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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명문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에 동시 입학했다는 재미(在美) 유학 여고생 김모(18) 양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양은 미국 최고의 명문고인 토머스 제퍼슨 과학기술고(이하 TJ고)에 다니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미국의 어느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김양의 거짓말이 작년 미국 수학 경시대회부터 시작됐다.”는 내용의 폭로 글이 올라왔습니다. 이 글은 김양이 다니는 TJ고의 동급생이 쓴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 글에 따르면, 김양은 작년 미국 수학 경시대회 본선 진출자를 선발하는 예선에서 탈락했습니다. 하지만 김양은 본선에 진출한 친구가 받은 합격 이메일을 도용해, 마치 자신이 합격한 것처럼 자랑했다고 합니다. 김양은 또 작년 겨울 하버드대 조기 전형에 지원했다가 탈락했지만, 학교 친구들에겐 합격했다고 소문내고 다녔습니다. 김양은 지난 4월 하버드대에 놀러 가서 찍은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또한 스탠퍼드대에도 합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하버드와 스탠퍼드대 합격생 모임을 찾아가서 진짜 합격생들과 사진도 찍었습니다.
김양이 TJ고에서 만점인 4.6점을 맞았다는 주장도 허위로 드러났습니다. 또 미국 수능 시험인 SAT에서 2,400점 만점을 받았다는 것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학교 학생 학부모는 “현재로서는 김양이 TJ고에 다닌다는 사실 말고는 거의 모든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난 셈”이라며, “현재까지 정황으론 모든 것이 과대망상증에 걸린 김양의 자작극이라는 게 같은 학교 학부모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한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황당하다. 어떻게 문서 위조까지 할 수 있는가?”라는 비판과 함께, “학벌 지상주의, 지나친 경쟁이 아이를 극단적 상황으로 몰아간 것”이라는 동정론도 나오고 있습니다.
과대망상증이든 학벌 지상주의의 피해자이든, 김양이 사기극을 벌인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런 김양의 마음이 지금 어떠하겠습니까? 아마도 지옥 같은 상태일 겁니다. 본문의 야곱은 사기극을 벌인 점에서, 또한 지옥 같은 마음 상태라는 점에서 김양과 비슷합니다.
야곱은 집을 떠나 하란으로 향하였습니다. 하란까지 직선거리는 700km이고, 도보 거리는 800km쯤 됩니다. 걸어서 약 20여 일 걸립니다. 162년 전, 할아버지 아브라함과 할머니 사라가 식솔들을 거느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이민 왔던 그 길입니다. 또한 97년 전, 어머니 리브가가 아버지 이삭과 혼인하기 위해 왔던 그 길입니다. 이제 그 길을 야곱이 거슬러 올라가고 있습니다. 명목상으로는 아내 될 여자를 구하기 위해서였지만, 내용으로 보면 형 에서의 복수를 피하기 위함입니다. 단순히 아내를 구하기 위함만이라면 굳이 자신이 직접 가지 않아도 됩니다. 아버지 이삭도 아내를 구하기 위해 직접 하란으로 가지 않고 엘리에셀이라는 종을 보냈습니다. 또 야곱이 직접 간다 하더라도 아내 될 여자만 구하여 빨리 오면 됩니다. 하지만 야곱이 하란에서 20년이나 살았다는 것은, 아내 될 여자를 구해도 돌아올 형편이 못되기 때문이었던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야곱이 하란으로 가는 것은 귀양살이를 위한 것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야곱에게 하란은 아내를 구할 장소이기보다는 유배지나 다름없습니다. 그러니 하란으로 가는 야곱의 마음이 얼마나 참담했겠습니까?
야곱이 어떤 곳에 이르렀을 때 해가 저물었으므로 거기서 하룻밤을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는 돌 하나를 주워서 베개로 삼아 잤습니다. 딱딱한 돌을 베고 자니 얼마나 불편하겠습니까? 야곱은 77년 동안 어머니 리브가의 편애를 받으면 살았습니다. 리브가는 마마보이를 대하듯 야곱을 돌보았을 겁니다. 야곱이 일흔일곱 살이 되도록 혼인하지 않은 것은, 어머니와 이런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추측도 가능합니다. 그러니 야곱은 77년 동안 험한 일을 해 본 적 없이 편하게만 살았을 겁니다. 그랬던 야곱이 들판에서 딱딱한 돌베개를 베고 자는 신세가 된 것입니다. 야곱은 돌변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눈물을 흘렸을지도 모릅니다. 집 나간 탕자가 돈을 다 탕진하고 돼지우리에서 잠을 잘 때와 비슷한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이 부분에 대한 찬송가가 생각납니다. 찬송가 338장 2절 가사를 읽어드리겠습니다. “내 고생 하는 것 옛 야곱이 돌베개 베고 잠 같습니다.” 우리가 매우 고생스러울 때 그것을 야곱이 돌베개 베고 자는 것과 같다고 고백하는 내용입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야곱의 돌베개는 고생의 대명사입니다.
그 날 밤에 야곱은 꿈을 꿉니다. 땅과 하늘을 잇는 사닥다리가 있는데, 천사들이 그 사닥다리를 통해 오르락내리락하는 하는 겁니다. 이 꿈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야곱은 자신이 지은 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맺고 있던 관계가 끊어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닥다리를 통해 관계가 다시 이어진다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관계가 다시 회복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 사닥다리는 끊어진 관계를 다시 이어주는 연결고리인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꿈을 통해 그러한 계시를 보여주시는 겁니다.
이어 하나님께서 그 사닥다리의 맨 꼭대기에 나타나셔서 말씀하십니다. 그 내용은 바로 축복 선언입니다. 그 메시지를 듣고 야곱은 절망에서 희망으로 올라갑니다. 그 희망으로 야곱은 삼촌 집에서 20년 동안 일을 해주면서, 몹시 힘들었지만 잘 견딜 수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부인 두 명에 아들을 열두 명이나 얻어 금의환향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오늘 우리가 읽은 야곱의 꿈 이야기는, 하나님의 터무니없는 사랑의 표현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야곱의 행위는 정말 나쁜 것이었습니다. 아버지와 형을 속이고 복을 가로챈 그의 행위는 정말 벌을 받아야 마땅할 일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에게 벌로 답하지 않으시고 복으로 답하셨습니다. 그러니 하나님의 사랑이란 그렇게 터무니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런 사기꾼, 그런 죄인에게도 하나님은 터무니없는 사랑으로 다가오신다는 겁니다.
“뿌린 대로 거둔다”고 합니다. 혹은 업보를 받는다고 합니다. 선업을 지으면 그에 해당하는 업보를 받고, 악업을 지으면 그에 해당하는 업보를 받는다고 합니다. 나의 고생이 내가 지은 업에 대한 업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업자득이라고 하는 겁니다. 세상은 죄에 대해 예외 없이 벌로 응답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세상의 그 질서를 무시하십니다. 세상이 주는 벌의 틀 속으로 끼어드시어 복을 주시는 겁니다. 돌베개를 베고 자는데, 절망으로 눈물 흘리며 자는데, 희망의 꿈을 안겨주시는 겁니다. 하나님은 내가 지은 죄를 기억하지 않으십니다. 나의 허물을 기억하지 않으십니다. 다만 무조건적인 사랑, 터무니없는 사랑으로만 내게 다가오십니다. 그것이 우리가 믿는 하나님이십니다.
요한복음 1장 51절 읽겠습니다.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천사들이 인자 위에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예수님이 하신 이 말씀은 바로 야곱의 이야기를 빗대어 하신 것입니다. 다만 ‘사닥다리’가 ‘인자’로 바뀌었습니다. 곧 땅과 하늘을 연결해 주는 그 사닥다리가 바로 예수님이라는 겁니다. 죄와 절망으로 끊어진 하나님과 맺었던 관계가 예수님이라는 사닥다리를 통해 이어지는 겁니다. 예수님은 하나님과 우리를 연결하는 사닥다리입니다. 절망의 강으로 단절된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를 이어주는 다리입니다. 굳게 닫힌 하나님의 집으로 들어가는 열쇠입니다.
이런 시가 있습니다.
<마음아 무엇을 머뭇대느냐
가시나무에조차 장미꽃이 피는 이 좋은 계절에>
전에 성신여대 교수였던 허영자 시인이 지은 아주 짧은 시입니다. 이 시에서 가시나무는 부정을 상징하고, 장미꽃은 긍정을 상징합니다. <가시나무>라는 노래가 가시나무의 부정성을 잘 묘사해줍니다. 가사 일부를 읽어드리겠습니다. “바람만 불면 그 메마른 가지 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 쉴 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 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가시나무라는 것이 볼품이 없을 뿐만 아니라, 쉴 곳을 찾아온 어린 새들에게 상처만 주는 겁니다. 도대체 이런 나무를 어디에 쓰겠습니까? 땔감으로나 쓸까요?
하지만 그 가시나무에 가장 아름다운 꽃으로 칭송받는 장미꽃이 핍니다. 가시나무에 장미꽃이 피는 순간을 좀 과장되게 표현하자면, 지옥의 상태에서 천국의 상태로 바뀌는 것과 같다고 하겠습니다. 거룩한 순간이란 바로 그런 순간이 아니겠습니까? 오늘 본문에서 우리는 바로 그런 순간을 만나는 것입니다. 야곱이 꾼 꿈이 바로 가시나무에 장미꽃이 피는 순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장미의 꿈입니다.
세상은 우리의 허물에 대해 돌베개를 베고 잠을 자게 한다든지, 20년 동안 고역을 치르게 한다든지 하면서 가시나무를 안겨줍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사닥다리 꿈을 통해 그 가시나무에 놀랍게도 장미꽃을 피워주십니다. 세상은 업보의 원리에 따라 가시나무를 안겨주지만, 하나님은 은총의 원리에 따라 장미꽃을 선물로 주십니다. 세상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돌베개 잠 같은 고생이나, 하나님이 주시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소망과 축복의 은총입니다. 나는 끊임없이 하나님과 맺고 있는 관계를 끊어내고 있지만, 하나님은 끊임없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그 관계를 다시 이어주십니다.
교회 입구에 예수님이 웃고 계시는 그림이 걸려있습니다. 그 웃는 모습을 잠시 떠올려 보십시오. 그 모습 속에서 우리의 허물을 꾸짖는 음성을 들을 수 있겠습니까? 그 모습을 보며 절망으로 신음할 수 있겠습니까? 아니, 가시나무 숲같이 황량한 마음이 눈 녹듯 사라지는 치유를 경험하지 않겠습니까? 돌베개 잠 같은 고생의 아픔이 아침 안개와 같이 사라지지 않겠습니까? 하나님과 단절된 관계의 끈이 다시 이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오늘 밤에는 나도 야곱처럼 장미의 꿈을 꾸리라는 믿음이 생겨나지 않겠습니까? 그 꿈이 조금씩 이루어져 가는 과정이 나의 인생 여정일 것이라는 소망이 생겨나지 않겠습니까? 그분의 터무니없는 사랑으로 세상이 안겨주는 죄의 업보를 깨고, 가시나무 숲이 온통 장미꽃으로 뒤덮이는 신비로운 현실을 만나지 않겠습니까? 마침내 나도 그분을 닮아 ‘오로지 사랑해야지’라는 마음으로 사랑과 평화를 일구어 가는 아름다운 삶을 살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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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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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담
