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인간은 행복을 추구합니다. 그런데 여러분에게 그 행복을 정의하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국어사전은 행복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흐뭇한 상태” 그 정의에 고개가 끄덕여지십니까? 이 정의가 가리키는 바는 한 마디로 말해 마음이 아주 평화로운 상태입니다. 우리는 모두 그렇게 마음이 아주 평화로운 상태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위해 부자가 되고 싶어 하고, 혹은 권력을 갖고 싶어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돈이나 권력은 행복의 매개수단이 될 수는 있지만, 그 자체로 행복이 되지는 않습니다. 역대 대통령을 비롯하여 수많은 정치인들, 그리고 신문에 이름이 실릴 정도의 부자들이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흐뭇한 상태’로 살아가는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그분들의 마음이 그렇게 평화로운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돈이나 권력을 추구하면서 행복을 유보합니다. 이는 본말이 전도된 인생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네 잎 클로버>라는 노래가 있는데 이렇게 시작됩니다. “네 잎 클로버 찾으려고 꽃 수풀 잔디에서 해 가는 줄 몰랐네.” 왜 네 잎 클로버를 찾으려고 해가 가는 줄도 모르고 꽃 수풀 잔디를 헤맬까요? 네 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운’입니다. 그러니까 행운을 찾으려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네 잎 클로버를 찾으려면 반드시 세 잎 클로버를 밟고 다녀야 합니다. 세 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이라 합니다. 그러니까 행운을 얻기 위해 행복을 짓밟는 모습이라 하겠습니다. 이것 역시 본말이 전도된 모습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돈이나 권력을 추구하면서 행복을 유보하는 것이 이와 비슷합니다.
그러므로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하되, 행복을 얻으려는 별도의 노력이 함께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고 돈만 많이 벌면 자동적으로 행복해질 것이라 생각하면 착각입니다. 돈을 벌기 위해 그 많은 고생을 하고서도 불행한 인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더 심각한 경우가 있습니다. 행복을 원하지 않고 돈이나 권력을 원하는 사람들의 경우입니다. 만약 돈과 행복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돈을 선택하는 겁니다. 권력과 행복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권력을 선택하는 겁니다. 돈이나 권력에 걸신들린 사람들입니다. 자신의 존재는 행복을 원하는데, 자신의 에고는 돈이나 권력을 원합니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불행한 인생을 살게 됩니다. 이들은 돈을 못 벌면 물론 불행하지만, 벌어도 불행합니다. 애당초 무지로 말미암아 행복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행복을 얻을 수 있을까요? 여러 가지 길이 있겠지만 오늘은 세 가지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려 합니다.
첫째 자신이나 타인에 대한 바람을 줄이는 것입니다. <행복지수>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자신이 가진 것을 자신이 바라는 것으로 나눈 수치입니다. A는 가진 것이 5인데 바라는 것은 10입니다. 따라서 그의 행복지수는 (5÷10=)0.5가 되겠습니다. 바라는 것의 절반밖에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결핍감을 많이 느낄 겁니다. 행복하지 않겠지요. 한편 B는 가진 것이 50입니다. A의 열배입니다. 그러면 그는 A보다 열배 행복할까요? 아니, 그가 바라는 것의 수치를 보아야 합니다. 그가 바라는 것은 100입니다. 곧 B의 행복지수도 (50÷100=)0.5입니다. 가진 것은 B가 A의 열배이지만, 바라는 것도 열배라서 두 사람의 행복지수가 똑같이 0.5입니다. 그래서 두 사람은 비슷한 정도의 결핍감으로 살게 됩니다.
그러니까 행복지수가 높을수록 행복한 삶을 살게 됩니다. 그리고 행복지수가 높아지려면 두 가지 요건이 동시에 충족되어야 합니다. 하나는 가진 것이 많아야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바라는 것이 적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 둘 중에서 후자가 더 중요합니다. 가진 것이 제아무리 많아도 바라는 것이 그보다 더 많으면 불행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예를 보겠습니다. 갑돌이는 가진 것이 100인데 바라는 것이 500입니다. 그의 행복지수는 (100÷500=)0.2가 됩니다. 한편 갑순이는 가진 것이 10인데 바라는 것은 5입니다. 그이의 행복지수는 (10÷5=)2가 됩니다. 갑순이는 가진 것이 갑돌이가 가진 것의 1/10이지만, 갑순이가 갑돌이보다 열배 행복한 것입니다. 갑순이가 바라는 것이 갑돌이가 바라는 것의 1/100이기 때문입니다. 이게 진실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두 가지 노력을 해야 합니다. 가진 것을 늘리는 노력입니다. 예컨대 돈을 벌기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노력만 하면 안 됩니다. 바라는 것을 줄이려는 노력을 함께 해야 합니다.
바라는 것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자기 자신에 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타인에 대한 것입니다. 둘 중에서 어느 것이 상대적으로 더 쉬울까요? 대체로 타인에 대한 것을 줄이는 게 쉽습니다. 그러므로 타인에 대한 바람을 줄이는 일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타인의 언행에 대해 무심하게 바라보는 겁니다. 타인이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더라도 허용하는 겁니다. 무심하게 바라보고 허용하는 연습을 하는 겁니다.
그렇게 타인에 대한 바람을 줄이고, 또한 자신에 대한 바람도 줄여야 합니다. 그것을 기대나 집착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행복수치는 그것만으로도 많이 높아지게 됩니다. 가진 것이 늘어나지 않았는데도 말입니다.
둘째 사소한 일에도 감사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입니다. 만약 범사에 감사한다면 그것은 만족도가 아주 높은 상태입니다. 따라서 사소한 일에도 감사하는 습관을 갖는 것은 행복을 위한 아주 좋은 방법이 됩니다. 감사할 때 가급적 입으로 소리 내어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지 말라는 말을 듣습니다. 그 말은 절반만 맞습니다. 그 말은 자신보다 더 나은 형편에 있는 사람과 비교하지 말라고 할 때만 맞습니다. 나와 형편이 비슷한 사람, 혹은 나보다 형편이 안 좋은 사람과는 비교해야 합니다. 그런 비교를 통해 저 사람도 나처럼 힘들구나, 혹은 저 사람은 나보다 더 힘들구나 하는 것을 알아차리는 겁니다. 그것은 현재 나의 힘듬을 상당히 완화시켜 줍니다.
더 나아가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을 돕는 겁니다. 사랑의 마음으로 타인을 돕는 일은 행복을 위한 아주 좋은 방법이 됩니다. 타인을 도울 때 행복감을 느끼게끔 하나님이 우리의 마음을 만드셨습니다. 간절한 기도로 돕고,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말로 돕고, 정성이 담긴 물질로 돕는 것입니다. 어려운 이웃에게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자비를 베푸는 일은, 놀랍게도 자신의 DNA를 바꾸고 유전인자 속의 결함을 고치는 능력을 발휘합니다. 또한 자신의 업장을 녹입니다.
이상을 정리해 봅니다. 타인과 자신에 대한 바람을 줄이는 것, 사소한 일에도 감사하는 습관을 갖는 것, 대가를 바라지 않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 이런 것들이 우리를 행복으로 이끄는 좋은 길이 됩니다. 돈을 벌기 위해 열심히 일하면서 동시에 이런 것들을 행하여야 합니다.
본문을 보십시오. 이 편지를 쓰고 있는 바울은 행복한 상태처럼 보입니다. 왜냐하면 행복은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흐뭇한 상태”라 정의했는데, 바울의 글에 ‘기쁨’과 ‘만족’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스스로 만족하는 법을 배웠다고 합니다. 그 법은 바로 행복을 위한 방법에 다름 아닙니다. 그리고 그것은 오늘 우리가 생각한 세 가지 방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바울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에게 능력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흔히 이 고백을 바울이 슈퍼맨과 같은 능력을 갖게 되었다고 이해합니다만, 그게 아니라 이전 문장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곧 어떤 경우에도 만족하며 적응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그러니까 이 고백은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어떤 경우에도 행복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앞에서 우리는 행복을 위한 세 가지 방법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이제 한 가지 방법을 추가해야 하겠습니다. 사실 그 방법은 가장 으뜸가는 방법입니다. 앞의 세 가지 방법의 전제가 되어야 할 방법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으로 말미암은 행복의 길입니다. 다시 말해서 앞의 세 가지 방법의 길을 걸어가되, 하나님 안에서 하나님으로부터 꾸준히 자양분을 공급받으며 그 세 가지 방법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길을 걷는 사람에게는 굳이 네 잎 클로버를 찾으려 애를 쓰지 않아도 행운이 찾아올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런 사람을 은총으로 인도하십니다. 내면의 평화와 더불어 외적 기쁨도 주십니다. 여러분이 그런 행복한 존재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
|
772, 
8/39 
노희담
윤지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