신을 지키지 못하면 아무 것도 없는 거지요.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얘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무릎을 꿇고 말하는 그런 비굴한 자들의 말이어서는 안 되는 거지요. 난 내 방식대로 살아온 겁니다. 그래요, 그것이 바로 내가 걸어온 인생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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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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