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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교사가 결혼 전에 시골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습니다. 하루는 징검다리를 건너다 돌을 잘못 디뎌 물속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는 어머니가 계시는 집으로 급히 달려갔습니다. 자초지종을 전해 들은 어머니가 말씀하셨습니다. “돌을 바로 놓고 왔느냐?” “아뇨” “이 녀석, 그래 가지고 무슨 선생이냐? 빨리 돌부터 바로 놓고 와서 옷을 갈아입어라.” 그는 이날 이후 “돌을 바로 놓고 왔느냐?”는 어머니의 말씀을 늘 새기며 교육에 임했다고 합니다.
엄한 어머니입니다. 그러나 아들을 제대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돌을 바로 놓지 않으면 다음 사람이 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어머니로부터 가르침을 받았기에, 그 아들은 아마 훌륭한 교사가 되었을 겁니다. 이렇듯 부모는 자식에게 좋은 교사가 되어야 합니다. 좋은 부모는 또한 좋은 교사입니다.
주님 일행은 아브라함의 집을 찾아와서 극진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이어 아브라함 부부와 대화를 나누고 길을 떠났습니다. 그때 아브라함은 주님 일행을 바래다주려고 함께 얼마쯤 걸었습니다. 집 앞에서 잘 가시라고 인사하고 보낼 수도 있는데, 굳이 얼마쯤 함께 가면서 배웅한 것입니다. 주님 일행을 지극정성으로 대접했는데, 떠날 때도 지극정성으로 배웅한 것입니다.
이제 주님이 아브라함과 헤어질 때가 되었습니다. 그때 주님이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셨습니다. 18절에서 아브라함이 크고 강한 나를 이룰 것이며, 땅 위에 있는 모든 나라마다 아브라함으로 말미암아 복을 받게 될 것이라고 하십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아브라함도 복을 받고, 다른 사람들도 아브라함으로 말미암아 복을 받게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19절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받는 복에 조건이 있음을 말씀하십니다.
19절을 함께 읽겠습니다. <내가 아브라함을 선택한 것은, 그가 자식들과 자손을 잘 가르쳐서, 나에게 순종하게 하고, 옳고 바른 일을 하도록 가르치라는 뜻에서 한 것이다. 그의 자손이 아브라함에게 배운 대로 하면, 나는 아브라함에게 약속한 대로 다 이루어 주겠다.> 주님이 아브라함을 선택하신 이유를 말씀하십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자식들과 자손을 잘 가르치라는 뜻에서라고 합니다. 그리고 자손이 아브라함에게 배운 대로 하면 복을 주시겠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아브라함의 자손이 무조건 복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아브라함은 잘 가르치고, 자손은 잘 배우면 비로소 복을 받게 된다는 겁니다.
가르치는 사람을 교사라 부르고, 배우는 사람을 학생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니까 아브라함에게는 교사의 임무가 주어지고, 자손에게는 학생의 의무가 주어진 셈입니다. 주님은 아브라함이 좋은 교사가 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판단하신 모양입니다. 그러니까 아브라함을 교사로서 선택하셨겠지요. 문제는 그의 자손이 학생으로서 잘 배우느냐입니다. 교사가 아무리 잘 가르쳐도 학생이 잘 배우지 못하면 소용이 없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교사와 학생의 역할이 함께 주어졌습니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교사와 학생의 역할을 잘 수행해야 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다만 오늘은 교사에 대해 살펴보고, 다음 주일에 학생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결혼하여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를 잘 양육해야 합니다. 아이를 양육하는 일에 가르치는 일이 포함됩니다. 그래서 ‘가정교육’이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학교 교육 못지않게 가정교육이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아이의 부모에게는 교사의 역할이 주어져 있습니다. 그 밖에도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많은 가르침의 기회를 만나게 됩니다. 교사가 직업이 아니어도 교사의 역할이 우리에게 주어집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 잘 가르치는 일입니다. 좋은 교사가 되는 일입니다.
좋은 교사가 되려면 우선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부모도 교사라 했는데 실력이 없는 부모 교사가 많습니다. 자녀를 가르치는 방법을 거의 모르면서 부모 교사가 된 것입니다. 우리의 부모님 중 상당수가 그런 교사입니다. 그러한 실력 없는 부모 교사로부터 가르침을 받았기에, 우리 또한 자신의 자녀를 교육할 때 실력 없는 교사로서 가르칩니다. 자녀에게 좋은 교사가 못 되는 겁니다. 악순환이 이어지는 겁니다. 그래서 실력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실력만으로는 진정으로 좋은 교사가 되기 어렵습니다. 진정으로 좋은 교사가 되려면 실력과 더불어 사랑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학교 2013>이라는 드라마가 얼마 전에 방영되었습니다. 어느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하여 교사와 학생들 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성향이 정반대인 두 교사와 문제 학생들 간의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조명하였습니다. 장나라, 최다니엘, 이종석 등이 출연하였습니다. 그 드라마에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라는 시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읽어드리겠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시의 제목이 ‘풀꽃’이라 했습니다. 풀꽃은 산이나 들에 저절로 나는 풀에 핀 꽃입니다. 야생화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풀의 종류가 많으니 풀꽃의 종류도 많겠지요. 제법 이름이 알려진 풀꽃은 다음과 같습니다. 토끼풀, 할미꽃, 억새, 에델바이스, 도라지, 냉이, 제비꽃, 민들레, 쑥, 질경이 등입니다. 그밖에 전문가가 아니면 알기 어려운 풀꽃이 많습니다. 그런데 풀꽃은 산이나 들에서 저절로 피었다가 지기 때문에, 사람의 보호나 관리를 받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서 사람의 관심과 사랑을 별로 받지 못하는 겁니다. 풀꽃을 돈 주고 사는 일은 별로 없을 겁니다. 그러니까 풀꽃은 귀하지 않은 꽃입니다. 어떻게 보면 천덕꾸러기 같은 꽃입니다.
그런 풀꽃에 대해 시인은 말합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풀꽃은 그리 예쁜 꽃이 아닙니다. 사랑스러운 꽃이 아닙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예쁘다는 겁니다. 오래 보면 사랑스럽다는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 말이 “너도 그렇다.” 입니다. 여기서 너는 누구를 가리킬까요?
드라마에는 폭력을 일삼는 문제 학생들이 나옵니다. 그래 교사들 대부분이 그 학생들을 마음에서 포기하고 있습니다. 최다니엘은 학생들에 대한 애정이 없이 그냥 성적 올리는 일에만 관심을 두는 교사의 역할을 합니다. 최다니엘이 가장 문제가 많은 한 학생에게 차라리 학교에 나오지 말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한편 장나라는 최다니엘과 정반대로 학생들을 깊은 애정으로 대하는 교사의 역할을 합니다. 성적보다는 인성교육에 역점을 둡니다.
이런 배경에서 이 시가 소개됩니다. 곧 시에서 말하는 ‘너’는 문제 학생을 가리킵니다. 공부는 하지 않고 폭력을 일삼으며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 그 학생의 그런 겉모습을 보면 예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학생의 속사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예쁘다는 겁니다. 또한 애정을 갖고 끈질기게 오래 만나게 되면 사랑스럽다는 겁니다. 교사들 대부분이 얼굴을 찌푸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문제 학생들에게, 환하게 웃으며 너희는 예쁘고 사랑스럽다고 말하는 겁니다. 그러니 그 학생들이 달라지지 않겠습니까? 참교육의 모습입니다. 드라마에서 좋은 교사의 모습이 장나라를 통해 잘 그려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인생에서 교사의 역할을 할 때 바로 그런 자세로 임하면 좋겠습니다. 부모 교사의 역할을 할 때를 포함하여 모든 교사의 역할을 할 때, ‘풀꽃’이라는 시가 말하는 자세로 임하면 좋겠습니다. 곧 사랑 가득한 교사가 되는 겁니다.
그런데 신앙인으로서 우리는 한 가지 더 생각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에게는 보톨도 지오바니라는 스승이 있었습니다. 미켈란젤로가 14살이 되었을 때, 그는 보톨도의 문하생이 되기 위해서 찾아왔습니다. 미켈란젤로의 놀라운 재능을 간파한 보톨도는 그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너는 위대한 조각가가 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 “제가 가지고 있는 재능과 기술을 더 닦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자 스승이 말했습니다. “네 기술만으로는 안 된다. 네 기술을 무엇을 위하여 쓸 것인가에 대해 먼저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어린 제자를 데리고 나가서 각각 다른 두 곳에 있는 훌륭한 조각상을 보여 주었습니다. 첫 번째 것은 어느 술집 입구에 있는 작품이었고, 두 번째 것은 성당에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스승이 말했습니다. “네가 본 두 개의 조각상은 기술 면에서 모두 훌륭한 작품이다. 그러나 하나는 세상의 쾌락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너는 네 재능이 무엇을 위해 쓰임 받기를 원하느냐?” 스승의 물음에 어린 미켈란젤로는 대답했습니다. “하나님을 위하여, 하나님을 위하여, 하나님을 위하여 쓰임 받기를 원합니다!” ‘하나님을 위하여’라는 말을 세 번 반복한 것입니다. 미켈란젤로는 다짐대로 작품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데 온 생애를 바쳤습니다.
미켈란젤로의 스승은 제자에게 기술만을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그 기술을 무엇을 위해 쓸 것인가에 대해 가르쳤습니다. 어떤 사람은 많은 돈을 벌기 위해 기술을 쓸 것이고, 어떤 사람은 자신의 이름을 날리기 위해 기술을 쓸 것입니다. 그러나 미켈란젤로의 스승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기술을 쓰라고 가르쳤습니다.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값지고 귀한 일입니다. 미켈란젤로가 제아무리 천재적 재능을 타고났다 하더라도, 이런 스승의 가르침을 받지 못했다면 인류사에 길이길이 남을 위대한 예술가가 되지 못했을 겁니다.
가르치는 일이 가장 잘 배울 수 있는 길입니다. 잘 배울 수 있기 위해서라도 잘 가르치는 일이 중요합니다. 부모로서 자녀를 가르치든지, 학교 교사로서 학생을 가르치든지, 스승으로서 제자를 가르치든지, 우리에게는 가르치는 역할이 주어집니다. 그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럴 수 있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하나님의 도움입니다. 우리가 모두 하나님의 도움으로 좋은 교사로서 인생을 살면 좋겠습니다. 실력 있는 교사, 사랑 가득한 교사, 그리고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교사로 살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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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 
8/39 
노희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